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지의 세계, 그 깊은 곳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곳에 여러분의 젊음을 바치십시오.”
[인터뷰] “미지의 세계, 그 깊은 곳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곳에 여러분의 젊음을 바치십시오.”
  • 정희정 기자
  • 승인 2016.11.16 20:12
  • 호수 2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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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_대외협력팀 제공

본보는 8년의 총장 임기를 마무리하고 있는 박영식 총장을 서면으로 인터뷰 했다. 기사에서는 정부 재정지원 사업과 캠퍼스 국제화와 같은 굵직한 학교 사업에 대해 질문했다. 앞으로 본교가 가야할 길, 본보를 읽는 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또한 담았다. 지면 관계상 미처 실지 못한 내용은 인터넷기사(www.cukjournal.co.kr)에서 확인 할 수 있다.

Q. 본교에서 최초로 총장을 연임하셨습니다. 총장으로서 마지막 해를 보내고 계시는데 지난 8년 동안 누구보다 많은 애정을 쏟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A. 돌이켜보면 제가 취임한 이후 대학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은 급변해왔습니다. 어느 때보다 대학에 대한 변화의 요구가 커지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만큼 막중한 책무가 요구되는 자리이기에 더욱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의 다른 말입니다.저는 변화를 강요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능동적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대학이 도약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하고 지난 8년을 우리 대학구성원들과 함께 쉴 틈 없이 뛰어 왔습니다.

 

취임 첫 해인 2009년 약학대학 유치에 나섰을 때 많은 사람들이‘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우리는 치열한 경합을 뚫고 당당히 약학대학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우리도 힘을 합쳐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ACE(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 LINC(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CK(대학 특성화 사업), BK21+, 그리고최근의 CORE(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 등 우리 대학은 주요 교육 재정지원 사업에 연속 선정되며 다른 대학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LINC사업은 인문계열 전공들이 많은 우리 대학에서 선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우리는 오히려‘인문사회계열 중심의 산학협력’이라는 역발상으로 도전하여 보란 듯이 LINC사업유치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인문사회 산학협력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은 대학 체질 개선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있었던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는 최상위 등급인‘A’등급을 획득했습니다. 이제 우리 대학은‘변화를 주도하는 대학’,‘잠재력이 있는 대학’에서 명실상부한‘명문 대학’으로 도약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우리 대학 구성원들의 자신감과 자긍심이 더욱 강해졌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고 또 고맙게 생각합니다. 특히 가대인임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우리 학생들의 당당한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지금도 활발히 진행 중인 정부 재정 지원 사업이 대학 구조조정과 연계되어 대학의 학문적 자율성을 해치고 기초학문을 외면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A. 정부의 다양한 국책사업들은 학생들의 진로, 한국 고등교육의 질적 발전, 대학의 경쟁력 확보 등 국가적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지, 단지 대학의 부족한 재원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 아닙니다. 우리 대학이 수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국책 사업은 이러한 체질 개선과 대학 경쟁력 강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의 자신감과 자긍심이 크게 상승된 것 역시 국책사업을 수행하면서 얻은 가장 큰 성과일 것입니다.

 

저는‘가장 빠른 변화는 바른 변화’라는 말을 사용해 왔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르게 변화하는 것입니다. 그런의미에서 제가 생각해 온 대학 경쟁력은 어느 한쪽을 무시하거나 포기하지 않으면서 다른 역할과 가치 역시 활성화될 수 있는 경쟁력입니다.

 

시대와 사회의 요구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학문을‘기초 학문’으로 개념 정의하며 그것을 고수하는것이 대학의 학문적 자율성은 아닙니다. 수요자가 전혀 없고 사회의 요구가 전무한 학문 분야라면, 그것은 이미 존재 가치를 상실한 죽은 학문 분야인 것입니다. 대학은 사회 발전과 더불어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해야 할 주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 재정 지원 사업이 학문적 자율성을 해칠 수는 없습니다. 우리 대학은 인문사회의 전통을 오랜 기간 지켜 왔습니다. 올해 초 우리 대학은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여 PRIME(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대신 CORE 사업을 선택하여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CORE 사업을 통해 우리 대학은 인문학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학생들에게는 진로와 비전을 열어 줄 수 있는 인문학의 혁신적 변화를 지향해 나갈 것입니다.

