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브리핑] 대학의 미래를 대비하는 학보의 자세
[편집국장 브리핑] 대학의 미래를 대비하는 학보의 자세
  • 정희정 기자
  • 승인 2017.05.18 02:18
  • 호수 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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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대학의 의미와 대학 입학의 이유는 변질되었다. 더이상 지식을 위한 공간이라고만 보기 어렵다. 암묵적으로 혹은 노골적으로 대학의 제 1순위는 취업이 되어 버렸다. 학생 주체들도 당장 내일이 막막하고 졸업후 미래가 두렵다. 그래서 학보가 다루는 기사의주제들에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 대학언론의 위기? 그 전에 대학의 위기를 논해야 한다.

 이번 300호 특집의 큰 주제는 <대학의 미래>이다. ‘우리 대학이 당면한 문제들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고민으로 시작했 다. 가장 먼저 우리 대학의 정체성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가톨릭재단 대학인 본교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이념은 ‘진리∙사랑∙봉사’ 다. 과연 각 항목에서 추구하는 이념을 학생들이 잘 받아들이고 있는지 짚어보았다. 이와 더불어 지금까지의 다양한 국책사업이 본교의 정체성을 훼손하지는 않았는지, 예산수령만을 위한 사업추진은 아니었는지 생각의 단초를 풀어놨다. 또한 분교가 아닌 교정 개념의 본교가 세 교정의 통합과 연대에 있어 아쉬운 실정임을 말하고 싶었다.

 성심교정에 한해 정체성의 한 맥락으로 지역연계에 관한 기사도 준비했다. 성심교정은 지리적으로 부천시에 속해 있다. 그러나 다 방면에서 가능성이 많은 부천이라는 도시에 ‘위치’하고만 있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 봤다. 앞으로 대학의 지역 발전 기여도는 대학 평가에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고, 지역과 대학은 상생할 때에 독자적인 발전 이상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취재 결과 실제로 교내에는 지역과 연계한 우수한 사례들이 많았다. 이제는 그런 사례들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본교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학문 정책, 융∙복합에 고민이 깊다. 일개 학생이자 기자가 감히 우려하는 바를 박일우 교수의 말을 빌려 하고자 한다. “전공교육과정은 어설프게 ‘융합’하는 것이 아니라 ‘심화’해야 한다." 이외에 급속히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맞는 고민들, ‘ 언론의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의 도래’는 전문 기자와 교수의 의견을 통하여 기사화 했다.

 이번 300호 특집이 독자들에게 다른 호보다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경제 논리에서 벗어난 대학언론이 생산해 낸기사는 어떤 목소리보다 더 날카롭고 진솔하다. 그래서 12면에 걸쳐 채워진 학보의 주제는 다소 무겁지만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 앞으로는 이번 호를 계기로 하여 독자들에게 더욱 열린 신문이 되고자 한다. 대학신문 본연의 기능은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지면에 반영하고 함께 고민하는 것이므로.

 끝으로 한나 아렌트의 말로 맺는다. "무관심과냉소는 지성의 표시가 아니라 이해력 결핍의 명백한 징후이다." 앞으로 본보는 독자들의 지성 표출의 공간이 되고자 한다. 독자들과 함께 더욱 진심 어린 기사들로 지면을 채워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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