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의 서재] “장애인이 창피하거나 부끄러운 건 아니야”
[교수의 서재] “장애인이 창피하거나 부끄러운 건 아니야”
  • 장혜성(특수교육) 교수
  • 승인 2017.09.02 02:27
  • 호수 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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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자폐 고등학생 ‘차승훈’군의 일과를 소개한 프로그램을 본 일이 있습니다.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잘 적응하는 모습이었어요. 제 가 강의하는 수업에 도움이 될 거 같아, 그 동영상을 특수교육과 학생들에게 수업 참고자료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을 보면 특히 승훈 학생을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9년간을 옆에서 학교생활을 도와준 학생이 눈에 띱니다. 바로 우리 특수교육 전공의 조민주 졸업생이었어요. 그는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자랑스런 동문이 되고 있었습니다.

 

 이번 여름 방학 중 한 교육지원청이 주최하는‘학교관리자들을 위한 장애인식연수’에 강사로 참여했습니다. 이곳에서 동영상으로만 접했던 두 주인공인 차승 훈 군과 그의 어머니 박미영 씨를 드디어 만나게 되었어요. 그는 ‘승훈 씨’라 불러야 할 정도로 성장해 있었고요. 올해 25세, 직업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이 되었어요. 박미영 씨는 <마음의 속도>라는 책을 한수희 작가와 공동저자로 출간했다 합니다. 승훈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의 일상을 기록한 책이에요.

 

 <마음의 속도> 책 내용 중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내용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나 장애인 맞아요?”
 “응, 너 장애인 맞아.”
 “그러나 장애인이 창피하거나 부끄러운 건 아니야.”
 -승훈이 어렸을 적 어머니와 나눈 대화

 

 “주위사람들에게 아들의 장애를 숨기려 하지 않았다. 승훈이가 자신에 대해서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 실제로 그렇게 할 때 승훈이를 더 잘 이해하고 적절하게 도와주는 경험을 하였습니다다.”
 -승훈의 어머니가 기술한 내용 중

 

 현재 박미영 씨는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어린 장애자녀를 둔 부모님들을 상담해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 동안 아들을 양육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한 일이라 합니다. 독자 여러분, 승훈에 대해서 더 알기 원한다면 학교 중앙 도서관에 가 책으로 만나보길 권합니다. 승훈의 어머니, 박미영 씨가 책에 쓰신 내용 중 좋은 구절을 담으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장애인 아들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한 훈련이나 학습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스스로 지하철, 버스 타는 법, 가게에 가서 식재료 사는 법, 음식 만드는 법을 지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들에게 요리라는 것은 만드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정이 끝난 후에 그 결과를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는 것이고 도움을 받고 돌봄만 받던 승훈이가 요리라는 사소하고도 특별한 행위를 통해 남들에게 베푸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타인들과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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