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 속에도 죽지 않는 부성애
종말 속에도 죽지 않는 부성애
  • 김영재 (영어영문.3)
  • 승인 2010.05.03 16:04
  • 호수 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도서명 : <로드>
- 저자 : 코빈 맥카시
- 출판사 : 문학동네
- 도서관코드 : 813.5 M4781r정

『로드』는 잿더미와 잿빛으로 뒤덮여 버린 폐허가 된 세상 속에서 생존해가는 한 남자와 그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떤 대재앙이 세상을 묵시록 이후의 세계로 만들었는지 작가는 명시해주지 않는다. 다만 폐허가 된 현실 속에서 희망을 쫓아 길을 나아가는 남자와 그의 아들이 있을 뿐이다. 살점이 떨어질 듯한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그에 반추되는 재앙 이전의 평화로웠던 삶에 대한 추억들. 이런 잔인한 현실을 작가는 담담하게 서술해 나간다.
실제로 작가인 코맥 맥카시는 늦둥이 아들과의 여행 중에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아들이 잠들고 홀로 산책을 하던 중에 50년 100년 후, 온 세상이 불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모습을 상상했고 자신의 아들을 생각했다고 한다. 이런 애틋한 부성은 소설 속에서도 중심 소재가 된다. 폐허가 된 세상에서 남자가 살아가는 이유는 오직 아들 때문이다. 남자는 아들을 불을 옮기는 사람, 세상의 마지막 희망, 천사라고 생각한다. 배고픔을 위해 인간을 사냥하고 갓난 아이 마저 잡아먹는‘나쁜 사람’들과 달리, 아들은 마음속에 휴머니즘을 간직한다. 가엾고 불쌍한 사람을 향해 손을 뻗는 소년의 인간애는 종말이라는 절망 적인 상황 속에서 타오르는 한줄기 빛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이 주는 여운과 감동을 느끼며 책을 덮은 뒤,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지 그리고 종말의 세상이 아닌 현재를 살고 있는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