매일 아침, 나는 여섯 시에 일어난다. 떠지지도 않는 눈을 억지로 비벼가며 매장으로 일곱 시 반까지 출근한다. 고온의 기름 앞에 몇 시간씩 서서 빵을 만들고 튀긴다. 그리고 손님들의 눈에 잘 보이도록 진열도 한다. 그렇게 해서 내가 받는돈? 한시간에 5,580원이다. 딱 올해 최저임금에 맞춰서 받는다. 말로는 ‘최저’ 임금이지만, 나는 알바를 하면서 한 번도 최저임금 이상으로 받아본 적이 없다.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은 곧 최고임금이다. 내년에는 여기서 고작 450원 오른 6,030원을 받는다. 한 달 내내 열심히 일해서 받는 돈, 고작 126만원이다. 사용자단체에서는 올해도 영세 상인들의 어려움을 핑계 삼아 동결을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아

네 시간 동안 그저 앉아만 있어도 좋았던 이스탄불 광장. 카파도키아의 조용한 상공 속 떠오르는 해는 구름을 주홍빛으로 얼룩이고, 차가운 새벽공기를 녹이고. 파묵칼레의 부드러운 석회에 발을 묻으면 마치 분유를 밟는 것 같아. 바다 위에 거꾸로 비친 야경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과 너무 똑같아서, 그렇게 우린 고흐와 함께 카펫을 밟으며 춤을 추고. 내 옆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가, 내 귀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그리고 나는 아름다운 이스탄불에 둘러싸여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행복’을과 과연 몇 개를 써야 부족하지 않을까. To. 여행하고 싶은 가대인안녕, 2학기의 시작은 터키여행이야. 어디 한번 터키의 짜릿함과 잔잔함을 모두 들어 볼래? 터키인은 동양인을 정말 신기해

서울여대 학보사의 1면 백지발행이 화제가 됐다. 청소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며 설치한 현수막을 철거해버린 총학생회와 학교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주간교수가 싣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유로‘신문의 중립성을 해친다’ 는 근거를 들었다. 생각해봤다. 언론에 과연 중립이 존재하긴 하는 걸까? 작년 학보사에 들어갈 무렵, 작문 시험에 신문은 중립성을 지켜야하는지를 묻는 문제가 나왔다. 그때 나는 고민 없이 언론은 중립적이라고 적었다. 신문은 중립적으로 기록하고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고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언론에 중립은 없다고 주저없이 말 할 수 있다.기자들은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취재원을 고르는 것까지 기자 본인의 주관이 작용한다. ‘역사란 무엇인가’ 의

어떤 사업을 할까 고민하던 중, 누군가‘커피’ 만의 매력이 있다며 카페 운영을 권했어요. 긴가민가했는데, 8년이 지난 지금은 그 매력을 알 것 같아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카페에 손님이 평소보다 많이 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비가 내리면 습기 때문에 커피 맛이 떨어져서 더욱 신경써요. 커피는 날씨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거든요. 이러한 차이를 느끼면서 커피의 매력에 빠졌어요. 카페 운영을 하면서 직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우리는 하루에 수많은 잔을 만들지만손님들은 한 잔을 대접받을 뿐이다’ 라고 지겹도록 말합니다. 우리가 내 놓는 한 잔이 손님에게는 우리 가게를 기억하는 한 잔이 되니까 한잔 한잔 정성스레 만듭니다. 그러한 한 잔을

요즘의 필자를 움직이는 동력은‘분노’ 이다. 무엇에 대한 분노인가 하면 하루걸러 등장하고 있는 여성혐오에 대한-사실‘등장’ 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여성혐오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이제껏 존재해오던 것들이 최근에서야 가시화 되는 것뿐이니까-분노이다.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의 “IS보다 무뇌아적 페미니즘이 더 위험해요” 부터시작해 개그맨 장동민의 “애인이 콘돔을 찾으면 안 좋은 생각이 많이든다. 정 떨어질 것 같다”, 옹달샘의꿈꾸는 라디오(이하 옹꾸라)에서 옹달샘의 여성에 대한 혐오 발언들이 유행처럼 퍼져있는 여성혐오 기류에 올라탔다. 위에 나열한 사건 혹은 발언을 “여성혐오” 라고 말했을 때 정말 각양각색의 반응들을 볼 수 있다. 크게 추려보면 이렇다.

