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여,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 질러라!
청춘이여,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 질러라!
  • 장희현 수습기자
  • 승인 2013.05.09 16:38
  • 호수 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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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영상제

‘청.춘.유.예’ 경쟁사회 속에서 그리고 취업의 관문 속에서, 뒤로 밀린 청춘들이 ‘청춘’을 추구하기 보다는 ‘청춘’을 스스로 미루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청춘’들의 상황은 암울하기만 하다. 인생의 황금기라 불리는 청춘기라지만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 청춘은 그들의 황금기 인생에 가장 큰 치명타를 입고 만다!

여기, ‘청춘유예’의 뜻에 한 가지 뜻을 더 붙이고 싶다는 감독이 있다. 우리 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한 안창규 감독이 던지는, ‘청춘’이 유쾌한 이유할 수 있는 이유를 한 번 들어보자.   

“학자금은 대학 다니려고 받았다. 그러나 나는 빚쟁이가 되어, 학교를 그만뒀다”

이 영화는 청년세대의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 조합원들의 활동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부스스한 머리의 한 청년이 옷을 갈아입겠다며 안 감독에게 “벗는 것도 찍을 것이냐”며 다소 발칙하게 시작된다. 이 청년은 대학생이었다고 밝힌다. 대학교를 다녔던 그는, 인생의 굴곡에 치여, 등록금을 납부하지 못하게 되어 학자금을 대출 받았다. 받은 대출금은 그의 주머니 사정으로는 갚기 어려웠다. 여기서부터 그의 ‘청춘유예 인생’은 시작되었다.

대출금을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는 필수였다. 그가 한 아르바이트는 ‘귀족 애완견’이 먹는 간식을 ‘수제’로 만드는 곳이었다. 오리고기, 쇠고기, 등 일명 ‘비싼 고기’를 애완견이 먹도록 수제로 가공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이어 카메라는 ‘귀족’들의 간식을 만드는 그의 식사에 집중한다. 그는 고시원에서 생활한다. 식비를 최대한 줄여한다며 (밥도 없이 단백질을 섭취하겠다며)두부 한모를 깠다. 두부 한모를 바라보다, 다 먹는 것은 너무 아깝다며 대충 숟가락으로 두부를 반으로 갈랐다. 반 모를 그릇에 담은 그는 유쾌하게 말을 이었다. “맛있게 먹으려면 간장에 이렇게 비벼 먹으면 되요!”

그가 서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르바이트 하다가 한 번쯤 이런 경험한 적 있을 것이다. ‘먹고 싶다…’ 특히나 밥을 못 먹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날이면 이 생각은 조금 더 발전한다. 그는 쇠고기를 해체하던 중 앞에 놓인 고기를 빤히 보았다. ‘(꼴깍)......한 점만 먹고 싶다’ 먹고 싶다는 생각이 스치며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다. ‘훔쳐서라도 갈까?’

그가 서러운 것은 아르바이트자체 때문이 아니라 이런 생각이 들 때라고 했다. 부도덕한 사람이 아닌데,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부끄럽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무언가를 향한 원망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스스로 깨달아갔다. ‘사회’와 ‘청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시작이었다.

“대학교의 밖에 있는 나로선, 청춘이긴 한데... 대학생들이 부럽다...”

장면이 바뀌어, 그는 한 대학교 캠퍼스의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었다. 그는 포스터 붙이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가 천천히 바라보는 곳에는 둘 셋씩 짝지어 다니는 대학생의 모습이 비췄다. “대학 졸업자도 취업 안 되는 마당에 대학 안 나온 내가 취업되는 것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잠시 말을 잇지 않던 그는 이어 “대학...다시 다니고 싶어요...공부를 하고 싶어요...”라는 말을 했다. 영상을 찍는 감독의 카메라는 고개를 들지 않으려는 그의 옆모습만 찍을 뿐이었다.

옴니버스 식 구성을 하고 있는 이 영화는 다소 무겁다. 청년들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 피자 업체의 30분 배달제를 위해 달리던 오토바이는 달리던 버스에 그대로 치였다. 청년은 도미노의 블록이 쓰러지듯 맥없이 쓰러졌다. 버스의 블랙박스를 통해 이 청년이 쓰러지는 모습은 실제로 영상에 방영된다. 무겁다 못해 가끔씩 숨이 막혀온다.

이 상황에서도 아이러니하게 청년들은 웃는다. 그 무거운 상황 속에서 농담을 하고 모여, 모여 운동회를 하고 게임을 하고 즐긴다. 동시에 작은 힘이지만 모여 큰 힘으로 사회를 바꾸고자 하지만 그 과정에 힘겹다고 주저앉지 않는다. 당차게 때론 재밌게 그들 스스로를 표현한다. 청춘답게! 감독은 이 모습에 집중한다. 그들의 청.춘.유.예는 어두움을, 즐거움의 청.춘.유.희 와 겹쳐져 이 영화는 그렇게 ‘청춘다움’을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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