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리]총학 마련을 위해 넘어서야 할 것
[가토리]총학 마련을 위해 넘어서야 할 것
  • 김동한 기자
  • 승인 2017.09.13 23:05
  • 호수 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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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총학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상황이다. 303호에 실린 기사들을 보면 그렇다. 그러나 학생들은 총학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투표하지 않는다. <가톨릭대학생 의식 및 생활 실태조사>에서 나온 것처럼 후보자들의 학생회 이력과 진부한 공약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더 근본적으로 접근해보면, 학생들이 투표하지 않는 것을 위의 이유라고만 할 수 있을지 의문도 든다.  잠시 2017년도 본 선거를 떠올려보자. 당시 출마한 총학 후보자와 부총학 후보자는 학생회 이력이 전무했다. 공약도 이전 학생회 출신 후보자들과 다르게 다소 이상적이며 진부하지 않았다. 1번 공약이‘등록금 문제 해결’인 것과 2016년도 마주보기 총학의 1번 공약이‘셔틀버스 교내진입’인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도 본 선거는 근 5년간 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지난 2016년도 본 선거의 투표율에 비해 13퍼센트나 낮다. 하지만 이 선거에서는 이러한 점 말고도 눈여겨 볼 사건이 있다. 바로 부총학 후보의 당적 논란이다.

 사건은 부총학 후보가 자신의 당적을 선거 홍보물에 게재하지 않은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이 사실은 페이스북 페이지 가톨릭대학교 대나무숲을 통해 퍼졌다. 당적 미게재를 비판하는 학생들은“후보자가 당선되면 민중연합당의 지령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본교가 민중연합당 지부가 될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로 인해 당시 몇몇 학생들은 속았다고 표현했으며, 잘못 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학생들이 당적이 있는 후보자를 마땅치 않아 하는 것이다. 급기야 후보자들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게재하지 않은 점과 민중연합당을 곧 탈퇴할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하였지만 역부족이었으며, 이는 선거에 치명타였다.  이러한 두 상황을 분석해본다면, 학생회 이력과 당적 논란은‘정치 불신’이라는 코드에서 맞닿는다. 길거리에 행인보다 국회의원이 더 불신지수가 높은 한국 사회인지라 그런 탓인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은 학생회나 당적 이력이 있으면 일단 거리감을 둔다. 여기에 진부한 공약과 기존 총학이 보여줬던 실망감이 더해지면 정치 불신이 고착화된다. 후에 고착화는 정치냉소주의까지 이어지게 된다.

 지금 학생과 학교 사이에는 벽이 세워지고 있다. 오해와 불신이 이 벽의 주재료다. 그런데 이같은 벽이 학생과 학생회 사이에는 오래 전부터 세워진 모양이다. 대학이 취업을 위한 학점을 따는 곳으로 전락하여 대학 내 학생 활동이 줄어든 탓이 크다. 또한 학생들이 교내가 아닌 대외협력 활동들에 치중하는 것도 한 몫 한다. 여기에 정치냉소주의까지 더해져 벽이 점점 견고해지는 것이다.

 비단 학생 차원에서만 총학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취재해보면 학교 행정팀 관계자들도 매번 총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굵직한 사안인 등록금심의위원회부터 상대적으로 사소해 보이는 외등 소등까지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한다. 하지만 총학이 없어 학생들의 목소리는 구심력이 작용하지 않아 모아지지 않고 원심력으로 인해 흩어지기만 할 뿐이다.

 내년은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가 있는 해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본교도 올해 안에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대학구조개혁평가가 학령인구감소에 따른 대책임을 감안하면, 구조조정·학과 통폐합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총학이 꽤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하지만 만약 11월 본 선거에서도 총학이 나오질 않는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물론 학생들에게 실망감만 주는 총학은 당선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학생들도 학생회 이력, 당적 이력만 가지고 판단하는 비합리적인 소신은 자제해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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