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을 고민한다
성찰을 고민한다
  • 임수진 기자
  • 승인 2009.11.12 13:19
  • 호수 1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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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일기

그룹 2PM의 재범이 지난 8일(화) 탈퇴를 선언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또 각종 여론에서 말들이 많다. 사람들은 그가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인이었다는 점, 한국에서 활동하는 인기 가수였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생 시절 자신의 미니홈피에 작성했던 한국 비하 글 등을 들며 악성댓글을 달았고, 이에 시달리던 재범이 탈퇴한 것이다. 때문에 최근 재범에 대한 논란은 특히 민족주의, 연예인 사생활 침해, 사이버 모욕죄 등의 키워드들로 요약되는 듯하다. 이런 최근의 논란을 보면, 처음 재범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오히려 그의 탈퇴로 인해 동정론으로 돌아섰음을 알 수 있다. 네티즌들의 과도한 악성 댓글이‘사이버 모욕’이라 할 만 하며, 한국을 욕한 외국인에 대한 맹 비난은 민족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것일 뿐 시대에 맞지 않는 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최근의 논란을 보면서 기자는 사실 민족주의면 어떻고 사이버모욕죄로 비춰지면 또 어떻겠냐는 생각이 든다. 아니, 그게 아니다. 사실 문제의 본질은 그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재범이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탈퇴까지 이르게 된 것은 대중이 자기 성찰을 하지않는다는 데서 비롯된 문제다. 민족주의라고 하는 것도, 악성 댓글을 줄줄이 다는 것도 모두 여론에 휩쓸려버리고 마는 대중들의 속성에서 기인했고 그렇게 빠른 시간 안에 효과(?)를 낼 수 있던 것이다. 익명성은 자유를 주지만 자기성찰의 능력을 우리에게서 가져가 버린다. 그래서 익명에 따른 폭력적인 모습은,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성찰하지 못한 채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대중들도 특히 이처럼 열린 공간에서 여론을 쫓는다.
하지만 여론에 휩쓸리는 대중의 모습은 말 그대로 자유의 본성이기도 하기 때문에‘문제의 본질’운운하면서 단정적으로 비판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익명을 포기하고 우리 모두 실명제로 돌아가자 하고 외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다 하면서 문제의 답은 없다고 단정 짓기전에, 나의 무(􂬽) 성찰로 타인이 고통스러워 하는 일은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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