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일부도 신부님을 만나다
프레드릭 일부도 신부님을 만나다
  • 정희정 기자
  • 승인 2017.05.18 03:45
  • 호수 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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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지난 5일(금) 오후 1시 중국집 남경에서 프레드릭 일부도 신부님과 나눈 대화를 재구성하여 작성했습니다. 한국어로 농담도 건네시는 신부님은 인터뷰 내내 행복을 나눠 주셨습니다. 유쾌하고 따뜻한 신부님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프레드릭 일부도 신부입니다. 이번 학기 개강미사 때 원종철 총장님께서 저를 소개해 주셔서 이제 학생들이 저를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인기가 많아져서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부르키나파소라는 나라를 모르는 분도 많아요. 다행히 ‘가나초코렛’이 유명해서 가나 옆에 있는 나라라고 설명하면 아시지만요. 많은 분들이 제가 아프리카에서 온 신부라서 어려워하시는 것 같기도 해요. 먼저 인사하기가 조금 부끄러운데 저를 보고 인사해 주시면 정말 반가워요.

 제가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주교님께서 한국으로 파송하셨기 때문이에요. 그 뜻에 순종해 한국에 온지 벌써 2년이 거의 다 되어 가네요. 지금은 대학원에서 교회법을 공부하고 있어요. 제일 어려운 점은 물론 한국어에요. 한국어는 제가 사용하는 언어와 너무나 달라서 습득하기가 어려워요. 왜 이렇게 어렵게 만들었나요? 하지만 저에게 한국어가 어렵듯이 한국 사람들도 다른 나라권의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요.

 한국어가 어렵다보니 공부하는 시간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아요. 저는 기숙사 게스트하우스에서 사는데요, 푹신한 침대가 책상 바로 옆에 있어서 눕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그래서 유혹을 이기기 위해 도서관에 가서 공부해요. 옆에 있는 친구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더 열심히 하게 되거든요. 한국 친구들은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해요. 학교의 분위기는 공부하기 딱 좋아요. 하지만 시험이 끝난 요즘 도서관이 텅텅 비었어요 (^^).

 한국의 대학은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이에요. 아프리카에서는 고등교육을 받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돈만 넉넉히 있다면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참 부러워요.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단답식으로 번호를 고르는 시험 유형을 처음 봤는데 신기했어요. 한국에서는 수능을 보죠? 우리나라는 1주일 동안 하루에 4시간 동안 한 과목 씩 서술형시험을 봐요. 일반 시험에서도 하나의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을 써야 해요. 한국에서는 효율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을 가려내기 위해서 지금의 방법을 선택한 것을 이해하고 지금은 익숙해졌어요.

 한국에서 생활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바로 대통령을 탄핵하고 또 그런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였던 것이에요. 지금 아프리카 청년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국민들이 지도자를 감시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대학원 졸업까지 2년 남았네요. 친구들도 다들 열심히 놀고, 즐겁게 공부하며 지내요. 저는 항상 도서관에 있으니 만나면 우리 인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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