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곤란가대생,“ 저소득층장학제도늘리자”
생계곤란가대생,“ 저소득층장학제도늘리자”
  • 장한새 기자
  • 승인 2017.09.01 22:28
  • 호수 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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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북한이탈주민들, 사회적 약자들이 마음껏 공부할 기회를 부여하여 이들이 누구와도 당당하게 경쟁하고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정의로운 대학 풍토를 만들어 나가겠다.”본교 원종철 총장이 취임식에서 한 말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원 총장의 취임사가 지니는 의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생활비보다 거주비용을 우선 지원받지만 이조차 지원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번 <2017 가톨릭대학생 의식 및 생활 실태조사>에서 자취(기숙사 포함)하는 학생 121명중 33.9%에 달하는 41명이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거주비용을 전혀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41명에게는 대학 생활에 금전적인 어려움이 있으리라 추론할 수 있었다.
 전체 설문 대상 380명 중 63.2%이 자택, 18.2%이 기숙사에 거주하며, 13.4%은 자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숙사(방학 1달 기준, 2인실 31만 2,000원, 3인실 26만 5,000원, 4인실 21만 2,500원)에 거주하는 학생을 제외한 자취생들은 평균 40만 7천 원의 월세를 지불한다. 2016년 12월 기준 부동산 O2O 플랫폼‘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주요 대학가 평균 월세는 37만 원에 보증금 630만 원이고, 경기도는 평균 월세 39만 원에 보증금 874만 원, 인천은 월세 36만 원에 보증금 370만 원, 서울은 월세 49만 원에 보증금 1,450만 원 꼴이다. 월세만 비교해 보면 경인 지역 대학가보다 1만 원에서 4만 원 정도 비싼 수준이고, 서울보다는 9만 원 정도 저렴한 수준인 것이다.
 평균 월세가가 전국 평균과 별 차이가 없으므로 경제적 측면에서의 큰 문제는 얼핏 없어 보일수도 있다. 그러나 부모나 후원자의 지원 없이 자력으로 주거비는 물론 생활비까지 감당해야 하는 학생의 경우는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취하는 학생들이 자택에 거주하는 학생들보다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면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자취생들의 생활비는 평균 50만 원 정도이다. 평균 월세 40만 원을 더하면 한 달에 90만 원 정도 들어간다. <거주형태*생활비 교차분석표>의 ‘자취, 생활비 중 %’를 보면 자택에 거주하는 학생은 생활비 기준이 올라갈수록 ‘생활비중%’가 줄어들고, 자취생 비율은 생활비 기준이 올라갈수록‘생활비 중%’가 늘어나다가 60만 원 이상부터 소폭 감소한다. 자취생들이 90만원 정도의 비용을 마련하려면 2017년 최저임금 6,470원 기준(주휴수당, 추가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제외)으로 일주일에 30시간 이상의 노동을해야만 한다. 그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각종 수당 역시 70%~80%는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경험자 258명 중 73.3%에 해당하는 189명은‘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답했고, 3.1%에 해당하는 8명은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답했다. 동시에 2개 이상의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도 38.2%에 달할 정도로 본교 학생들은 아르바이트에 시달리고 있다.
 1주일에 30시간 이상 노동하려면 주말에 20시간을 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평일에 10시간 이상 노동에 매달려야만 한다.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지원을 전혀 받지 않는 학생이 33.9%에 달하니 학교 다니면서 학점 관리하고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하는 학생들은 결코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장학금’으로 이러한 현실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사실상 장학금 한, 두 개 가지고는 한 학기 등록금조차 감당하기 힘들다.
 이러한 현실을 학생들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최근 고려대학교가 시행하며 대두된‘성적 장학금 축소, 저소득층 지원 장학금 확대 정책’에 대한 설문에 본교 학생들은 ‘매우 찬성’17.5%(66명), ‘약간 찬성’44.3%(167명), ‘약간 반대’ 23.9%(90명 ), ‘매우 반대’ 14.2%(54명)로 답했다. 찬성의견이 조금 앞선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원 총장은 지난 6월 27일 CUK-TV에 보도된 ‘북한이탈주민 위한 장학사업’인터뷰에서 “사회적 약자 교육이 가톨릭대의 존재 이유”라 언급하며 “북한이탈주민에게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생활비를 지원하고 집이 멀어 통학하기 힘들면 기숙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원 총장의 인식과 처방은 충분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런데 원 총장이 말하는 사회적 약자 교육의 범위에 우리 학교 극빈층 학생들까지 포함되고, 이에 따라 대책 방안이 마련된다면 그 정당성에 힘이 한결 붙지 않을까. 이번 설문 결과는 이러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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