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횡포에 주눅든 마음을 돌아보자
사회의 횡포에 주눅든 마음을 돌아보자
  • 김세정 기자
  • 승인 2009.08.25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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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 대학생 마음건강 되돌아보기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군중 속
에서 상처를 받는다. 2009년 1월 29
일자‘데이터 뉴스(data news)’에서 대학생
6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6.4%의 대학생들이 무기력증을 겪고 있
다고 밝혔다. 이처럼 우리 대학생들의 마음
건강은 점점 더 심각한 위험을 안고있다.
고등학교 때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것들을
대학 진학 후 겪게 됨으로써 느끼는 자아정
체성의 혼란, 취업을 위한 스펙 강박증, 미
래에 대한 우울과 불안까지……. 이 모든
것들이 현재 우리 대학생들이 겪고 있는 마
음속의 문제들이다. 이러한 답답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건강을 되돌아보
자.
즐거움 속의 또 다른 혼란
겉모습은 모두 똑같은 대학생들처럼 보
이지만 학년이나 나이에 따라 각자가 가지
고 있는 마음속의 고민들은 서로 다를 것이
다. 5월, 캠퍼스 내의 푸름과 따스한 햇살을
상대적으로 가장 걱정 없이 만끽할 수 있는
사람들은 아마도 1학년이라고 생각하기 쉽
다. 김보람(심리∙1) 학생은“대학생활이
처음이니까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즐겁
게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서 별다른 고민
이 없는 것 같다”며 즐거운 대학생활을 이
야기한다. 하지만 1학년 학생들이 항상 즐
거워만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 또한 큰
오산이다. 익명을 요구한 1학년의 한 학생
은“중간고사가 끝나고 나니, 성적에 대한
부담감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걱정이 많
아졌다. 그리고 대학의 인간관계가 고등학
교 때보다 어려운 것 같고, 대학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며 1학년
이지만 벌써부터 많은 고민이 생기기 시작
하는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토로한다.
1학년 학생들은 새로 경험하는 대학 생
활에 한참 적응하고 있을 시기이다. 웃음으
로 넘치는 캠퍼스의 모습을 상상하고 입학
하는 1학년 학생들은 대학에 와서 좋은 학
점과 취업만을 중요시 하는 사회의 현실을
곧 깨닫는다. 이 때문에 자신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무엇을 위해서 살고 있
는가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을 많이 겪는 안
소현(심리∙2) 학생은“현재 사회가 개인의
다양한 능력을 우선시하기보다는 사회에
서 필요시하는 능력의 필요성만을 중요시
여긴다. 결국 사람들과의 인간관계, 개인의
행복감 등 감정적인 가치보다 능력의 효율
성과 같은 실용적인 가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어 대학 내의 인간관계 역시 피상적
으로 밖에 이루어 질 수 없다”며 많은 사람
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간관계를 사회
적 분위기에 빗대어 설명한다. 또한 김 학
생은“나 자신도 사람들과 사귀면서 속마
음을 터놓을 수 있을 정도의 교감이 별로
없었다”며 학교생활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
한다.
사회의 만족은 나의 만족?
3,4학년과 같은 고학번의 경우에는 졸업
후 취업에 대한 걱정들로 많은 고민을 하
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3학년의 한 학생
은“평소에도 취업에 대한 걱정 때문에 고
민이 많은데 취업에 성공한 친구들의 소식
을 들으면 마음이 더 조급해지고, 자극을
받는다”며 취업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을
토로한다. 하지만“많은 친구들이 여러 군
데의 회사에 합격하더라도 회사가 지방에
있거나, 함께 합격한 사람들의 학력 수준이
낮으면 입사를 다시 고려하는 경우가 많
다”며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일자
리나 학벌 등에 대한 편견의 심각성을 말
했다. 이 학생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
순히 취업이 어렵다는 것만이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의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
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만족하는 일을
찾기 보다는 사회가 만족하는 일을 찾으려
고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에서
오는 괴리감이 더 큰 마음의 문제로 작용
될수있다.
사회에서 원하는 자신을 갖추기 위해서
대학생은 높은 학점을 받아야한다. 대부분
의 사람들이 평소에 잘 지내다가도 시험기
간만 되면 갑자기 경쟁상대로 변하게 되고,
이 때문에 서로가 자연스럽게 벽을 갖게 된
다. 이러한 생활을 계속적으로 하는 우리들
은 어쩔 수 없이 이해타산적으로 변하기 마
련이다. 곧 졸업을 앞둔 곽수창(반도체시스
템공학∙4) 학생은“앞으로의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기 때문에 학점과 스펙 쌓기에 대
한 부담감이 심하다. 그런 한편 후배들이
벌써부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하지만 현재 사회와 회사가 원하
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맞춰갈 수밖에 없
다”며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무한 경쟁시대에 생존을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키워야하는 우리 대학생. 할 수 없
이 이런 사회 조건에 맞춰가야만 하는 현실
이 우리 대학생들의 마음건강을 해치는 중
요한 요인이다.
프랑스의 소설가 앙드레 지드는 이런 말
을 했다“. 문 하나가 닫히면 이내 다른 문이
열린다는 것은 특별할 것 없는 인생의 규칙
이다.”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고민들로
인한 마음의 병을 갖고 있다. 현실을 피할
수 없다면 현실 속에서 또 다른 방향의 문
을 찾아야한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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