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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성 사업을 넘어선 지속가능한 체계로 안착되어야
코어사업, 인문역량 강화인가 인문학의 수단화인가
[298호] 2017년 03월 29일 (수) 06:42:29 정희정 기자 gmlwjd0331@catholic.ac.kr
   
▲ 일러스트_정지은 기자

 인문학이 위기라고 한다. 학문의 위기를 과연‘취업률 저조’로부터 도출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하지만‘학문후속세대’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순수 인문학만을 고집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든 것은 사실이다. 인문계열 학생들의 취업난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교육부에서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이하 코어사업)을 추진했다. 이제 사업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본교에서 진행된 사업 현황을 짚어보고, 남은 2년의 계획을 묻고자 코어사업단장 이창봉(영미언어문화)교수와 지난 15일(수)에 인터뷰를 진행했다. - 편집자주

 지난해 3월 본교는 코어사업에 선정이 되었고 6월에 정식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교육부에서 약속한 1년 치 사업비용인 25억 원(3년 간 75억)은 7월이 되어서야 받을 수 있었다. 사업 운영의 핵심은 예산이다. 예산을 하반기에 받았으니, 1년차는 실제로 반 년 동안의 활동이 된다. 1, 2년차 동안의 실적으로 3년차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으나 1년차는 비교적 미흡할 수밖에 없다. 사업 자금을 늦게 수령 받아서 생긴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사업관리> 원칙에 따라 1차년도 사업비의 30%범위 내에서 이월한다 해도 20억 가량의 예산을 반년 동안에 사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11월 중 연달아 시행된 비교과 활동들

 실제로 지난 2016학년도 2학기 11월 이후, 비교과 해외 활동들이 연달아 발표됐다. 문제는 몇 활동의 지원자 모집공고와 출발일 사이 간격이 한 달이 채되지 않는 점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인문경영 이노베이션 프로그램’1월 20일 모집공고, 2월 10일 출발(20일 간격) ▲‘국제학술대회’참가(카자스흐탄 국립대학교∙한국외국어대학교 공동주최) 11월 30일 모집공고, 12월 20일 출발(20일 간격) ▲‘베이징 로드’11월 7일 모집공고, 12월 19일 수업시작(47일 간격) ▲‘2016학년도 동계 계절학기 개설과목 해외 현장 수업’(동아시아 문명과 한국 전통 문화, 스토리텔링 구성 연습) 11월 10일 모집공고, 12월 19일 수업시작(40일 간격).

 카자흐스탄 국립대학교로 학술답사를 다녀 온 전보경(국어국문∙4) 학생은“공고 기간이 너무 짧아서 카자흐스탄이라는 국가와 학술답사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본 후 지원할 수 없었다. 신청을 한 후에도 해당 학술답사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이며, 20일동안 우리가 준비해갈 것은 무엇이 있는지도 명확하게 알 수 없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에 여쭤 봐도 두루뭉술한 답변만 돌아와 제대로 준비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쉽다. 막상 카자흐스탄에 가서는 학술답사를 통해 한국어 교육의 현태와 문제점, 이에 대한 대책을 상세하게 들어볼 수 있어 유익했다. 그러나 간담회의 경우에는 학술답사를 떠나기 전에 미리 카자흐스탄 친구들에게 한국을 소개하거나 알려줄 수 있는 활동을 준비해갈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평을 남겼다.

사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태도

 이창봉 단장은 지난 1년 차를 돌아보며 학생들의 행동양식 두 가지를 비판하고 있다. 첫째로 “이벤트성 사업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해외로 나가는 사업에 더 관심이 가기 마련이지만 인문학 증진을 위한 학술대회나, 공모전, 연구에는 참여가 저조하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본인 부담이 되는 사업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금전적 혜택만을 누리려는 태도는 옳지 못하며 학생 본인도 조금 부담한다면 활동에 임하는 마음가짐 더 진중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지난 학기에는 급하게 사업이 진행된 부분도 있지만, 금년에는 미리 공지, 홍보하여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 준비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사업의 구조적 문제

 코어사업의 경우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인문대를 중심으로 교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본교 인문계열 학과 교수 임용은 미 미했다. 교수진의 고령화에 따른 문제는 사업운영 뿐아니라 학내 크고 작은 영향들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연구와 교육이 주 업인 교수진들이 사 업을 구상해야 하는 상황은 부조화다.

 GH∙GS 전공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이 상황을 바라보는 김희준(철학∙4) 학생은“개인적으로 본과가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나쁘게만 보지 않는다. 교수님들이 원하지 않는 주제나 교수법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하고 수치화된 성과를 정부에 보고해서 만족시켜야 하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또한 이주선(국어국문∙4) 학생은“국책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학생입장에서, 지원금에 교수채용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변화가 체감될 만큼 채용이 되지않은 채로 계속 사업이 진행되어서 의외였다.”고 말했다.

코어사업, 언제까지 유효할까

 이 단장의 말에 따르면 대학 당국은 3차년도 사업이후 신설된 과를 5년 동안 유지할 의무가 다. 그 5년 동안의 자금은 교비에서 충당해야 한다. 이에 이 단장은 “정부에서 지원 받는 예산은 사업초기자금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은 사업을 정비해서 정착시키는 시기이다. 물론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서 예산이 많이 드는 활동들은 지금만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내에도 질 높은 활동들이 있으며 교수님들과 열심히 성과를 내서 다른 사업으로 지원을 받는 방향으로 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코어사업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만난 익명의 학생은 “언제부터 대학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또 학생들의 취업 전관문이 되었는지 자조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취업을 원하고 또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학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임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사업이 취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대학의본래 의미가 흐려지거나 융복합이 ‘주’가 되고 기초학문이 응용을 위한 ‘종’이 될까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예견하며 2023년까지대학정원을 39만 8157명까지 감축하도록 했다(2017년 현재 52만7천734명으로 1~3주기에 걸쳐 16만 명감축). 본교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A등급을 받기 위해 많은 변화들을 겪어야 했다. 국책사업 유치도 같은 맥락이다.

 2월 27일자 발행된 교수신문 인터뷰에서 원종철총장은 “국가가 사립대학에 대해서 자율성을 보장하고, 스스로가 노력해서 좋은 대학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사회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해서 스스로의 힘으로 학교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 대학이 4차 산업혁명과 첨단산업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본교는‘교양 교육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10년, 20년 뒤의 우리 대학은 과연 어떤 길로 가고 있을 것인지, 학내 구성원들의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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