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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대학 정책위원회, 총학 관련 피드백 주도
[307호] 2018년 04월 27일 (금) 18:42:32 김신규 기자 stormhawks@catholic.ac.kr

이번 선거 기간 익명 SNS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서는 “총학이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이러한 현상은 ‘총학 자체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 증가’에 대한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총학의 존재감이 사라져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선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역대 총학은 항상 ‘소통’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매번 학생들에게 불통이라며 쓴 소리를 들었다. 이전 총학이 주도한 사업의 연계, 즉각적인 활동에 대한 피드백 등 적극적인 소통은 항상 뒷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학의 단점을 메울 수 있는 본보기가 있다. 바로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위치한 하이델베르크대학 총학이다. 이곳 학생회 조직에는 ‘피드백’을 위한 학생 자치 기구가 따로 마련돼 있다. 이는 본교 총학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학생들과의 장기적인 소통’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각 표를 보면, 두 대학 학생회는 일반 학생들이 자치기구의 기본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 그러나 그 외 조직 구성에선 차이점이 뚜렷하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이델베르크대학의 ‘정책위원회(StuRu)’다.

정책위원회는 하이델베르크대학 최상위 학생자치기구로, 총학과는 별개로 운영된다. 이러한 구조의 장점은 총학생회가 바뀌거나 선발되지 않더라도 위원회 활동의 연속성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속성에 기반을 두어 정책위원회는 역대 총학과 관련된 자료(주로 공약)를 모으고 분석한다. 그리고 이 자료들과 해당연도 재학생들의 의견을 종합해 총학이 내놓은 공약들을 심의한다. 이때 심의했던 기록들은 정책위원회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이러한 구조를 하이델베르크에서는 ‘피드백’ 과정으로 부른다. 하이델베르크대학 총학은 재학생 의견뿐만 아니라 졸업생들의 반응까지 고려한다. 공약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다. 이는 차후 총학이 논의했던 공약으로 사업개시를 할 때 시행착오를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하이델베르크 총학은 본교 총학과 기본적인 역할은 똑같지만, ‘정책위원회’가 중요한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피드백은 호응이 낮았던 공약들을 답습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관점과 방식으로 기획안을 개선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본교 역대 총학에선 피드백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행률이 낮았던 공약들을 되풀이했던 역대 총학들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여기서 본교 총학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드러난다. 여기까지 본보는 ‘이러면 어떨까’하고 이상적 사례를 제시해 봤다. 이제 현실적인 요건을 따져보자. 과연 본교 총학은 지속적인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상태일까?
 
현 상황에선 ‘아니요’다. 물론 총학 의지에 따라 단기적으론 가능할 순 있다. 하지만 본교 총학 구조상 지속적인 피드백 과정을 실행하기는 어렵다. 일단 최상위 기구인 총학, 그 아래 여러 산하기구가 있다. 산하기구 속 총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하위 부서들은 명칭에 따라 업무를 나눠 가진다. 홍보국이면 홍보, 복지국이면 복지 업무를 맡는 식이다. 하지만 해당 부서들은 총학이 바뀔 때마다 와해됐다. 연속성이 없다는 말이다. 역할이 일정한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역대 총학에 관한 정보를 수집 및 데이터베이스화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또한, 본교 총학에 피드백 체제를 추가하더라도 총학의 산하기구라면 공약 심의가 편파적일 가능성이 있다.

결국 해결책은 피드백 전문 기구의 신설이다. 독일 여타 대학들처럼 총학생회와 독립적인 기구를 신설해서 공약 사전 심의와 진행 상황 점검을 진행시켜야 한다. 이러한 정책적 측면에서의 지속적인 감사와 견제는 총학의 공약 이행률을 높여줄 수 있다. 또 이 기구가 자리를 잡는다면, 본교에서도 학생 의견이 원활하게 순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도 5~10년 전에는 본교 상황과 비슷했다. 학생들의 투표율은 40%대로 현재 본교 투표율과 비슷했다. 하지만 해당년도 공약에 대한 높은 수준의 심의와 검증이 학생들의 신뢰도를 증가시켰다. 그리고 이는 총학이 잃어버렸던 신뢰 회복의 원동력이 됐다. 피드백 체제가 무관심 속에서 죽어가던 하이델베르크대학 총학생회를 살린 것이다.

당장 총학도 없는 본교가 이런 시스템을 차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다음 총학이 선출되면, 인내를 가지고 구조의 고질적 문제를 고쳐 나가야 한다. 총학생회의 ‘얼굴’이 아닌, 그 안의 뼈대를 바꿔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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