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에너지 저감과 의식 개혁
자원·에너지 저감과 의식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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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0.01 01:47
  • 호수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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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방학 교내 모든 건물에는 보안 강화를 위한 다양한 공사가 진행되었고 이제 곧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요한 장치가 하나 설치되었는데 이는 에너지 절감 시스템이다. 연구실에 사람이 있을 때 자동으로 형광등과 냉난방 기기가 작동되고 퇴실 시에는 꺼진다. 자원 낭비를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저감해야 하는 관점에서 볼 때 시스템의 설치는 대단히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학교와 교내 모든 구성원의 획기적인 의식 개혁과 실천 없이는 어떠한 효율적인 시스템 운용도 한낱 무의미한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치스러운 에너지 소비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1년 국제에너지기구 통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 세계 순위는 9위로 우리보다 부유한 일본에 비해 30% 이상 높고, 프랑스, 독일, 영국보다도 높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고려하면 1인당 에너지 소비량 순위는 가정용 기준으로 7위, 산업용 기준으로는 2위로 실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이 단일 음식으로 가장 자주 먹는 음식은 배추김치, 밥, 우유도 아닌 '커피'로 주당 섭취 횟수가 12.3회라고 한다. 텀블러나 개인용 커피 잔 대신 플라스틱이나 종이컵이 선호되고 있는 현실에서 대략 계산해도 아마 어마한 양의 일회용 커피 잔들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통계에 따르면 음료수 병으로 쓰이는 페트(PET) 병의 국내 연간 생산량은 약 50억개 라고 한다. 분해되는데 수백 년이 걸린다는 이 많은 페트병은 다 어디로 갈까? 경제학적으로는 소비의 순환이 미덕인 측면이 있지만 이러한 소비행태는 분명 지나친 면이 있다.

교내는 또 어떤가. 학기 초 각종 로고가 새겨진 점퍼를 입고 다니는 학생들을 볼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도대체 이 옷을 몇 번 입을까?'다. 또 매년 수백 페이지로 발행되는 학교 요람을 수백 권 만드는게 과연 필요할까?

이처럼 자세히 보지 않아도 눈에 띄는게 에너지 낭비이자 자원 낭비다. 의식 없이 소비하다 보면 자원 낭비는 일상적인 일이 되고 만다. 얼마 전 방한한 shareable.net의 창시자인 고렌플로에 의하면 현재 인간은 지구가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자원보다 15% 이상을 더 사용한다고 한다. 이러한 과도한 에너지 및 자원 낭비는 궁극적으로 자연게의 균형을 파괴하고 감당하기 힘든 혼돈을 가져온다. 그 위기가 여러 가지 형태로 지구촌 곳곳에서 실제로 목격되고 있다. 이제는 에너지 낭비를 멈춰야 한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공유경제가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미 UC버클리 대학의 한 연구팀은 여러 사람이 차량 1대를 공유하면 자동차 13대를 대체할 수 있고, 또한 이로 인해 부수적인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좋으나 대안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천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들의 의식에 달려 있다. 보이지 않아서 실감하지 못하고, 당장의 내 일이 아니어서 무관심하다면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미래에는 재앙만 존재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에너지 저감과 자원절약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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