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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연대기 (1. 공약분석: 비현실적 공약 답습은 지양해야)
[307호] 2018년 04월 27일 (금) 18:19:58 김신규 기자 stormhawks@catholic.ac.kr

연대기란 주요한 역사 사건을 시간 순서에 따라 기록한 것이다. 1997년부터 2018년까지 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이하 총학) 구성 여부에 비추면, 총학이 없는 현재는 ‘암흑기’라 할 수 있다. 헌데 몇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총학 암흑기가 이전에도 있지 않았을까, 지금까지 선거에 출마한 사람은 얼마나 되며, 이들이 유권자의 구미를 당기기 위해 선보인 공약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과연 당선됐을 때 공약 이행률은 어느 정도나 되었을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체 구조 분석이 필요했다. 이에, 본보가 매해 펼쳐진 총학 선거를 전반기(1997~2003)와 후반기(2006~2018)로 나눠 비교 분석했다. 준비한 꼭지는 △총학 연대기Ⅰ 공약 분석 △총학 연대기Ⅱ 이모저모 △총학생회장을 만나다 -제 23대 총학생회장 김경용이다.

전반기 키워드: 복지, 학원민주화, 세 교정 연대
1995년, 성심여자대학교가 가톨릭대학교로 바뀐 후 남녀공학 전환 등 학교 운영체제 변동이 있었다. 그러면서 재학생들은 혼란을 겪었고, 실질적 구심점인 총학이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도 대두되었다. 바로 학생복지, 학원민주화, 세 교정 연대였다. 복지 향상의 필요성은 통합 이후 각종 시설 문제가 생기면서 제기됐다. 특히 사물함 노후화, 남자 화장실 부족 등이 큰 화두였다. 등록금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통합 이후 본교가 1998년부터 4년 연속 등록금을 인상한 것에 대해 “등록금 인상, 투쟁으로 해결하자”는 학생들 의견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성심교정을 중심으로, 세 교정 연대 필요성도 부각됐다. 이는 “혼란기 속 각 교정이 한데 뭉쳐야 한다”는 학생 의식에서 나왔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본보의 2000년도 ‘다음 총학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 설문조사(세 교정 각 학부·학과 4% 표본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문결과는 △학생복지 개선(40.8%) △학원민주화(34.2%) △세 교정 통합의식 확보(18.4%, 기타 6.6%)로 집계됐다. 이는 학생들이 당시 총학에게 원했던 바를 통계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당시 공약들 역시 이 세 가지 주제에 집중했다. 학생복지 개선과 학원민주화 공약은 전반기 공약 소재로 빠지지 않았다. 세 교정 연대 공약도 마찬가지다. 부천시와의 연대를 더 중시했던 15대 총학 외에는 모든 후보의 공약으로 선정됐다.


전반기 공약 이행, 총학 자체 추진력이 부족
그러나 반복되는 공약 속에서도 문제해결은 전반적으로 미흡했다. 사물함 노후화 문제는 관련 예산 부족, 허술한 관리 등으로 비판 받았는데, 14대 총학이 학생지원팀과 공동운영 실시로 이를 해결해나갔다. 동시에 보증금 제도 실시를 통해 예산 문제도 해소했다. 하지만 15, 16대 총학의 복지위원회 설치 공약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각 총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복지 문제 해결을 위해 해당 공약을 내세웠지만,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 의결 정족수 미달과 총학 자체 추진력 미흡으로 실패했다.

등록금 투쟁 역시 전반적으로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먼저 총학이 학생 의견을 잘 수렴하지 못한 탓에 교내·외 투쟁 자체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18대 총학의 경우 4년 연속 등록금 인상 확정을 알고 있었는데도, 학교 측에 해당 사실을 항의하지 않았다는 비판 받기도 했다. 대동제·아우름제 공동개최 같은 세 교정 연대 공약도 각 교정마다 학사 일정이 달라서 무산됐다.


두 번 연속 총학 부재(2004, 2005)
2004-2005년 연달아 총학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혼란기가 더 지속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총학이 차례차례 선출되면서 학교 내 상황은 빠르게 안정되었다.

2011년 24대 총학은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제도화했다. 그리고 같은 시기, 본교가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등록금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세 교정 연대는 더 이상 화두로 오르지 않았다. 세 교정 학생들을 한데 모으는 행사가 실패하면서 학생들이 각 교정을 서로 다른 학교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복지 공약에서는 단기적인 문제 개선에 주목했다. 더 이상 장기적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복지위원회 구성에만 초점을 두지 않았다. 각 총학이 해당년도 문제만을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형태로 나아가는 해결 방식이 후반기 복지 공약의 주요 특징이었다.


후반기 키워드: 소통, 시설 복지, 교통 개편
후반기 후보자 및 당선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했던 공약 소재는 바로 ‘소통 개선’이다. 2006년(20대)부터 2014년(27대)까지 총학 선거에 출마했던 모든 후보자가 소통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러한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가장 많이 사용됐던 것이 ‘커뮤니티’였다. 당시에는 이렇다 할 대표 커뮤니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가톨릭대학교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가·좋‧사)’ 정도가 소통의 장이었지만, 학생 참여는 적었다. 그렇기에 총학생회는 주로 커뮤니티 신설을 통해 SNS 활동을 늘려 소통 갈증을 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복지 공약에서 총학은 기존 시설의 신설보다는 보수 및 증축에 주목했다. 빈 강의실을 이용한 학생자치시설 증설, CCTV 교체 등이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역곡역에서 학교까지의 교통 개선 공약이 새롭게 화제에 올랐다. 27, 28대가 내걸은 사업의 취지는 교내 중앙도서관까지의 마을버스 진입이었다. 셔틀버스 표 값이 오르면서, 마을버스의 이용률이 증가했기 때문에 생긴 공약이라 볼 수 있다.


후반기 공약 이행, 전반적으로 미흡하나 복지는 성공
이 시기 공약 이행은 ‘소통 부재’, ‘시설 개선 부족’, ‘교통수단 미흡’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커뮤니티를 이용하려던 역대 총학의 노력은 전부 실패로 돌아갔다. 홍보 저조가 주된 이유였다. 대표적인 사례는 27대 총학의 커뮤니티 ‘가제트’ 신설 공약이었다. 당초 27대 총학의 커뮤니티 신설 시기가 늦었고, 활성화에도 실패했다. 이는 소통 관련 공약이 오히려 소통 부재로 실패한 역설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복지 공약의 대부분은 총학이 원활하게 달성했다. 27대(2014년)의 교내 CCTV 화소 개선과 사각지대 해소가 대표적이다. 이는 당시 여자화장실 불법촬영 사건과 맞물려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마을버스 교내 진입 등의 교통 공약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추진되지 못했다. 주민들의 반대 및 사고 시 보험처리 불가가 주된 이유였다.


위기의 학생사회: 8번 선거 중 단 한 번 당선(2015-2018)
또 다시 총학 선거에 암흑기가 도래했다. 2015년부터 열린 여덟 번 선거 중 다섯 번의 낙선과 두 번의 후보자 부재가 있었다. 단 한 번의 당선은 2016년 3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28대 총학이었다. 하지만 28대 총학의 공약은 27대 공약을 대부분 그대로 가져온 모습이었다. 이전의 총학 공약과 마찬가지로 ‘마을버스 교내 진입’, ‘시설 교체’ 등이 추진되었다. 그리고 결과는 이전과 비슷했다. 시설 교체는 대체적으로 성공했고, 마을버스 진입은 다시 실패했다. 해당 공약들은 비용 및 지역 주민과 학교 간 소통 문제 등의 현실적 한계에 부딪혀 무의미한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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