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상상력으로 깨버린 우리 내면의 틀
작가의 상상력으로 깨버린 우리 내면의 틀
  • 최병근(사회과학부∙1)
  • 승인 2009.11.13 14:31
  • 호수 1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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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공중그네》
- 저자 : 오쿠다 히데오, 이영미 옮김
- 역자 : 정명옥
- 출판사 : 은행나무
- 도서관 코드 : 중앙도서관 9852.63오7321ㄱ이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생일 선물로 받았던 이 책을 통해 작가의 팬이되기도 했다. 여러 사건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의사가 환자를 치료한다는 내용이다. 책의 주인공은 종합병원의 후계자이며 정신과 의사인데, 보통 의사들과 다르며 주인공을 찾아오는 환자들도 일반적인 환자들과는 사뭇 다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병원 건물과는 달리 지하의 쾌쾌하고 냄새나는 곳이 그의 진료실이다. 병원의 간호사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등 우리가 보아오던 간호사의 이미지와는 상반된다. 의사인 주인공은 환자가 어떤 사람이든지 같은 태도로 대한다. 유명한 야구 선수, 회사 사장, 야쿠자, 여배우 누구든지 절대 다르게 대접하거나 차별하지 않는다. 다만 전부 무례하게 대할 뿐. 하지만 책 속에서 작가는 주인공이 기존 우리의 사고에 박혀있던 통념들을 깨보이는 행동을 하게 하면서 해학적인 웃음을 던진다.

병원에 오는 환자들 또한 특이하다. 발기가 멈추지 않아 회사생활이 어려운 직장인, 죽는 것이 두려운 사장님, 장인어른의 가발을 벗기고 싶어 하는 의사, 공중그네를 타지 못하는 곡예사, 모서리 공포증이 있는 야쿠자, 휴대폰 문자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못 견디는 학생 등등. 조금은 억지스러운 설정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생각해보면 우리의 일상에서 충분히 볼 수 있을 법한 환자들이다. 삭막한 이 시대에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불안들과 걱정을 애써 숨기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과는 달리 이들은 저마다 고치기 위해, 달라지기 위해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낸 것.

치료방법 또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폐쇄 공포증을 앓고 있는 사람과 오픈카를 타고 폭주를 하며 수영에 미친 사람에게 밤에 몰래 수영장에 가는 법을 알려주고, 살찔까봐 두려워하는 여배우에게 미친 듯이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등등.

주인공은 이렇게 현실 속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그야말로 엽기적인 치료과정을 통해 환자들에게 정말 그들이 원했지만 사회의 시선과 자신의 안위와 위신으로 느끼지 못했던 해방감과 자신감을 맛보게 해주며 그들을 치료한다. 직접적 처방 즉, 약물치료와 같은 것이 아닌 정말 인간과 인간이 가슴으로 맞닿으면서 느끼는 그 무언가를 통해 환자가 본인 스스로 내부에 있는 치유력을 끌어올려서 자기를 치유하게 한다. 작가가 이러한 엽기적인 의사와 엉뚱한 환자라는 설정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며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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