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도 괜찮아
혼자라도 괜찮아
  • 지선영 기자
  • 승인 2018.04.27 19:21
  • 호수 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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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먹는 밥, 혼자 마시는 술, 혼자 하는 방송까지. 1인 가구가 증가하며 ‘1인 콘텐츠’는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KB금융그룹에서 조사한 <2017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전 연령대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또 2035년 1인 가구는 760만 가구이며, 3가구 중 1가구(34.3%)가 1인 가구가 될 것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이처럼 ‘혼자’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식당에선 1인 칸막이의 혼밥(혼자 밥 먹기)자리가 따로 마련되기 시작했고,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 혼자 가는 코인 노래방인 ‘혼코노’ 등 관련 어휘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혼자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도 바뀌었다. 혼자를 불쌍하다며 동정하고,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으로 보는 편견이 줄어든 것이다. 더 이상 누가 볼 새라 모자를 푹 뒤집어쓰고 구석에서 혼자 밥을 먹어야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이 만족하고 즐거울 수 있는 순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1순위로 두며 찾아가는 행복이 ‘혼자 문화’를 더욱 성행하게 만들고 있다. 

혼자가 가져다주는 장점은 생각보다 많다. 식사시간 상대의 속도를 맞추려 허겁지겁 밥을 우겨넣는 일도, 친구의 눈치를 봐야하는 일도 없다. 굳이 남의 비위를 맞춰가며 하나보다 못한 둘이 될 바에야, 마음 편히 혼자를 자처하는 편이 많은 사람들에겐 더 나은 선택지가 되었다.

‘인맥 다이어트’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현대인들은 너무나 피곤한 삶을 살고 있다. 학교, 직장만 해도 따라오는 걱정과 스트레스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과 부딪히는 일은 하나의 ‘과제’로 느껴질 때가 많다. 가끔은 스스로가 자신에게 제일 좋은 친구로 남을 때도 있는 법이다.

지난주에는 처음으로 혼자 영화관에 갔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고르고 실컷 웃다가 나왔다. 혼자만의 시간은 이렇게 나다울 수 있는 순간을 가져다준다. 이제 수많은 인간관계로 지친 스스로에게 나지막이 속삭여보자. “혼자라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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