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학점의 의미와 평가방법
대학에서 학점의 의미와 평가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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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11 19:55
  • 호수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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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학업을 통해 전문적인 전공 능력을 키우는 곳이고, 학점은 이를 성취한 것에 대한 평가이자 또한 보상이라 할 수 있다. 다른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면 학생의 학업 성취도, 성실성, 수강 태도 등을 판단하는 기준은 결국 학점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국적인 현실이다.

대학 교육을 통한 인재의 성장이 비록 학점만으로는 평가될 수 없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적절한 국제수준의 인재 평가 방법이 다양하게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많은 기업이나 기관들도 학점을 중요시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때문에 취업이 당장 급박한 대학의 구조적 상황에서 사회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는 학생에게나 교수에게나 학점을 잘 주고 잘 받는 것이 점점 중요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소위 ‘학점 인플레이션’이 성행하다보니, 우리 대학을 비롯하여 많은 대학들이 A, B학점 비율의 상한선을 제시해놓고 있다. 그러나 2013년도 졸업생의 성적분포를 분석한 대학알리미의 공시에 의하면 80점(B학점) 이상인 학생이 전체의 91.1%에 이르고 있다. 학점을 잘 받기 위해 학점이 안 좋은 과목을 수강 취소하고 재수강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결국 졸업 시점에 좋은 학점을 유지하는 것이다. 고학년들의 재수강으로 인해 저학년들은 상대적인 피해를 입고, 또한 저학년들도 고학년이 되어 똑같은 과정을 밟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비록 학점 인플레이션이 심해졌다 해도 현실적으로는 앞으로도 학생의 평가와 진로선택 과정에서 학점은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학점의 신뢰성이 결여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다면 바람직한 학점 평가방식은 어떤 모습일까? 학문에 다양한 분야가 있는 만큼 교과목의 성격도 수강생 수, 운영방식, 난이도, 학습 방법 등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하나의 기준을 세우기는 어렵다. 다만 어쩔 수 없이 상대평가가 필요한 과목이 있겠지만, 결국은 절대평가의 장점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 절대평가는 국제적인 평가형태이기도 하며, 학습자의 학업 수준을 에스컬레이터처럼 연속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가장 현실적인 평가방법이기도 하다.

교수자의 입장에서 학습자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그 교과목의 이수 등급을 공정하게 결정하면 되는 것이고, 다른 사람과 줄 세우기를 할 필요가 없다. 학업의 성취보다 경쟁성의 의미가 강한 상대평가보다 순수한 의미에서의 학업의 성취에 따라 좋은 학점을 받는 학생의 수가 적기도 하고 많기도 할 것이다.

학생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교과목을 수강하면서 모든 과목에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하는 절대성은 없다. 이를테면 어떤 한 교과목이 다른 교과목보다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며, 그 과목이 학습자의 미래 행로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한 과목에서 만점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요한 여러 요소 과목들을 적절한 수준 이상으로 학습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고 이것이 선진국의 평가체계가 기초하는 평가의 바탕이다. 교과목 내의 수많은 요소들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활용할 줄 아는가가 더욱 중요하며, 여기서 만점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제는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교과목별로 다양한 평가의 방법과 기준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을 받는 것은 누구나 앞으로의 인생 또는 직업에서 활용할 기반을 닦기 위해서이다. 정작 대학에서 만점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미래에 필요한 ‘인생과 직업의 방향 및 목표 설정’이며, 이것이 결국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해 집중해야 할 가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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