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의 순간에는 설렘이 따른다. 특히 미지의 첫 섹스를 생각하면 기대감은 한껏 부풀게 된다. 그러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온갖 시뮬레이션을 가동하다보면 ‘그 경험을 망치면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도 함께 떠오르게 된다. 섹스는 은밀하고 사적인 일이다 보니 누군가와 이야기하기보다는 홀로 이런저런 환상을 품곤 한다. 그런 탓에 필요 이상의 겁을 먹기도 한다.남자 입장에서는 연애 관계에서 있으면서 첫 섹스의 순간을 끊임없이 유예시키며 자신을 믿지 못하는 여자가 야속하다. 섹스를 빌미로 끊임없이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기분일 것이다. 여자 입장에서는 섹스를 하고 나면 남자의 마음이 변해버릴지도 모른다는 도시 괴담 같은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까봐 두렵다. 섹스 후에 존재의 거부, 이별로 이어진다면

최근 언론 보도들에 의하면 여러 대학교가 총장 선임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먼저 국립대 경우를 보면, 교육부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경북대ㆍ공주대ㆍ방송통신대 등의 총장 임명 제청을 거부하고 있는 양상이다. 법원에서 잇달아 패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총장 후보 재추천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상황인 까닭에 조속한 시일내의 사태 수습은 어려워 보인다.사립대에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사례는 동국대, 인하대, 상지대 등이다. 동국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지난 해 12월4일 김희옥 䎬총장을 1위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런데 김 총장이 조계종 관계자들과의 회동 이후 11일 갑작스레 출마 포기를 선언하면서 분란이 시작되었다. 자승 총무원장 등이 ‘법사 총장’을 선출하기 위해 김 총장의 사퇴를 압박하였다는

학보사의 커리큘럼은 빡빡한 편이다. 사실 아주 많이 빡빡하다. 2주 간격으로 진행되는 일정은 몇 차례의 회의와 기사작성, 인터뷰, 자료조사로 가득가득 차있다. 친구들과의 약속은 겨우 잡을 수 있고, 이젠 아빠보다 집에 늦게 들어가는 날이 다반사다. 통학시간도 꽤 길어 남들보다 일찍 출발하지만, 가장 늦게 도착해 바로 곯아떨어져 버린다. 마감주엔 모자란 잠과 노트북 화면을 쉬지 않고 보는 탓에 렌즈가 빠질 것만 같다.갖은 고생에도 불구하고, 학보사에 나의 21살이라는 청춘을 내어준 것, 앞으로 내어줄 것은 꽤 잘한 일일 것 같다. 사실, 대학생, 청춘, 20대라는 단어를 들으면 누구나 가슴 뛰고 역동적이며 열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고등학교 시절, 내 20살은 찬란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꿈의 갈피를 찾지

각 층 마다 상시 비치되어 있던 쓰레기 함이 사라졌다. 이제 4층에 비치된 쓰레기 함에서만 쓰레기를 배출해야 한다. 아주 가끔, 매주 월∙수요일 오후 9시 30분~10시 30분에만 특별히 각 층에 쓰레기 함이 올라온다. 물론 층장의 확인을 거쳐서 분리수거를 실시해야 한다. 이 때 매번 확인을 거치면 상점 5점을 준단다. 기숙사에 거주해있는 1천 여 명의 학생들은 이 사실을 입사 일에 처음 들었다. 이는 중∙고등학교 기숙사 이야기가 아니다. ‘민주’ 가톨릭 ‘대학교’ 김수환추기경국제관 국제학사 이야기다. 그리고 ‘쓰레기 분리수거제도’ 라고 읽는다. 시행한 배경부터 물어봤다. ‘너무 더러웠다, 분리수거가 이뤄지지 않았다’가 가장 큰 이유였다는 국제학사 운영팀장은 “청소노동자들의 인격, 인권문제이다. 최저임