요즘 세상을 집어삼킨 시장의 논리가 대학도 집어삼켜 구조조정의 씁쓸한 상황에 놓여 있다. 성심교정도 조용히 간접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지난 4월 학보에 실린 이름 모를 한 후배 의 글(제 274호, ‘사회학과 교수 충원 좀 해주세요’ )을 보면서 부끄럽고 미안했다. 재학생들은 교수 충원이 되지 않아 학과존폐(?)에 불안해하는 하는 듯 했고, 비정규직 시간 강사 선생님들이 다수의 전공 수업을 채우는 것은 서글플 정도로 현 우리 사회의 모습과 똑같다.지금 이 시간,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후배 글을 보며 드는 미안함은 선배로서 다시금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학교에서의 추억이 어제 일처럼 선연하다. 제 몫을 하며 살기위해 아등바등하다 눈앞이

최근 1주일 사이 서울여대학보사, 삼육대학보사가 주간교수로부터‘편집권’을 침해당했다. 올 상반기에만 10여 건이 넘는 대학학보사가 편집권을 잃었다. 그렇다. 대학언론이 탄압받고 있다. 발행 중단은 기본이며, 기사 삭제, 백지 발행이 대학 본부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물론 대학 언론탄압의 역사에 있어 본교도 자유롭지 않다. ‘대학 언론’이 당면한 문제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2013년 6월 4일 발행예정이던 가톨릭대학보 제251호가 주간교수의 ‘편집권 침해’로 인해 발행 중지 됐다. 주간교수가 기자들의 편집권을 부당하게 남용하여 언론의 자율성을 침해했다. ‘교수 협의회 및 비상대책위원회’ 관련 보도를 할 예정이었으나, 비상대책위원회라는 단어 자체가 학보에 실리면 안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대중문화를 접하는 시선과 태도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은 흐뭇합니다. 무엇보다 매학기 빠르게 변화하는 대중문화 텍스트를 분석하여 그변화 양상을 수업에 적용하는 것이 매우 흥 미롭습니다. 특히 대중문화 텍스트는 텍스트를 생산하는 데 있어, 텍스트 외적인 여러 요인-매체, 기호, 수용자, 생산자의 의도, 사회문화적 환경 등이 텍스트 주제나 내용을 구성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그러한 텍스트 외적 요소들이 텍스트에 관여하는 양상을 바라보는 것도 하나의 흥밋거리가 됩니다. 우선 한국어와 대중문화 수업에서 ‘한국어’의 범위는 ‘언어 기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비언어 기호’까지 포함하는 범위로 확대시킵니다. 대중문화는 대중매체를 수단으로 하여 구현되는데,

우리는 외로운 존재들이다. 타인에게 이해받고 싶어 하며 타인과의 소통에 매달린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각종 SNS에 접속하여 연대감을 느끼고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음에 안도하곤 한다. 그러나 그렇게 매달려있던 곳에서도 어느 순간 극심한 허망함과 홀로임을 느낄 때가 온다. 아무리 애써도 고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럴 때 겸허하게 혼자임을 받아들이면 편할 테지만 실낱같은 가능성을 버리지 못하고 끊임없이 나와 연결될 타인을 찾아 나선다.그걸 바라면서도 정작 우리는 나 자신을 타인에게 몽땅 내던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숭고한 사랑은 비웃음의 대상이지 더 이상 우러러보며 경탄할 이야기가 되지 못한다. 쿨하지 못한 것은 촌스럽다.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서로에게 의존적

