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마리 토끼를 잡는 일
두마리 토끼를 잡는 일
  • 사설위원회
  • 승인 2009.08.25 19:40
  • 호수 1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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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09년 아시아 대학평가 결과가 발표되었다. 정량적 기준에 의해 대학을 평가하고 순위를 매기는 일이 달갑지 않은 일인 것은 분명하지만 전혀 무시할 수도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세계적 대학평가기관인 QS가 참여한 이번 평가에서 가톨릭대는 종합 순위 101위를 차지했다. 순위에 포함된 국내 대학 중에서는 18위를 차지한 셈이다.  이 결과에 안도의 한숨을 쉬어야 할지 낙담의 한숨을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 각 교정의 속내를 생각한다면 실상보다 결과가 더 좋게 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이번 평가는 모두 9항목으로 나누어 실시되었다. 이중 교수의 연구 역량에 대한 부분은 ‘학계평가’‘, 교원당 논문수’‘, 논문당 인용수’등으로 3항목이고, 교육적 역량에 대한 부분이 ‘졸업생 평판도’, ‘ 교원당 학생수’등 2개 항목, 국제화 부분이 모두 4개 항목이다. 국제화 부분의 평가가 낮게 나왔다는 것은 모두가 예상하는 바이고, 지금 학교에서도 이 방면 역량 강화에 온 힘을 기울이고있다.
한 가지 고무적인 일은 연구의 질적인 측면과 직결되는 논문당 인용수가 82점으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종합 순위에서 33위를 차지한 고려대가 70점, 7위를 차지한 KAIST가 80점인 것에 비하면 대단히 높은 점수이다. 그러나 교원당 논문수는 48점으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의 질은 대단히 뛰어나지만 양적인 측면에서는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문의 양이 결코 연구의 본질이 될 수 없음을 상기한다면 참 의미있는 결과라 할 것이다. 그런데 논문 인용수가 그렇게 높으면서도 학계평가 항목에서는 26점을 받았다. 어떤 방법으로 평가를 한 것인지는 몰라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또 잘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연구의 질이 우수하다는 것은 대학 발전에 가장 중요한 교두보를 이미 우리가 확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교두보가 더욱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서는 연구 환경에 대한 문제를 한번쯤 짚지 않을 수가 없다. 연구가 아무리 연구자 자신의 몫이라고는 하지만 그 여건 역시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논문을 쓰고 싶어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도 있다.
대학 평가에서 우리 학교는 교원당 학생수항목에서 항상 높은 점수를 받아왔다. 그러나 성심 교정만 두고 본다면 이 높은 점수는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전공의 수는 상당히 많아졌지만 전임 교원의 수가 그에 비례해서 많아졌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다. 비슷한 규모의 대학과 비교해도 교원수는 오히려 작다고 할 수 있다. 작은 교원수는 교수에게 부과되는 업무의 양과 직결된다.학부, 대학원, 특수대학원까지 모두 담당하는 전공 교수들은 어쩔 수 없이 책임수업 시수를 초과하게 된다. 수업 시수를 초과하지 않으면 해당 수업이 강사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떠안게 될 수도 있다. 게다가 교수가 책임져야 하는 행정 업무는 큰 대학이나 작은 대학이나 일정하다. 따라서 각종 행정 업무에 동원되는 교수의 비율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연구 역량을 극대화 하려는 대학들은 이미 책임 시수를 줄였거나 줄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명문대로 그리고 세계적 대학으로 도약하려는 포부를 지니고 있는 우리 대학 역시 교원수의 과감한 확대와 교원의 책임시수 축소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것야말로 양과 질, 그리고 학계평판을 종합적으로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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