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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 총학 침체기 속, 발로 뛰는 '그' 총학들
[307호] 2018년 04월 27일 (금) 18:40:25 김다은 기자 somnk357@catholic.ac.kr

오늘날 대한민국 대학가는 총학 침체기를 맞이했다. 작년 연세대, 한양대, 경희대는 저조한 투표율로 인해, 한국외대는 후보자가 출마하지 않아 총학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연세대의 경우, 연장투표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개표 기준점을 넘지 못해 2년 연속으로 총학이 출마되지 못했다. 이처럼 총학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후보자와 투표율이 개표 기준점에 미달해 투표함을 열지 못하는 대학가 풍경은, 비단 우리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침체기 속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발로 뛰는 총학들이 있다. 학생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나선 총학(△세명대학교 ‘소통’ △동덕여자대학교 ‘WE DWU’ △이화여자대학교 ‘E;ffect’), 낭만적인 캠퍼스 조성에 힘쓴 총학(대구과학대학교 ‘가온누리’), 커지는 사회문제에 ‘하나’로 맞서는 총학 연대체까지. 그들의 발자취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진짜 총학을 그려보자.
 
type A. “함께 해결하자”
세명대 학생들이 대학가 원룸 가격인하요구 거리행진에 나섰다. 총학을 필두로 세명대 학생 250여명은 휴대폰 불빛을 이용한 시위에서 “원룸 가격 인하하라”를 외쳤다. 바로 ‘반딧불 시위’였다. 세명대 강태구 총학생회장은 “이번 ‘반딧불 시위’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 회의 중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도출하는 방법으로 시위가 나왔다”며 “그 후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먼저 인근 원룸 가격을 조사해 SNS에 공지했다. 세명대 학우들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가격으로 원룸에 거주하고 있는지를 알리고자 한 처사였다. 시위 홍보도 체계적으로 진행했다. 경찰서에 방문해 시위 신고와 시위 방법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 그 후 시위 일자와 방법을 SNS와 대자보, 전단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홍보했다. 세명대 총학은 원룸 가격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고, 그 결과 총학이 진행하는 시위에는 다수 학생들이 참여했다. 두 차례 진행된 ‘반딧불 시위’는 세명대 학생들이 한데 뭉치는 계기로 자리매김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강태구 총학생회장은 “많은 학우 분들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이 있었기에 두 차례의 시위를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대나무숲이나 메시지를 통해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아 학생들이 힘을 내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고 전했다. 이들은 학우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시 여겼고 실제로 이를 실현했다. 원룸 가격 인하는 본래 세명대 총학이 처음부터 내세운 공약은 아니었다. 세명대 총학이 학생들의 목소리를 가볍게 듣지 않고 학생들을 위해 먼저 나서는 과정에서 나타난 운동이었다. 이로써 그들은 진정한 ‘소통 공약’을 실현할 수 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지킨다”
동덕여대와 이화여대 총학은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학생들을 보호했다. 그들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고 진상규명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덕여대 총학은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이 직접 참여 가능한 인권센터 설립을 요구했고, 피해자 안전 보장과 교수들의 성폭력 예방 오프라인 강의 의무수강 등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동덕여대 총학 측은 “대학 내 인권문제 발생 시 열리는 징계위원회에 학생은 참석할 수 없다”며 “학생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인권센터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하일지(문예창작·62) 교수는 강의 중 ‘미투 폄하’ 발언, 학생 성추행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화여대 총학은 2016년 정유라 사태 이후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모았다. 2월 3일, 이들은 동문인 서 검사 지지 성명문을 냈다. 서 검사 지지 성명문에는 676명의 이화여대 재학생과 32개의 학내 단위가 참여했다. 성명서에는 “성폭력의 피해자가 당당할 수 있는 사회를 바라며 서 검사의 증언을 통해 ‘성폭력을 묵인하는 사회’에 변화가 일어나길 소망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3월에는 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들은 학교 당국에게 “조형예술대학 및 미술대학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이 권력형 성폭력임을 인정하라”고 요구하며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를 시작으로 이화여대 학생들은 해당 교수에 대한 빠른 징계가 이뤄지길 촉구하며 각종 SNS를 통해 ‘학내 #미투 릴레이 손글씨 공동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이화여대 김혜숙 총장은 학생들의 목소리에 대응해 곧 교원 징계위원회를 열예정이다. 
    

type B. 너의 캠퍼스를 푸르게 만들어줄게
대구과학대 총학은 대학 생활의 이상과 현실에서 고민하는 청춘들을 지켜주고자 ‘감성 캠퍼스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감성 캠퍼스 프로젝트’는 1~2주에 1개씩, 총 12개의 주제를 설정해 12월까지 운영하는 것이다. 대구과학대 총학은 페이스북에 행사 날짜와 참여 방법을 공지한 후, 추첨을 통해 참여자에게 교내에서 사용가능한 마일리지와 영화티켓을 선물로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공지된 주제에 맞는 사진을 찍어, 교내 사이트 ‘감성 캠퍼스’ 갤러리에 올리는 방식으로 참여 중이다.

