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관점에서 고민하는 합리적인 해결방안
융복합 관점에서 고민하는 합리적인 해결방안
  • 방담이 교수(ELP학부대학)
  • 승인 2015.03.20 00:03
  • 호수 2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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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I 강의는 교수들 간의 협력, 학생들 간의 협력을 전제로 개발되고 운영되는 강의 ”

과학의 발달은 인류에게 번영과 편리를 제공하였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사회∙윤리적 문제를 야기하였다. 과거 물리학이 과학의 중심이었던 시기에 과학은 자연에 대한 학문이며,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학문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이 가능하였다. 비슷한 맥락에서 과학은 사실에 대한 학문이며 인문학은 가치에 대한 학문이라는 인식도 가능하였다. 그러나 현대사회에 이르러 생명과학이 과학의 중심이 되면서 이러한 경계는 희미해졌으며, 과학의 발전은 곧 기술의 응용으로 전환되어 인간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 조작, 동물실험의 정당성, 환경오염, 원자력발전, 에너지 고갈, 환경 호르몬, 과학자의 연구 윤리, 간척사업으로 인한 환경파괴,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한 개인정보 누출 등은 과학적 사실과 인문학적 가치를 함께 다루지 않으면 결코 온전하게 이해할 수 없는 쟁점이다. 이러한 쟁점들은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과학지식을 응용하거나 과학의 산물을 이용할 때, 연구∙개발에 인간을 참여시키거나 동물을 이용할 때, 연구∙개발의 결과를 응용함으로써 사회에 영향을 미칠 때 등 다양한 맥에서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과학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사회∙윤리적 쟁점을 SSI(Socioscientific issue)라고 한다.

 

CSI(Cinema-SocioscientificIssue)는 영화를 매개로 하여 SSI를 도입하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학문 융복합 관점에서 고민해 보기 위해 설계된 강의로, 본교의 중핵교양필수강좌이다. SSI에 대한 충분한 이해 및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과학, 기술, 사회, 윤리, 경제 등 각 분야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이 필요한데, SSI의 학문적 다원성 및 복잡성은 교육에 대하여 두 가지 시사점을 갖는다. 첫째는 지식이 어느 정도 축적된 시기인 대학을 비롯한 고등교육 시기에 이르러서야 충분한 수준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학습자에게 과도한 지적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 이다.

 

CSI 강좌에서는 학습자의 개별 지적 부담을 완화하고 집단지성을 최대화하기 위하여 JIG-SAW (직쏘)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먼저 학생들은 과학 분야, 정치∙경제 분야, 윤리 분야로 나뉘어져 전문가 집단 내에서 자료조사와 토의를 한다. 토의가 마무리되면 각 전문가 집단에서 한명씩을 추출하여 새롭게 이질적인 집단을 구성하고, 자신이 포함되었던 전문가 분야의 논의 결과를 새로운 집단 내에서 공유한 후 이를 바탕으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특히 이공계 전공 학생들은 과학 분야, 사회과학 전공 학생들은 정치∙경제분야, 인문학 전공 학생들은 윤리 분야로 전문가 집단을 구성함으로써 각자 분야의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소 복잡해 보이는 이 유형의 협동학습은 학습과제의 분담을 통해서 집단 구성원 간의 상호의존성, 개별 책무성 및 협동심을 향상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강의는 ELP 학부대학 소속의 교수 세 명(문학전공 최선경 교수, 철학전공 현남숙 교수, 과학교육 전공 방담이 교수)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지난 학기에는 팀티칭 방식으로 운영하였다. 과학현상 및 원리, 가치추론 및 갈등 조율을 함께 다루는 융복합 강의에서는 서로 다른 전공 교수자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과학 분야는 현상과 그 원인을 추론하는 사실추구의 측면에서 SSI에 접근하는 반면 인문학 분야는 가치와 갈등에 집중하는 사유추구의 측면에서 접근한다는 인식론적 차이로 인해 SSI를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CSI 강의는 이처럼 교수들 간의 협력, 학생들 간의 협력을 전제로 개발되고 운영되는 강의이다. ‘이미 우리가 축적해 놓은 지식은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이므로 넓게 파려면 여럿이 함께 하여야 한다.’ 는 어느 학자의 말처럼, 함께 파고 있는 중이다. 성실하게 준비하고, 진지하게 논의하고, 감탄할만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우리 가대 학생들에게 무한한 신뢰와 깊은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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