최근 이대학보는 세월호 참사 추모 시위를 두고‘폭력시위’ 라고 규정짓는 칼럼을 실었다. 이 칼럼은 ‘그때의 부모들이 맞나’ 며 세월호 유가족을 비판했으며, ‘세월호 집회를 자신들의 개인적인 목적에 이용하는 일부 단체’로 인해 유가족의 요구가 힘을 잃는다고 되레 걱정까지 했다. 칼럼이 문제시 되자 이대학보는 곧 바로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의 내용은 ‘현장 취재 부족’, ‘단어 사용의 경솔함’, ‘다듬어지지 않은 표현’이 오해의 소지를 만들었다는 등의 변명들로 가득했다. 이는 오히려 분노만 야기했다. 이에 10여 장이 넘는 반박 대자보가 붙여졌고, 해당 사과문에 반발하는 여론이 확산되어 기성 언론의 보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이대학보는 칼럼이 나간 다음 호에 사과문에 관한 여론을 보

‘여행’ 은 이제 트렌드다. 누군가는 여행을 가기 위해 돈을 번다고 하고, 누군가는 여행을 손꼽아 기다리며 학업을 인내한다. 나 역시도 해외여행을 기대했고, 작년 겨울 좋은 기회가 생겨 호주로 한 달 동안 여행을 떠났다.여행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기대처럼 새로운 문화와의 만남이었다. 한국과는 다른 모습의 건축물들, 색다른 향의 음식, 다른 느낌의 공기, 생김새, 말투와 언어 등 모든 게 나의 구미를 댕겼다. 하지만 몇 몇의 사람들이 나로 하여금‘이곳을 떠나고 싶게끔’만들었다. 나를‘아무 이유 없이 무시’ 했기 때문이다. 낮 1시, 자전거를 타고 바이런베이의 명소‘등대’ 를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사람들이 많은 공원 벤치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사진을 한창 찍고 있었다.

지금은 대학교 축제 시즌이다. 우리 학교도 5월21∙22일에 축제‘아우름제’를 진행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이 초대가수 라인업을 발표하기만 급급하다. 작년 아우름제에서 쓰인돈 총3천200만원 중 2천500만원이 가수 섭외비용으로 들어갔다. 축제비용의 약 80%가 가수섭외비로 쓰인 것이다. 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대나무숲’ 에서 ‘축제’ 를 검색하면 어떤 연예인이 오는지 묻는 글뿐이다. 학생들은 축제에 어떤 프로그램이 기획되어 있는지는 관심이 없다. 연예인 위주의 축제이다 보니 해당 연예인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축제에 불참한다. 실제로 취업포털‘커리어’ 에서 대학생 694명으로‘축제에 참여할 생각이 있나?’란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참여한다는 사람은 39.8%에 그쳤다. 자칫하면 모두가 아닌

2014년 9월, 학교를 떠들썩하게 했던 화장실 몰카사건 이후 저의 일상은 완전히 망가졌었습니다. VOS팀, 학보사, 성심교지편집위원회 총학생회를 만나고, 현재의 반성폭력위원회를 만들기까지…. 또다시 누군가의 일상이 망가지기 않기 위해 저는 저의 일상을 버리고 학교에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 했습니다.2015년 4월. 저는 또 학교에서 몰래카메라에 찍혔습니다. 화장실이 아닌 연구실에서. 화장실도 아닌데 뭐가 대수냐고요? 여학생이 혼자 거의 매일 밤 12시까지 있는 공간입니다. 왜 찍었을까요? 여자 혼자 있는 공간인 걸 알았을까요? 그동안 여자 혼자 늦은 시간까지 있는걸 확인했을 만큼 치밀했을까요? 그럼 그 다음은 무엇이었을까요? 절대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없습니다. 그 순간 제

