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보다는 실전으로"
"이론보다는 실전으로"
  • 이나영 기자
  • 승인 2018.05.22 11:24
  • 호수 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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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지원 확대 원하는 청년 창업가

“창업은 온종일 많은 생각에 휩싸이게 해요. 하지만 내 행동이 매출에 직결되기에 뿌듯하고, 일반 직장과 달리 조직에 얽매여 있을 필요도 없어요!” 이는 온라인 공동 구매 플랫폼을 만들어 낸 20대 청년 창업가 김영현(정보통신·4) 학생의 말이다.

청년실업률이 높아지자 창업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생겨났다. 현재 청년 창업가는 전체 창업한 사람 중에서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대 창업가들에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창업과 학업 병행의 부담감이 큼은 물론이고, 일반 창업가들에 비해 자금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들은 일에만 매진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해있어 창업을 지속하기 힘들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청년창업팀 이부희 씨는 “20대 창업가들은 다른 창업가들보다 경험이 많이 없고, 자금이 부족하다. 이런 점 때문에 젊은 창업가들이 성공하기 힘든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늘어나는 창업률, 확대해야 하는 지원
현재 정부는 20대 창업가들을 위한 창업 지원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창업인턴제 △창업교육프로그램 △창업멘토링 등이 그 예이다. 하지만 이는 청년 창업가들에게 실질적인 지지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인턴제는 3~6개월로 기간이 한정적이며, 멘토링은 이론적인 측면을 강조한다는 한계가 있다. 김영현 학생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그 멘토가 사회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진 않았다”고 했다. 이를 미루어 보면, 정부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효용가치에 예비 창업가들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올해 새로이 바뀐 신용보증기금의 ‘2030 스타트업 보증’ 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2030 스타트업 보증’이란, 만 34세 이하인 청년 창업가가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높은 분야에서 창업할 경우 정부가 향후 2년간 최대 15억 원을 지원해주고, 기업컨설팅을 제공하는 제도이다. 그렇지만 이 제도는 1인 창업이나 소규모의 창업을 하는 20대 창업가들에게는 해당하지 않았다. 올해 신용보증기금이 제도적 지원 기간을 창업 후 3년 이내에서 5년 이내로 늘렸지만, 기간 연장만이 능사는 아닌 듯하다. 

청년들이 이론보다 실질적으로 와 닿는 지원을 선호함은, 본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본보가 본교 학생 3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톨릭대학생 취창업 관련 인식조사>에서 ‘어떤 종류의 창업 지원 정책(대학 차원)을 선호하십니까?’라는 질문에 27%(96명)는 ‘개인 진로 상담 특화(창업 아이템 발굴, 사업 계획서 조언 등)’를 선택했다. 그 다음으로는 ‘다양한 창업 분야 설명회 개최 22%(80명)’와 ‘창업 공간 지원 18%(66명)’에 많은 응답률을 보였다.

또한, ‘본교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만족도’ 관련 문항에서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48명 중 9명은 불만족을 선택한 이유를 ‘비용지원이 제한적이다’, ‘실질적인 판매처를 마련할 수 있는 자원이나 장소를 마련해주지 못하였다’라고 대답했다. 이외 의견에는 ‘그냥 겉핥기로 이론적인 내용만 배운다’ 등이 있었다. 이를 보면, 학생들은 실질적이고 지속될 수 있는 지원을 원하고 있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인기를 끄는 창업 분야는 무엇일까?
도·소매업은 다른 창업 분야보다 접근성이 높다고 한다. 2016년 국세청 통계 자료를 보면 청년 창업 업태는소매업이68,680개로제일많았으며,그 뒤는 음식숙박·서비스·도매·제조업 순서대로 집계됐다. 한편, 소매업은 첫 창업 분야로도 69.9%라는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만큼 20대가 소매업에 ‘처음으로 도전하기 쉽다’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첫 창업 이후에는, 청년들이 소매업종 대신 초기 투자 자본이 필요 없는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드러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6년에 청년들이 창업을 가장 많이 한 업종은 통신 판매업이었고, 한식 음식점과 상품중개업이 그 뒤를 따랐다. 이제는 ‘초기 투자 자본이 적거나 위험부담 수준이 낮은 업종’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창업 후 맞닥뜨린 현실
국세청의 ‘국세통계로 보는 청년(15~34세) 창업 활동’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의 창업 지속률은 남성 25.8%, 여성 20.2%에 불과했다. 또한 창업 분야별 지속률에서도 제조업·도매업·전문기술직은 40.7%로 높게 나타난 반면, 주점·게임장·소매업 등의 업종은 15.5%로 지속률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위에서 언급한 인기를 끄는 분야가 지속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창업 아이템을 선정할 때는 사회적 트렌드를 잘 맞춰 따라가야 하고, 자신이 몰두할 수 있는 진정성 강한 아이템으로 승부를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자본력과 사회 발전도에 따른 시장 환경 변화 역시 고려 요소 중 하나다. 이에 대한 사례는 IT 분야가 있다. IT 창업 분야에서는 주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하는데, 이윤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앱을 다운로드할 때 비로소 창출된다. 이는 대대적인 홍보를 필요로 하지만, 청년 창업가는 기업만큼의 홍보 효과를 보기 어렵다. 또한, 앱 다운로드를 유도하는 것조차 더욱 힘들어진 환경이 됐다. 이미 스마트폰이 충분히 보급·확대된 상태이기에 앱 시장은 포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이론 위주의 창업교육이나 멘토링 프로그램은 이미 충분한 듯하다. ‘20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도움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지금보다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의 지원을 해야 한다.  1인당 지원금 액수를 줄이더라도 많은 이들에게 창업 자금을 제공해주거나, 실제 분야별 창업 시장 전문가의 경험담 강연을 열거나, 능력 있는 개발자 혹은 디자이너와 함께 창업하는 방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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