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항쟁을 생각하며
5·18 항쟁을 생각하며
  • 박영주(국제학부·3)
  • 승인 2009.08.25 20:09
  • 호수 1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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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체통
지난 1980년 5월 18일,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광주에서 대학 건물을 장악한 계엄군과 학생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게 되었다. 울분한 학생들은 ‘계엄 철폐’와 ‘휴교령 철폐’를 외치며 군부독재에 맞서는 대대적인 민주화운동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의 정부는 광주에 북한 무장간첩이 침투했으며 이를 소탕하기 위해서 벌어진 무력충돌이라고 했지만, 실상은 정권유지를 위한 무자비한 폭력진압일 뿐이었다. 민주화 항쟁이 촉발된 이때부터 광주는 민주주의의 고장처럼 여겨졌다.
5월 18일이 되돌아온 지금, 나는 민주화운동을 보는 사회의 시각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든다. 대학생인 우리는 소위 ‘진보’라고 불리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아래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5∙18민주화운동의 정당성과 정권 유지를 위한 군부정권의 독재에 대해 배웠다. 이런 우리는 군부독재 아래에서 교육받아 5∙18민주화운동을 ‘빨갱이의 반란’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을 정신 나간 사람쯤으로 종종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광주 폭력진압을 정당한 것으로 교육받았던 전두환 정권 당시의 사람들이 그 사건을‘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  반대편의 주장을 알기도 힘들고, 순수한 ‘사실’을 아는 것조차 힘들었던 시대에는 비판적 의식을 갖는다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독재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다는 것은 그 만큼 사람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컸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지만 생각해보자. 지금의 우리도 결국 충분한‘사실’을 전달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같은 사안이라도언론사마다 다른 보도 행태나, 반대편의 의견에는 무조건 반기를 들고 있지는 않은가? 자신의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디에선가 들은 것을 바탕으로 이미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사안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5∙18이 우리에게 준 의미를 돌아보며, 아직도 내가 비판적인 의견을 내려하지 않고 세상에 떠도는 얘기들과 진실이 아닐 수도 있는 것들을 그대로 믿어버리는 경향이 적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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