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낸 학생회비는 안녕하십니까
당신이 낸 학생회비는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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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5.25 09:26
  • 호수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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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올해 첫 전체학생 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열렸다. 새내기새로 배움터를 비롯한 작년도 학생회비 사용 내역의 결산 보고와 2016학년도 예산안 인준을 위해 개최된 전학대회는 평소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생활과학대(이하 생활대)학생회에게 수많은 질문 세례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전학대회가 개최되기 전부터 생활대는 익명 커뮤니티 대나무숲에서 수차례 이름이 오르내렸고, 수없이 회자된 사건을 고르자면 포스터 인쇄비로 40만원이라는 거액이 책정된 일을 꼽을 수 있다. 생활대 측의 해명에 따르면, 작년 예산 안을 참고하여 예산안을 작성 하는 중 숫자를 잘못 보았다는 이유로 6만원을 80만원으로 잘못 읽고 그 절반인 40만원으로 예산을 책정했다고 한다. 실수를 할 수는 있지만 다른 비용도 아닌 인쇄비에 80만원이 투자되었을 리는 없다. 한 번만 더 생각했어도 이상한 점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회의를 통해 적절한 금액을 선정하는 것이 마땅하나 무턱대고 그 절반으로 책정한 생활대의 몰지각한 일처리도 문제다. 그리고 학생회 일원들이 서로 예산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건 일처리를 건성으로 했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식 해명이 늦은 것 역시 문제다. 대나무숲은 공식 기구가 아니니 댓글로까지 학생회가 해명할 필요는 없다. 허나 공식 답변을 기다리던 학우들은 자신들이 낸 학생회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의문을 품었고 자신의 단과대학(이하 단대)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이번 생활대 학생회장의 공약은 ‘소통하는 생활과학부’였으나 공약이 이행되었다고 보기 힘들다.

결산 보고에서도 문제가 있던 건 마찬가지다. 가장 이슈가 된 것은 인문과학예능대(이하 인예대)와의 연합엠티에서 택시비로 지출된 5만원과 7만원, 총 12만원의 금액이었다. 인예대 학생회장의 답변에 따르면 선발대가 휴대용 가스버너 약 20개를 가지고 출발했는데, 물품 이송 과정에서의 편의를 위해 택시를 타고 갔으며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 금액이 더 많이 들었던 까닭은, 인예대 학생회장은 콜을 불러 택시를 탔고 금액이 7만 원 이상이 나오더라도 7만원으로 결제하는 것으로 택시 운전기사님과 협의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택시를 타고 이동한 거리는 학교에서부터 을왕리의 펜션까지다. 물품이 많아 힘들었을 것이란 점은 이해하지만 물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참석한 인원이 많다는 것이니 나눠서 들 수도 있고, 학교에서 20번 버스를 타고 이동해 송내역에서 302번 좌석버스로 환승하면 2,350원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 좌석 버스를 탈 때 기사님께 부탁해 짐칸에 물품을 넣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아무리 물품이 많았어도 60km의 거리를 택시를 타고 학생회비를 12만원씩이나 지출하며 이동할 필요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점은 당시 함께한 인예대도 반성해야 한다.

예산안 인준 과정에서도 생활대는 날카로운 지적을 받았다. 생활대 학생회장은 분명히 ‘학생회비가 적게 걷혀 일일 호프 예산에서 데코비 등의 부문을 많이 축소하였다’라고 답변했다. 작년 결산안에서 데코비로 지출된 금액은 4만 5천원이었다. 그러나 생활대 측이 작성한 예산안을 보면 데코비로 15만원이 책정되어 있었다. 세 배가 넘는 금액을 책정 한 것으로 해당 비용을 축소했다는 말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국 올해 예산안 책정도 꼼꼼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비용을 절약하겠다는 말은 일회용적 답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학생회비를 걷는 이유는 무엇인가? 학우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학과 행사를 개최하는 등 학교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이런 목적으로 걷은 돈을 학생회의 이익과 편리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나 예산 및 결산안 작성에 충실치 못한 행동은 횡령 및 배임과 다를 바가 없다. 학생회의 본분은 학우들을 위해 봉사하고 단대를 대표하는 것이다. 허나 SNS나 전학대회에서 보였던 생활대 학생회의 모습은 그 자질에 의구심이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 일을 거울삼아 생활대뿐 아니라 학생회들은 자신의 본분을 돌아보고, 학생회비를 적절하게 사용하며, 일반 학우가 언제든지 사용내역을 열람할 수 있고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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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2016-09-12 09:11:43
302번 학교에서 환승해서 가면 2650원에서 2850원 정도 소모되거든요. 알고들 적으세요. 엉뚱한 내용 적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