최수진(심리∙2) : 이건 제 얘긴 아니고 제 친구 얘기에요! 새내기였을 때 가게 앞에서 세 번 걸을 때마다 토를 하는 ‘삼보일토’의 신화가 있었어요. 하필 그 가게 이름도 광개 ‘토’치킨 이었거든요. 아주 그냥 rhyme까지 맞췄었는데... 지금은 그 친구가 어떻게 지내는지 잘 모르겠네요. 호호변찬중(컴퓨터공학∙2) : 저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제가 술에 취한 채 걷다가 풀에 걸려 넘어지더니, 걸려 넘어지게 한 풀이랑 대화를 하더래요. “이 나쁜풀아!”라고. 그래서 별명이 ‘이상해풀’ 이에요.안수현(영미언어문화학부∙2) : 학번 MT 때, 술에 잔뜩 취한채로 이불을 둘러쓰고 잠을 잤는데, 어디선가 드르렁 거리는 곰 소리? 동굴 소리? 가 나더래요. 코고는 소리였죠. 하하. 그래서 OO왕릉이라는 별

기차 없는 기찻길에서 날렸던 천등, 영화‘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배경이 된 핑시선, 스린 야시장에서 동지 맞이로 먹어봤던 탕위엔, 대만 전통 결혼식 체험, 펑리수 박물관에서 직접 만들었던 펑리수, 대만 명물 파인애플 케이크. To. 여행하고 싶은 가대인 안녕. 이번에는 내가 대만 자유 여행기 적어보게 됐어! 나는8박9일 동안 중국 상해에서 하루씩 경유하고 대만 타이페이로 가는 일정으로 자유여행을 갔다 왔어. 개인적으로 이번 대만여행은 ‘외국인과 함께한 여행’ 이 되었던 것 같아. 나는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서 일부러 유명하지 않은 호스텔로 예약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 됐어! 6인실 공동침실에서 프랑스, 영국, 미국 친구들과 스리랑카 부부, 중국인 부자들을 만날 수 있었어

아줌마가 원래 요리를 좋아해. 한식, 중식, 양식 자격증을 다 따놓고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한복려 씨한테 폐백 이바지도 전수받았어. 이전에는 화곡동에서 2년 동안 반찬가게를 했었어. 미원도 안 쓰고, 먼지 들어갈까 봐 밖에 뚜껑도 안 열어놨어. 음식들도 받아서 쓰지 않고 직접 만들어서 파니까 가격도 비싸지지. 결국, 망해버렸지 뭐. 어른들한테 상처도 많이 받았어, 근데 여기 학교도 있고 학생들은 순수할 것 같아 와서 꼬밥을 차렸어.사람들이 건강한 음식을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우리 딸들이 아팠거든. 큰딸이 학교가 멀어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와서 밥, 세끼 모두 밖에 나가 먹었어. 대학생들이 다 그렇듯 돈이 없으니까 700원짜리, 1,500원짜리 편의점이나 체인 분식집에서 끼니를 해결했지. 4

사람들은 나의 성지향성을 묻는 대신 “남자친구 있어?”라고 묻는다. 많은 사람들이 판단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당연히’ 이성애자일 것이라고 단정 지은 채로 나를 대한다. 적극적으로 ‘이성애자 코스프레’에 참여하지 않아도, 커밍아웃만 하지 않으면 이성애자들 사이에서는 나도 이성애자가 ‘된다’. 일상적인 일이다. 불편하지만 어느 정도 무뎌졌다.이렇게 일상이 된 불편함 속에서 다시금 그 불편함을 깨닫게 될 때가 있다. 나는 때때로 내가 없어지는 경험을 한다. 수업 중에 동성애, 동성결혼을 주제로 토론을 할 때면 어떤 사람들은 이성애자를 ‘우리’, 동성애자를 ‘그들’이라고 칭한다. 자연스럽게 그 강의실에 있던 팔십여 명의 사람들은 이성애자가 되고, 동성애자는 배제된다. 둘 사이에는 선이 그어진다. 동성결혼

