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로 변모하는 10 · 20세대
크리에이터로 변모하는 10 · 20세대
  • 지선영 기자
  • 승인 2018.04.27 19:15
  • 호수 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네이버보다 유튜브’라고 한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즐겨보는 영상 구독 목록에서 유튜버나 비제이(Bachelor of Journalism)들의 채널과 본인의 하루를 영상으로 기록하는 ‘VLOG(Video+Blog)’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 11월, 본교 프로젝트 기획 동아리 메디치가 주최한 ‘가세 나가세’ 행사에는 크리에이터 3인(△브레드 스튜디오 나도영 PD △GMCOM 기획팀 이정은 △피키캐스트 휴이 에디터)이 참여했다. 안도연(미디어기술콘텐츠·4) 메디치 회장은 “약 90여 명의 많은 학생들이 행사에 참여했다”며 “특히 뉴 미디어 채널인 ‘피키캐스트’의 휴이 에디터에 대한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고 밝혔다. 이처럼 10·20세대는 거센 ‘1인 미디어’ 열풍에 사로잡혔다.

1인 미디어가 확산할 수 있었던 것에는 스마트폰의 확산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방송 매체 이용행태조사(2017)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유율은 2013년 68.8%에서 2017년 87.1%로 증가했다(전국 4,378가구에 거주하는 만 13세 이상 남녀 7,416명 대상). 사람들이 꼽은 생활 필수매체로는 스마트폰이 TV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온라인동영상 제공서비스(OTT) 이용률도 증가했다.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미디어 콘텐츠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었고, 1인 미디어를 활성화시켰다.

대학가도 ‘1인 미디어’에 들썩-본교 유튜버 동그리미·끼끼꼬깔
캠퍼스 내에도 1인 미디어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1인 미디어는 뷰티, 여행, 음식 등 분야가 다양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아내어 콘텐츠로 제작해 낼 수 있다는 점은, 창작에 목마른 대학생들을 자극했다. 한편, 본교에서도 유튜버로 활동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바로 ‘동그리미의 굴러가는 일상’과 ‘끼끼꼬깔’ 채널을 운영하는 본교의 유튜버 정예림(수학·2) 학생과 김대광(소비자주거·2) 학생이다.

Q1 운영하는 채널 소개를 부탁한다
: ‘동그리미’라는 이름으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여행 영상이나 대학생 일상을 올리고 있다.
: 다른 학교 5명의 친구들과 함께 ‘끼끼꼬깔’이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마케팅 담당이다. 주로 우리들의 일상을 촬영하고 있다.

Q2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고등학생 시절부터 유튜브에서 다양한 영상을 보고 꿈을 키웠다.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대학생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 고등학생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끼리 술자리를 가졌다. 그 중 영상제작을 할 줄 아는 친구가 우리끼리 노는 것을 유튜브에 올리면 재밌을 것 같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

Q3 1인 미디어의 매력은 무엇인가
: 사람들이 배고프면 먹방(먹는 방송)을 보고 상품 정보가 궁금하면 리뷰영상을 보는 . 것처럼, 자신의 취향에 따라 프로그램을 골라볼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콘텐츠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많이 찾는 것이 아닐까.
: 1인 미디어는 자유롭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을 제작할 수 있다. 또 시간의 제약이 없다 보니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더라도 병행하며 활동할 수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자유롭다는 게 1인 미디어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4 1인 미디어로 얻는 장점이 있는가
: 학교에서 알아봐 주는 분들이 생겼다. 영상을 잘 보고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 날 하루가 행복해진다. 두 번째는 광고수익이다. 아직 정산 받지는 않았지만 아주 조금씩 돈이 들어오고 있다.
: 시청자분들의 댓글로 뿌듯함을 얻는다. 또 영상 촬영이나 그래픽 등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진로에 대해 고민도 할 수 있고 커리어도 쌓고 있다.

Q5 본인이 생각하는 1인 미디어의 전망은 어떤가
: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고, 끊임없는 콘텐츠의 생산은 지금보다 더 다채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 앞으로 젊은 세대들은 미디어 채널을 단순 영상시청을 위해서가 아닌 다양한 정보제공을 위해 이용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고 다양한 스트리머나 제작자들이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창작자에게 ‘주체성’을…뉴미디어의 도래
그렇다면 10·20세대가 이토록 1인 미디어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1인 미디어는 창작자에게 ‘주체성’을 부여한다. 사람들은 1인 미디어를 통해 미디어의 주체가 되고 스스로 소통 창구의 역할을 하게 된다. KBS 배기형 PD는 그의 저서 <MCN> 에서 “1인 미디어의 등장으로 그동안 기존 대형 미디어만 방송할 수 있다는 통념이 해체되고, 누구나 방송콘텐츠를 제작해 유통할 수 있게 되었다”며 “1인 미디어의 장점은 개인이 인터넷상에서 네트워크의 주체적 구성원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본교 이동은(미디어기술콘텐츠) 교수 또한 “1인 미디어는 뉴미디어다. 어떤 권위자의 인정이나 허가 없이 우리 모두를 창작자로 변모시킨다.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감상하기만 했던 향유자를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창작자로 바꾸어 놓았다”며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재미와 감동의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는 1인 미디어에 열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1인 미디어는 실시간으로 쌍방향적 소통이 가능하다. 발신자와 수신자 모두 시공간 제약 없이 채널만 켜면, 방송을 송출하고 시청할 수 있다. 덧붙여 바로바로 댓글을 달고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 역시 1인 미디어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이러한 포맷은 각종 TV 프로그램에도 차용되는 추세다. SNS 미디어 플랫폼인 아프리카 TV 방식이 적용된 ‘마이 리틀 텔레비젼’이나 뷰티 유튜버의 영상을 소개하고 적용해 보는 ‘겟 잇 뷰티’ 등이 그 예이다. 논문 <마이리틀 텔레비젼 시청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 SNS 빅데이터 중심으로(김상철·김광호)>에는 “시청자가 다음 TV팟을 통해서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진행자가 소통하면서 다양한 의견이 프로그램에 반영되고 있다”며 “SNS를 통해 프로그램에 대한 많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퍼지며 프로그램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도 있다.

나만의 개성을 뽐내봅시다 
이동은 교수는 “앞으로 창작자는 늘어나고 콘텐츠도 기하급수적으로 다양해질 것이다. 덧붙여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과 같은 기술의 결합으로 이전에는 보지도, 경험하지도 못했던 콘텐츠들이 새롭게 등장할 것”이라고 1인 미디어 전망을 예측했다.

1인 미디어는 평범할 수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창작자로 변모시키며 뉴 미디어계 지평을 열어갈 열쇠가 됐다. 1인 미디어는 그들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통로이자 배출구의 역할이 되어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1인 미디어 열풍에 걸맞은 창작자의 자세 또한 중요해 보인다.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에 책임의식을 갖고 무분별한 방송을 남용하지 않는 것 역시, 방송의 주체가 가져야 할 창작 의식 중 하나가 아닐까. 시청자도 자신만의 기준을 갖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콘텐츠를 수용해보자. 창작자와 시청자의 합이 맞을 때, 1인 미디어는 앞으로도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줄 가치 있는 문화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이제 우리에겐 1인 미디어를 발판 삼아 자신의 컬러를 뽐낼 일만 남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