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5회 가대문화상-사진 부문(당선)
제 35회 가대문화상-사진 부문(당선)
  • 양다연(사회,2)
  • 승인 2014.12.09 20:24
  • 호수 2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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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가대문화상-사진 부문/당선

사진 부문 당선 수상소감_양다연(사회,2)

항상 부족하게만 여겨왔던 제 사진이 이런 자리에 서게 되었다는 사실에 아직 어리둥절하고 어색하기만 합니다. 아마 시상식 날 상을 받고 나서야 조금은 제 스스로 “현실이구나.” 싶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사진중앙동아리 S.H.AR.P.의 선배님들, 동기들, 후배들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게 S.H.AR.P.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는 것을 제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S.H.AR.P.는 아직도 필름 사진을 다루는 몇 안 되는 동아리입니다. 물론 디지털을 쓰고 싶다면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필름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동아리의 모습에 많은 분들은 “왜 이런 간편하고 쉬운 디지털이 있는 데 굳이 그런 어려운 방법을 선택하냐”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반대로 몇몇 분들은 알고 계실 겁니다. 그렇게 힘은 힘대로 들고 돈은 더 드는 아날로그의 매력과 소중함을 말이죠. 디지털은 정말 간단하고 편리합니다. 필름처럼 비싸지도 않고 바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보정도 간편합니다.

그에 비해 필름은 비싸고 사진도 현상과 인화 과정을 거치기 전까진 제가 찍은 사진이 어떤 지 알 수 가 없습니다. 또한 조금만 손을 대면 상처가 나서 필름을 못 쓰게 되고 작은 먼지도 인화를 하면 눈에 거슬릴 정도로 크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필름을 말리는 과정을 잘 못하면 물자국이 나서 다시 씻고 말려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동반합니다. 필름의 번거로움을 하나하나 나열하면 나열 할수록 21세기에 아직도 필름을 사용하는 저와 S.H.AR.P.의 일원들이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을 사용하면서 간편함 때문에 자신의 사진의 가치와 소중함을 잊고 계신 건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필름을 쓰면서 사진 하나하나에 고민하고, 발걸음 하나 손짓하나에 마음 졸이면서 필름 한 컷 한 컷에 눈물을 흘리는 저희의 마음을 이해하실 수 있으신가요? 저는 역설적으로 필름의 번거로움과 불편함을 통해 사진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자세를 배우게 되었고 그러한 것들이 쌓여 저에게 이런 기쁜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이러한 사진에 대한 자긍심과 배움을 주신 S.H.AR.P.의 선배님들과 그동안 힘이 되어준 동기들, 이 힘들고 어려운 길을 믿고 따라와 주는 후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암실공포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저를 위해 암실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준 남자친구이자, 동기인 김휘겸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부문 당선 심사평_윤정우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2014년 가대문화상 사진작품의 심사를 진행한 가톨릭대학교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 윤정우입니다. 다양하고 좋은 작품들을 심사하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번 가대문화상 사진부문 당선작은 양다연 학생의 “시선” 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담은 의미는 우리의 삶과 많이 닮아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노인과 아이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 담겨진 의미가 이 작품의 중점적인 감상 포인트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인물의 단순한 눈빛 교환을 담고 있는 듯 비춰질 수도 있는 이 작품은 의상, 포즈, 위치 등의 요소들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합니다. 인생의 끝자락을 마주하고 있는 노인이 길의 윗자락 부분에, 인생을 갓 시작하는 어린소년은 길의 아랫자락 부분에 위치해 마치 노인이 본인의 일생을 회상하는 것 같이 보이기도, 또 우리의 삶이 짧은 길에 비유된 듯 한 생각도 듭니다. 집 앞 계단에 앉아서 담담히 휴식을 취하는 노인과 반바지와 모자를 쓴 캐쥬얼한 복장의 소년이 건물 앞을 나서는 모습은 인생의 단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허름한 뒷골목의 낡은 건물들을 배경으로 한 흑백사진이라 삶에 대한 회상과 우리 삶과의 비유가 더욱 절절히 표현된 듯합니다. 인생의 길이는 마치 길 자락같이 짧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생각하고 보람되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의미 깊은 작품입니다. 당선자에게 축하드리고 내년에도 더 좋은 작품을 기대하면서 심사평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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