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단대 학생 약대열람실 사용가능, 출입은 불가
타단대 학생 약대열람실 사용가능, 출입은 불가
  • 강지은 기자, 마민규 수습기자, 방선우 수습기자
  • 승인 2017.04.11 18:27
  • 호수 2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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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합의 없이는 해결불가
▲ 정진석추기경약학관(NP) 전경
 오는 20일(목)부터 26일(수)까지 2017학년도 1학기 중간고사가 진행된다. 시험 준비 기간이 되면 많은 학생이 열람실로 몰려든다. 이로 인해 열람실 자리 부족은 물론, 사석화와 대리 발권과 같은 행위도 많이 일어난다. 학생들에게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2016학년도 2학기 기말고사 기간에 벌어졌던 정진석추기경약학관(NP) 열람실(이하 약대 열람실)에 대한 논쟁이 단적인 예가 된다. 치열하게 논쟁이 진행되었지만 아직 해결된 사항은 미미하다. 곧 돌아오는 중간고사 기간에도 이 논쟁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어떤 논란이 있었는지, 얼마나 해결되었는지 짚어본다.

 약대 열람실 공용 여부를 다룬 전학대회

 작년 2학기 기말고사를 한 주 앞둔 12월 8일 제6차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 도서관자치위원회(이하 도자위) 인준 부분에서 약대 열람실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논의의 중점은 ‘약대 열람실이 공용인지 아닌지’에 관한 것이었다. 전 도자위원장 김대윤(법∙졸) 씨는“대학본부 측에 문의해 보니 약대 열람실은 타 단과대 학생들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14학번 기준으로 출입 여부가 결정되며, 14학번 이전의 학생증은 학생지원팀에서 인코딩을 받으면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 약학과 학생회장 박민지(약학∙5) 학생은“약대 열람실이 평상시에 누구나 사용 가능한 열람실이라면 왜 본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는 임시열람실로 지정되어 특정일만 사용 가능하다고 올라온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전 총학생회장 선봉조(미디어공학∙졸)씨는“학생들의 문제 제기로 학교 측에 공식적으로 문의한 결과, 약대 열람실의 경우에는 모든 학생이 이용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임시열람실로 공지된 상황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문의해 보겠다.”고 답하며 사건은 확실하게 종결되지 않았다.

 약대 열람실은 전임 총장의 공약?

 약대 열람실에 관한 논쟁은 전학대회뿐만 아니라 온라인인 페이스북‘가톨릭대 대나무숲’페이지(이하 대숲)에서도 진행되었다. 지난해 12월 10일 대숲에 한 약대생이 중앙도서관을 이용하려다 입구의 관리자에게 타단대 학생들의 민원을 이유로 출입제재를 당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43596번째 제보). 이 게시글을 시작으로 약대 열람실 사용에 대한 약대생들과 타단과대 학생들의 게시글과 댓글이 달리면서 논쟁이 이어졌다.

 약대생들은 “박영식 전 총장 재임 시절, 약학대를 유치할 당시 공약으로 약대 열람실을 내걸었다. 하지만 시험 기간에 약대 열람실의 수용 좌석이 부족하여 중앙도서관을 이용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타단대 학생들은“중앙도서관 자리도 만석이다.”,“약대생들이 약대 열람실과 중앙도서관 둘 다 사용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라는 댓글을 달았다. 약대생들은“약대 열람실도 수용 좌석이 부족한데 그러면 약대생들은 어디서 공부하느냐?”면서 같은 교정에 다니는데, 시설 이용에 제한을 두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자 타단대 학생들은 “그러면 약대 열람실을 모두가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이 외에도“학교시설에 대한 문제는 학교가 지원하고 해결해야 하는 부분인데 같은 학교 학생들끼리 왜 싸워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본보가 약학대 교학팀(이하 교학팀)에 취재한 결과 약대 열람실은 본교 모든 학생이 사용할 수 있는 공용임이 밝혀졌다. 평일 밤 10시 전에는 약학관을 개방하 기 때문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이후이다. 평일 밤 10시 이후와 주말에는 약학관 내 고가의 실험기기 보호와 기술 유출 방지를 목적으로 출입 을 통제하고있다.

 사용 가능하지만 출입 불가하다

 본교 건물은 학생증 인코딩을 받으면 출입 가능하다. 하지만 약학관의 경우에는 인코딩 이후에도 출입이 불가하다. 원하는 학생이 전공 사무실을 통해 시설관재팀에 공문으로 요청해야 한다. 시설관재팀은 “약학관 출입통제를 하면서 열람실과 화장실 등 학생 모두를 위한 복지 공간의 접근이 제한된다는 점은 공감한다. 하지만 복지와 동시에 중요한 부분이 본교 자산의 안전과 실험기술 유출 방지를 통한 기술 개발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실험실 사용 목적 외에는 일반 학생들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시설관재팀은 “실험실 사용 외 다른 이유로 야간, 주말에 약학관을 출입할 수 있도록 하기는 어렵다. 변경 계획은 없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약대생의 경우, 약학대 교학팀은 매년 약대생들의 명단을 시설관재팀에 보내고 있다. 현재 약대생들은 야간, 주말에 실험실 출입 외 목적으로 약학관을 들어갈 수 있지만 타단대 학생들은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의사소통이 간절한 현 상황

 지금까지 약대 열람실 문제는 적극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며 언제 끝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약대 교학팀은“약대 열람실의 권한은 현재 교학팀에 있지만 도자위와 합의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직 정해진 사항이 없다.”고 전했고, 시설관재팀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실험실 출입 목적 외에는 공문을 받아줄 수 없다.”고 말했다. 도자위는“최종적으로 약대 열람실을 중앙도서관으로 권한을 이전하기 원한다. 교학팀 직원들은 교직원이라 할지라도 특정 단과대 소속이지만 중앙도서관은 어느 단과대에도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특정 학과의 편을 들 일이 없다.”라고 전했다.

 약대 소속 제보자의 말에 따르면, 약대 열람실은 본교가 약대를 유치할 때 다른 대학들과 유치 경쟁을 하면서 내건 공약 중 하나이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약 대 열람실 사용을 약속받고 들어온 약대생들이 약대열람실을 지키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타단대 학생들은 시설 사용에 있어 약대생들과의 차별을 느끼 고 있다. 익명의 한 학생은“본교 학생 중 약대생과의 차별을 느끼지 않는 학생은 드물 것 같다. 장학금, 약대 열람실과 같은 혜택이나 약학관 건물만 봐도 약대 생과 타단대 학생의 지원 차이가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본교 학생들이 차별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본교 학생들 간 감정싸 움이 벌어진 것일까?

 약대 열람실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은 학교 행정에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약대 열람실 논란에는 많은 부서와 기관이 얽혀있어 의사소통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이유로 해결을 늦추면 같은 교정 안에서 약대생들과 타단대 학생들의 감정싸움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약대열람실에 고가의 실험기기와 약품들이 있으므로 보안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이해하지만 학교시설 사용에 있어서 학생들 저마다 느끼는 차별은 신속히 조치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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