정예슬(국어국문·2) : 생글생글 웃으면서 살갑게 구는 후배들이요! “언니 새터 가면 뭐해요?” 이렇게 말도 걸고, 그러면서 가까워지고 싶어요. 또,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들도 제가 먼저 다가가서 말 건네주면서 어울리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조영화(경영·1) : 예쁜 친구요! 그냥 예쁘니까 보고 있으면 좋잖아요. 그리고 말이 좀 많았으면 좋겠어요. 말이 많으면 서로 대화하면서 많이 알아갈 수 있고, 공통 관심사 같은 것들도 잘 발견할 수 있어서 잘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원희(화학·휴) : 재미있는 새내기들이요! 말해보면 말도 잘 통하고, 스스럼없이 말장난도 치면 재밌을 것 같아요! 박재형(소비자주거·3) : 좀

우리는 우리가 고르는 뉴스가 아닌 학생들의 필요에 따라 학보를 만든다. 여느 언론 기관과 같이 가톨릭대학보는 교내에서 학교 역사를 기록하는 기록지가 되기도 하고, 교내 문제점을 지적하는 역할도 한다. 또 학교에선 알려주지 않지만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취재해 알려주기도 한다. 그중 학생들이 학보에서 정말 원하는 기사는 단편적인 사실을 취재한 기사가 아닌 문제점을 깊게 취재한 기사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제 신문을 단순한 정보를 읽으려고 보는 것이 아닌, 생각의 폭을 넓히려고 보기 때문이다. 신문이 사건의 맥락을 짚으면서 깊이를 더해가야만 하는 이유다.이런 깊이 있는 기사를 풀어쓰는 방식 중 하나가 ‘내러티브 기사’이다. 내러티브 기사란, 육하원칙을 나열하고 끝나는 기사가 아닌 스토리텔링 식으로 이야

집 앞 목련나무에 꽃봉우리가 맺히기 시작했다.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불던 겨울도 지나 다시 봄이 오려는 것이다. 꽃을 보며 가장 먼저 생각난 노래는 지난 봄, 가장 많이 들었던 ‘봄 사랑 벚꽃 말고….’지난 해 입학한 나의 가장 큰 바람은 CC, 캠퍼스 커플이 되는 것이었다.  학부 내 학회부터 중앙동아리, 연합동아리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예로부터 CC 많기로 소문이 났으니 당장 들어와라’, ‘함께 MT를 가면 달빛데이트를 즐기다가 연애를 할 수 있다’라고 적극적으로 연애를 장려하니 연애 따위 그리 어려운 일 같아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나의 짝은 나타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태어나긴 했는지 소식이 궁금해질 무렵 친구들은 하나 둘 연애를 시작했고, 페이스북에는 하루가 다르게 “○○님과 △△님이 연

칼럼니스트 현정, 의 저자. 각종 대학매체에서 Q&A를 진행하고 강연을 하면서 야하지만 건강하고 음란하지만 반듯한 섹스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다. 생각보다 바람직한 현정씨(http://desirable-h.tistory.com)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연재하는 글과 관련된 비하인드 자료들은 블로그를 통해 제공된다.   AV(Adult video)는 포르노 혹은 음란물이라 불리는 성인용 콘텐츠이다. ‘판단력과 자제력 미흡’ 등의 이유로 청소년에게는 금기하던 것을 만 20세 이상만 되면 즐기는 것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AV영역에서 ‘성인’은 남성을 소비주체로 삼고 있다.(물론 성인이 되기 전에 남성들 사이에 공유되는 것이기도 하다) AV는 남성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신화시대를 현대의 과학시대와 비교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면서 과학시대의 특징을 이성적, 합리적인 시대라고 하는 반면 신화시대를 비이성적, 비합리적, 미신적, 신비적인 시대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분류는 지금 우리의 시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그렇게 보일뿐이다. 오늘날과 같이 변화의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만약 500년 아니 200년 후의 우리의 후손들이 지금 우리의 시기를 돌이켜 본다면 그들의 눈에도 여전히 지금 우리의 시기가 과학적이며 합리적인 시대라고 이야기 될 수 있을까? 일출과 일몰 그리고 해안가로 파도

