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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겨울왕국' 이후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구축하자
[297호] 2017년 03월 15일 (수) 23:16:33 가톨릭대학보 .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였다. “국가기관의 존립근거는 헌법이며, 국민은 그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이라는 사실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이끌어낸 명예혁명이기에 그동안 광장에 모여 촛불을 밝혔던 시민들의 위대함이 확인 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살아있으며, 이후 한 단계 성숙해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대한민국과 결혼하였다던 박근혜 씨가 집권했던 시기 대한민국은 ‘겨울왕국’이란 상징으로 집약할 수 있다. 단지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다는 이유로 일개 민간인인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할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해 국가기관은 사익추구의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비선 실세의 횡행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박근혜 씨는 이를 부인하였으며, 오히려 의혹제기에 대해 격렬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또한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검찰과 특검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압수수색도 거부했다.”

 시민들의 합리적인 항의와 비판에 오기를 앞세워 변명과 꼼수로 일관하던 박근혜 씨의 상황 인식은 탄핵 이후에도 변화가 없는 듯하다. 12일 밤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여“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라는 입장을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발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후 과격시위를 전개하고 있는 이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효과를 불러일으킬따름이다. 여기 어디에도 대한민국에 대한 고민은 들어있지 않다. 자신의 왕국을 수호하기 위해 반목과 대립을 조장하려는 오기와 파렴치만이 도드라져 확인된다.

 상황이 이러하니 낡은 체제의 청산을 요구 했던 촛불정신이 탄핵 이후 어떻게 구현되는 가는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 임기중 적폐 청산을 공언한 박근혜 씨를 적폐 청산의 계기로 삼고, 박근혜 정권 하에서 분명하게 드러난 비정상적인 행태를 바로 잡음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비정상화의 정상화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시민들은 검찰이 어떻게 국정농단의 방어막으로 기능하는지, 국가정보원은 어떤 식으로 정치 개입을 일삼는지 알게 되었다. 정권의 나팔수로써 공영방송이 어디까지 천박해질 수 있는가도 여실히 확인하였다. 또한 재벌이 부패한 권력과 어떻게 공모하고 있으며, 관제데모의 후원자로 역할하고 있는가도 밝혀졌다. 그러니 권력기관 개혁, 공영방송개혁, 재벌 개혁 등 우리 앞에는 쌓인 많은 과제를 우리는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 뿐인가. 집권 세력이 재벌과 공모하느라 손을 놓고 있었던 경제민주화를 추진함으로써 심각한 빈부격차를 해소해야 하며, 복지제도 또한 개선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국제사회의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시킨 외교력 또한 복원해야 하며, 사드 배치ㆍ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등도 새로운 판에서 다시 논의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민의 의사가 가능한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개편하여야 한다. 이번 명예혁명을 이끌어내었던 주체는 자발적으로 광장에 모인 시 민이었다. 촛불이 모여 목소리를 내기까지 야당은 좌고우면하며 무기력하게 미적거리지 않았던가. 선거제도의 개편의 중요성은 이 지점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광장의 시민들은 바람 불어 촛불이 꺼지기를 바랐던 세력에 맞서 겨울왕국의 싸늘한 얼음장을 녹여냈다. 그 과정에 “어둠이 빛을 이길수없다.”라는외침이널리퍼졌다.『 성경』「요한복음」1장 5절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지금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유가족농성장 위로 나부끼고 있는 현수막 문구이기도 하다. 이후 우리가 나아갈 바는 이러한 정신에 근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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