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학생회 문제, 구성원 모두의 절실한 관심이 필요하다.
[사설] 총학생회 문제, 구성원 모두의 절실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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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05 01:07
  • 호수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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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의 총학생회가 전 례 없는 위기에 처해있다. 이 문제는 비록 가톨릭 대학교에 국 한된 것 아니라 한국의 모든 대학들이 겪고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어서 상대적으로 그 심각성이 덜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대학에서 지난 1 년간 공식적인 총학생회가 구성조차 되지 않은 채 파행적으 로 운영되어왔다는 사실을 상 기해 본다면 이 문제는 여간 심각한 현안이 아닐 수 없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학교 당 국에 전달할 대표기구가 없다 는 것은 학생들 스스로 자신들 의 권리를 포기한 형국이나 다 름이 없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이 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 스스로에게 돌아간다. 대학의 총학생회가 이런 위기에 처해 있는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 관심의 부재 때 문이다. 회장을 비롯한 간부 후 보 출마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 의 숫자가 해가 갈수록 점점 줄 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설사 어 렵게 후보가 나왔다 하더라도 50%도 안 되는 현저하게 낮은 투표율이 매번 학생회 구성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 이다.

총학생회가 학생들로부터 외면 받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반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과연 그것이 그들의 기대에 부응할 만큼 그동안 총학생회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왔는가라는 의문이 좀처럼 가셔지지 않는 것 같다. ‘간식 총학’혹은 ‘간식 학생회’와 같은 자조적인 표현이 이를 잘 뒷받침해 준다고 볼 수 있다.

예비 후보의 입장에서 본다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학생회일에 굳이 나서서 학우들로부 터 좋은 소리는커녕 그야말로 욕이나 얻어먹는 자리가 뻔하다면 애써 나올 이유가 없음은 자명해보인다.

또한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 는 취업을 둘러싼 교내∙외 상 황이 학생들의 무관심을 부채 질하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로 꼽힐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로서는 자신의 미래나 혹은 진로 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학 교 문제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스펙을 쌓아두고 학점을 관리 하는 일이 훨씬 더 안전한 투자 가 될 것이니 말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총학생회는 구성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상황 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총학생회는 어떻게든 구성되어야 하고 그 파행은 정상으로 되돌려져야 하며 그에 대한 무관심은 열띤 참여의 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총학생회의 부재는 단순한 부재 이상의 의 미를 포함한다. 주지하다시피 대학의 인적 구성은 교수와 직 원 그리고 학생으로 이루어진 다.

한 대학의 경쟁력은 대학을 구성하는 이 세 분야가 어떤 역 할을 해나가는가에 달려 있다. 따라서 학생은 단순한 객체라 기보다는 대학을 구성하는 중 요한 주체가 된다. 총학생회는 그 주체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구성원들의 단결을 도모하고 목소리를 전 달하여 대학을 이끌어가야 하 는 핵심 기구에 해당한다. 총학 생회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대학에서 학생들은 단순한 객체로 전락할 것이다.

빈사상태에 허덕이고 있는 총학생회를 살리는 길은 의외로 간단하다. 구성원 모두의 관심이다. 그 길은 총학생회가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일이며 나의 것임을 상기하는 것이다. 내가 속한 공동체에 무관심을 보이는 것은 바로 나 자신에 무관심한 일임을 깨닫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나 자신을 스스로 포기하는 일임을 깨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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