대표적인 행사 주제는 ‘Shall We TSU?’이다. ‘Shall We TSU?’는 3월 한 주간 선후배 관계없이 먼저 인사하는 이벤트였다. 선후배, 동기와 함께 사진을 찍는 이벤트도 있었다. 어색할 수 있는 학기 초, 구성원 간 친밀감과 소속감을 높이려는 취지로 구성된 행사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은 동기들과 찍은 사진과 함께 “고등학교 졸업 후, 길가는 고등학생들을 보며 내 고등학교 때를 회상하게 됐다. 때마침 학교 이벤트를 통해 동기들과 교복을 입고 벚꽃 아래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고등학교와 다른 대학생활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 이벤트에 참여하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 표현, 재능기부 등 학점과 취업스펙 쌓기에 내몰린 현실에서 벗어나, 따뜻한 마음으로 연대할 수 있는 대구과학대 ‘감성 캠퍼스 프로젝트’. 이 행사는 올해에도 다양한 주제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type C. 총학도 연대하는 시대
총학들이 뭉쳤다. 교수와 제자 간 성폭력 문제, 총장과 이사회 중심의 대학 운영체제와 같은 대학 구조 문제 등, 사회 구조적 문제에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꾸려진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준비위원회(이하 전대넷)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전대넷은 전국교육대학생회와 GIST, KAIST, 고려대, 동덕여대, 서강대 외 15개 총학생회가 모여 활동하고 있는 단체다. ‘학생이 주인인 대학, 청년의 내일을 책임지는 대한민국을 위하여’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다.

3월 13일 전대넷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교수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현 대학 내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며 “학내 성폭력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임을 역설했다.

전대넷은 학내 교원징계위원회에 학생 참가를 보장해달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화여대 차안나 총학생회장은 “학교에서 피해 학생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도 제대로 되지 않을뿐더러 징계위에 학생의 개입 여지가 크지 않다. 현재 성폭력심의위원회에 학부 학생위원 단 한 명만이 참가할 수 있다”며 “위원회에 학생이 개입할 수 없다면 무슨 일이 해결될 수 있겠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3월 20일 오후 1시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위한 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을 열어 학생이 참여하는 총장직선제 도입을 주장했다. 전대넷은 “학생은 물론이고 대학 구성원의 자치를 법률로 보장해 총장 선출을 비롯한 학교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이 필요하다”며 “학교법인 이사회와 교육부만을 위한 인사가 아닌 학생들과 교내 구성원들을 위한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사회·정부의 총장 최종 선임 권한이 제한되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를 실현해 나가기 위한 대학 운영 주체가 교수와 이사회뿐이라는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요 논지다.

현재 해당 운동에는 카이스트 학부 총학, 고려대 서울캠퍼스 총학, 단국대 죽전캠퍼스 총학, 동덕여대 총학 외에 반값등록금국민본부,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등 24개 총학생회·시민단체가 동참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외에도 전대넷은 △청년 일자리 확충 △입학금 폐지, 반값등록금 실현으로 대학 공공성 강화 △주거, 생활비 문제 해결 △사학비리 및 대학적폐 청산 △학생 참여 총장선출과 학내 거버넌스로 민주주의 회복 △고등교육예산 확충으로 전체 대학 지원 확대 등의 6대 정책 목표를 가지고 활동 중이다.


‘진짜 총학’을 보여주세요
지금까지 타 대학 총학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와 봤다. 그들이 내뱉은 말들은 허공에 떠다니지 않았다. 그들은 직면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맞서 행동했다. 하지만 이 적극적인 움직임은 총학만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세명대 강태구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고 학생들의 권리를 우선시하는 것이 총학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총학이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학교 구성원들도 자연스레 적극적인 태도로 참여하고 관심을 가져주실 거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결국 총학과 학생의 지지는 뗄 수 없는 상생관계라는 것이다.

이리저리 칼을 휘두르고 있는 사회 앞, 우리들이 지킬 권리가 무엇인지 알고, 그 권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소리 내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진짜 학생사회’가 아닐까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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