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28일 교육부장관은 “취업을 중심으로 교육제도”와 교육 “테마를 제조정해야 한다”고 하면서 선취업 후진학을 의미하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교육부가 “산업수요중심의 정원조정 선도대학 추진”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과연 대학은 어떤 기능과 목적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아무리 대학이 자신의 목적을 순수학문에서 찾을지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학을 취업 준비기관으로 생각한다면 그 기능을 바뀌어야 하지 않는가. 더 이상 철지난 학문 타령은 그만두고 취업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고 그에 맞

고등학교 시절 3월생인 나는 유독 빠른 년생 친구들에게 언니나 누나인 척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었다. 그 때는 내가 마치 우주 최고 철학자이자 카운슬러인 줄로 착각하며 살았다. 또 오지랖도 심해서 빠른 년생 친구들이 언니들 틈에서 공부하며 마음고생이 심할까봐 없는 고민도 내놓으라고 졸랐었다. “너희들이 포대기에 싸여 있을 때 나는 땅을 짚었다”며 허세를 부리면 친구들은 어이없어하기 일쑤였지만 나름 진지하게 듣는 모습에 그녀들은 그렇다 쳐 주었다. 그렇게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에 학교를 다녔다. 나름대로의 조언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늘어났고 점차 다양한 친구들이 쉬는 시간이나 자습시간에 나를 찾아왔다. 덕분에 나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은 높은 나이보다 깊은 내면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기도 했다. 한

# 김장을 하는 특별한 의미J : 주말에 김장을 하셨다고. 하지만 요즘에는 김치를 사먹는 경우가 많아 김장하는 가정의 수가 점차 줄어드는 것 같다. 온 가족과 지인들이 모여서 김장을 하는 데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 듯한데, 저서를 통해 음식에서 사랑과 행복, 생명이 비롯된다고 말씀하신 교수의 생각은 어떠한가?김석신 교수(이하 김) : 2013년 12월 5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김장이 등재되었다. 문화유산이란 후대에 계승·상속할 만한 가치를 지닌 전대의 문화적 소산이다. 김장은 분명 우리만의 고유하고도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겨울에도 맛있게 먹는 김치는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 필요한 영양소를 두루 갖춘 지혜로운 발효산물이다. 이것만 봐도 겨울을 앞두고 김장을 하는 데에는 특별하고도 소중한 의

시작이 반이라고 계절은 벌써 한 해의 말미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국내 대학의 교육여건과 환경은 수용하기에 벅찬 빠른 속도를 요구하며 변해왔다. 변화가 컸던 만큼 각 대학이 추구하고자 하는 교육의 이념과 철학도 외부의 성과지표에 밀려, 결국 좋은 평가를 받아야만 좋은 학교라는 암묵적 인식이 학내 구성원들에게 강요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대학마다 국책사업과 해당 성과지표에 초점을 맞춘 계획을 수립하게 되고, 계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 간 반목을 야기하는 일도 많았다.올 한 해를 되돌아 볼 때 본교의 경우도 대학의 구조개혁과 관련된 내용이 단연 화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내구성원들이 학교의 구조개혁에 관하여 참여와 견제의 역할을 합리적으로 수행했다면 모르겠지만, 학내에 팽배해 있는 조소적,

살을 에는 바람과 함께 겨울의 추위가 거세지고 있다. 처음 가대학보 독자위원 코너에 글을 남긴 것은 늦봄 무렵. 그 때의 온기가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흘러간 시간을 실감한다.지나간 시간과 함께 가대학보는 발전해 가고 있다. 지면마다 늘어난 ‘J가 노크하다’와 학교생활에 필요한 알찬 정보와 풍성한 내용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가판대에 쌓아 올려진 회색 빛 종이의 탑은 왜 이렇게 견고한 것인지. 학우들의 관심과 손길이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이와 다르지 않게 이번 269호 가대학보도 우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변화가 필요한 기사들 대부분이 실렸다.1면에 실린 ‘몰카 사건’은 지난 9월 발행된 가대학보에 처음 실렸던 기사로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사건 진행과정의 귀추를 끝까지 주목하고 기사를 써 온 기자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