휴대폰은 이제 생활의 편리성과 사회적 관계망 형성에 아주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휴대폰의 순기능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순기능 이면에 가려진 역기능이 과장되거나 과소평가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이는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윤리성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몰래카메라(또는 몰카)는 촬영 혹은 취재를 목적으로 상대방이 자신의 노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기를 활용해 무단 또는 은밀히 촬영하는 수단을 의미한다. 몰카는 그동안 언론에서도 은밀한 취재방식으로 종종 활용되어왔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방의 초상권을 침해해온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몰카가 시간∙장소∙성별의 구분 없이 일어나고 있고, 이 행위가 상

둘만의 침대에서 일어나는일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내밀한 일을 누설한다는 조심스러움뿐만아니라 별거 아닌 사소한 일도물어보고 도움을 구한다는 것이 민망하기도 하다. 그렇지만모든 경험들이 처음이라 어찌해야 할지 모를 때는 앞선 경험들에 기대고 싶어진다. 몇몇 고민들은 상대의 요구에서부터시작한다. “남자친구가 야동을 보고 왔는지 평소엔 하지 않는 체위를시도해 보자고 하더라구요. 보여준 자세가 노골적이라 민망해서 그날은 거절했는데 아쉬워하는 눈치에요. 부끄러움을무릅쓰고라도 요구를 들어줘야하는 걸까요?”혹은“어느 날갑자기 진지하게 왜 자기 걸 입으로 해주지 않느냐고 묻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은 다 하는 건데 라고

소비와 윤리 강의의 선호도가 높은 이유와 연관 지어 글을 쓰고 싶었는데,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 소비와 윤리 강의를 듣고 싶었지만 수강인원 초과로 듣지 못해 아쉽다던 학생과 나눴던 얘기, 그동안의 수업에서 학생들의 반응을 토대로 소비와 윤리 강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선 소비와 윤리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소비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평생 소비를 한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외에도 틈틈이 커피 등의 간식을 먹고, 옷을 입고, 영화를 보고, 책을 보는 등 수 많은 상품을 구매하고, 사용하고, 버리며 살아간다. 그런데 일상 소비생활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사용하며,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와 같은 수많은 의사결정을 하면서 정작 ‘나의

5월 1일부터 14일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15 봄 관광주간이다. 이에 맞춰 본보도 문화기행 면을 기획했다. 2015. 2. 3~5일 동안 문화∙예술∙역사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도시, 통영을 다녀왔다.통영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한려도의 비경이 펼쳐진 문화예술의 보물창고 같은 곳이었다. 한 폭의 산수화를 펼쳐놓은 듯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역사의 현장으로 유서 깊은 한산도 제승당, 담벼락 곳곳이 아름다운 벽화로 장신된 마을로 마치 야외미술관에온것같은 ‘동피랑’ 벽화마을,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 등 이야기가 풍부한 곳이 가득했다. 또한 시인 청마 유치환, 현대음악의 거장 윤이상, 화가 전혁림 등 통영이 낳은 유명 예술인들의 삶의 흔적과 예술혼의 감동을 통영 곳곳에서 느껴볼 수

주말동안 모 개그맨들의 과거 발언이 SNS상에서 이슈가됐다. 처녀가 아닌 여성에 대한 발언은 풍자나 개그가 아닌여성혐오 그 자체였다. 남자들은 다 그렇게 생각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기도 하고,웃기려고 한 말에 꼬투리를 잡는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사적인 자리에서나 할 얘기를 팟캐스트에서 했냐는 식으로 반응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런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지만 않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개념있는 남자들이라면 결코 하지않을 생각을 하면서 부끄러운줄 모르고 ‘남자’라는 묶음으로 매도했다. 자유연애의 시대, 소위 남녀평등하다는 21세기에도 꽤 많은 남자들에게‘처녀’가 이토록 중요한 문제이며 그토록 처녀인 여자를 원한다는 사실은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