 

Q. 총장님께서 초임하신 2009년은 본교 국제화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GEO프로그램 개설, 영어강의확대, 김수환추기경국제관 신축 등 사회의 흐름에 맞춰 본교의 국제화를 위해 사업을 추진하셨습니다. 8년이 흐른 지금, 본교는 얼마나 국제화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A. 제가 총장이 되고 나서 가장 먼저 추진했던 일이 바로 캠퍼스의 국제화입니다. 외국에 우리 학생들이 많이 나가는 것도 좋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면서 동시에 대학을 효과적으로 국제화하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까를 숙고한 끝에 내린 결론이 바로‘인바운드(Inbound) 국제화’입니다.

 

이를 위해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을 국내 캠퍼스로 불러들이는 한편, 한국 학생들이 굳이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어학을 습득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인‘GEO(Global English Outreach)’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습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5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GEO에 참가해 GEO는 우리 대학의 국제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또한 1,100명을 수용하는 김수환추기경국제관을 영어기숙사로 꾸며 기숙사 학생들이 외국 학생들과 함께 어울려 생활하며 24시간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한국 학생들이 외국인 교수 및 유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글로벌 라운지’를 만들어 다양한 국제 문화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의 저명한 인사들을 초청하는‘김수환 추기경 글로벌 리더십 콜로키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학생들 이 국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Q. 또한 2015플랜 중 하나였던 세계화를 위한 국내외 가톨릭계 대학 간 관계망 형성은 얼마나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A. 우리 대학은 그동안 국제화의 일환으로 외국 대학들과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우리 대학은 2009년 초에 14개국에 77개의 협정교를 가지고 있었으나, 2016년 11월 현재 41개국에 221개 대학들과 협정을 맺고 교수, 학생의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의 국제화는 아직 초보 단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 대학의 인바운드 국제화는 최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대학 및 기업들과의 교류 활성화를 통한‘아웃바운드’국제화로 완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학생들 스스로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실행하려는 굳은 의지가 더욱 요구되는 때입니다.

 

국내외 가톨릭계 대학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2009년 창립한 한국가톨릭계대학 총장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아 인성교육 발전을 위해 국내 가톨릭계 대학들과 긴밀하게 협력해왔습니다. 2013년에는 아시아 8개국 44개 대학이 참가한 아시아가톨릭대학연합(ASEACCU) 국제총회를 우리 대학에서 열었습니다. 2011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버나드 원길 리 가톨릭 인본주의 국제포럼’은 국내외 저명한 인사들을 초청하여 가톨릭인본주의에 대해 학생들이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다시 한국가톨릭계대학 총장협의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협력관계를 아시아 가톨릭계대학들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 일본가톨릭계대학연맹과 공동 개최한 ‘제1회 한.일 프란치스코 봉사캠프’는 그러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Q. 아직 마무리 되지 못한 일들, 아쉬운 부분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본교에 남기고 싶은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A. 2018년 상반기로 예정된 2주기 대학 구조개혁평가는 2015년부터 2017년도까지 3개년의 교육성과를 토대로 이루어집니다. 그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철저히 대비해야 하겠습니다. LINC사업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마무리가 되고, 내년에는 포스트 LINC사업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준비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올해 출범한 CORE사업도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대학 구성원 모두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8년을 쉼 없이 뛰어왔고, 또 적지 않은 성과도 이뤄냈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정상에 올라가는 것보다 정상을 지켜 내기가 더 어렵다고 합니다. 오늘의 성과에 안주하고 있기에는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여전히 녹록하지 않습니다. 지금 대학사회는 유례없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학령기 인구의 현격한 감소 현상은 이미 우리에게 다가온 현실입니다. 여태까지 잘 해왔듯 대학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슬기롭게 변화의 파고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 미래를 위한 준비는 곧 ‘상생을 위한 변화’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경제상황, 해마다 가중되는 취업난, 지속적 고용불안 등, 오늘날 대학생 여러분이 마주하는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미래는 변화하는 환경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변화의 파도에 대응하는 사람의 것입니다.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재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재능을 찾아내어 계발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그것을 계발하여 그 분야에서 1등이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 재능을 계발하는 과정에 젊음의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야 합니다. 꿈으로 향하는 길에 자리한 모든 시련을 견딜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바로 여러분의 열정입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에게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젊었을 때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신나게 놀 줄도 알아야합니다. 그와 동시에 틈만 나면 고민하고 질문하고 공부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루고자 하는 명확한 꿈과 희망에 대해서는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쉬고 운동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애써도 되지 않는다며 체념하고 주저앉아서는 안 됩니다. 미지의 세계, 그 깊은 곳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곳에 여러분의 젊음을 바치십시오.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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