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익명 커뮤니티 페미니즘 논쟁 고찰
교내 익명 커뮤니티 페미니즘 논쟁 고찰
  • 박서연 수습기자, 이수진 수습기자
  • 승인 2018.06.07 00:54
  • 호수 309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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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이 맺는 사회적 관계는 수직관계일 수도 있고, 수평관계일 수도 있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은 관계 패러다임이 뒤흔들리는 페미니즘 격동기에 빠져있다.

대학 내 페미니즘 논쟁, 각각 어떤 입장인가
페미니즘 논쟁은 대학 내에서도, 특히 ‘SNS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감자다. 이에 본보는 페미니즘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을 때 대학생들이 보인 반응을 모아봤다. 교내 익명 SNS ‘에브리타임’과 페이스북 페이지 ‘대나무숲’에 있는 원문을 가능한 그대로 옮기려 했다. 편의상 유사한 주장을 모아 페미니스트 입장을 A, 안티 페미니스트 입장을 B라고 정리했다. 이하 페미니즘은 페미로, 여성혐오는 여혐으로 표기한다.

▲ 강남역 살인사건 피해자를 추모하는 포스트잇 물결

#강남역 살인사건
A “여자라서 살해당한 피해자를 추모한다. 나는 오늘도 운 좋게 살아남았다. 여자도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B “여혐 사건 아니라고 밝혀진지 언젠데 아직도 이래ㅋㅋㅋ. 팩트는 엄연히 존재하는데 눈 가리고 아웅하는 건가?”

-‘강남역 살인사건’은 서초동 노래방 건물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남성이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묻지마 살인사건’이다. 하지만 김 씨가 화장실에 잠복한 이후 살해한 대상은 여성이었다. 이에 ‘여성 증오범죄’로 봐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경찰 측은 피의자가 조현병 환자라는 내용을 토대로 ‘단순 묻지마 범죄’라고 분류했다. 한편, 김 씨가 화장실에 잠복 중일 때 출입한 6명의 남성은 어떠한 상해도 입지 않았다.

▲ 아이린이 읽었다는 <82년생 김지영> 책

#82년생 김지영과 91년생 아이린
A : 책도 핸드폰 케이스도 대중의 입맛에 맞춰야 하는 걸까. 화가 난다며 타인의 사진을 찢는 것도 모자라 불을 붙이는 행동까지. 전부 과해 보여. 아이린과 손나은의 어떤 행동이 남성들에게 부조리했던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B : 외국의 정식적인 페미 말고, 우리나라처럼 무조건 한남거리고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애들이 불편한 거지. 개인적으로 페미는 지지해.
A : 왜 이렇게 페미한다고 하면 큰일처럼 보는 거야? 아이린이 책 읽고, 손나은이 핸드폰케이스 사용하는 게 그렇게 큰일인가? 앞가림은 알아서 하겠지! 그리고 걔네가 페미여서 너희한테 피해 주는 거 없잖아.

-걸그룹 레드벨벳 아이린이 팬미팅에서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답변해 논란이 일었다. 방송 방영 후, 일부 남성 위주 사이트에서는 아이린이 소위 ‘메갈 도서’를 읽었기 때문에 팬 활동을 그만두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아이린의 사진을 자르고, 불태우는 것을 인증했다. <82년생 김지영>은 가상의 인물이 한국에서 생활하며 겪는 성차별을 다룬 소설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의 RM도 읽은 베스트셀러다.

#성평등위원회 인준 부결
B : 페미니즘은 양성평등을 주장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결국 여성우월주의를 주장하고 있어. 2016년 성평등위원회 인준 부결도 성평위가 양성평등보다는 여성보호위원회를 자처하고 있었기 때문이야.
A : 양성평등에도 사안의 우선순위는 있을 수 있어. 성평위가 ‘여성 성폭력 방지’에 초점을 맞춘 것은 우리 학교에서도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고, 아직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야.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기존보다 끌어올림과 동시에, 사람들의 머릿속 자리 잡고 있는 남성에 대한 역차별 또한 깨버리는 것을 지향해.

-2016년 9월 2학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성평등위원회 인준이 부결됐다. 의결 정족수는 74명이었으나, 45명만이 동의하였다. 학생 대표자들은 성평등위원회의 전문성과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유아인 SNS 논쟁
B: 󰡐애호박󰡑을 젠더폭력으로 해석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어. 오히려 ‘미러링’이라는 이름으로 유아인에게 퍼붓는 집단의 폭력이 더욱 위압적이야. 그렇게 모든 것을 판단불능 상태로 만들면 우리는 어떻게 대화하고 소통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겠어.
A: 유아인은 페미니스트 선언을 하며 논란을 마무리했어. 하지만 고삼녀(정의)와 같은 그의 과거 발언과 SNS에 올리는 게시물을 보면, 그 진정성에 의심이 갈 수밖에 없어. 

-지난해 11월, 한 트위터 사용자는 배우 유아인에게 “20m 정도 거리를 두고 보기엔 좋은 사람인 것 같지만, 친구로 지내기엔 조금 힘들 것 같다. 막 냉장고를 열다가도 채소 칸에 애호박 하나 덜렁 들어있으면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나한테 혼자라는 건 뭘까?’하고 코 ‘찡끗’할 것 같음”이라고 글을 남겼다. 이에 유아인이 “애호박으로 맞아봤냐(코 찡끗)”이라는 댓글을 달며 논쟁은 시작되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여성 혐오 발언이다”, “‘맞아봤냐’는 표현은 폭력적”이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이에 유아인이 적극적으로 반박했으나, 일주일여 만에 “나는 ‘페미니스트’다. 신념과 사랑과 시대정신을 담아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편파수사 논란과 혜화역 시위
B : 가장 최근 있었던 논쟁으로는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집회’가 있어. ‘홍대 누드모델 불법 촬영’ 논란은 성별에 따른 차별이 아닌 파급력의 차이 아닐까?
A : 최근 5년간 불법촬영을 한 가해자의 성별은 남자가 98%고 여자가 2% 밖에 안 돼. 그럼에도 경찰은 불법촬영 범인 잡는 게 어렵다며 수사조차 하지 않는데. 이건 이 사회에서 비일비재해. 그런데 이번 논란은 조속한 수사로 사건 발생 12일 만에 가해자가 체포되었어. 우리는 그 이유를 ‘피해자가 남성이어서’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어. 뿐만 아니라, 이번 일은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당하는 수많은 일들 중 빙산의 일각이야. 이번 시위는 그런 것들이 곪아 터져서 일어났어.

현재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레디컬 페미니즘’과 ‘그것을 제외한 페미니즘’으로 나뉘는 것이 보편적이다. 사회에서 흔히 비난받는 페미니즘은 ‘레디컬’ 계열인데, 안티 페미니스트들은 이에 백래시(Backlash·반격)를 가하곤 한다. 백래시는 페미니즘을 기준으로 개인에게 일종의 사상검증을 가하거나, 사회경제적 불이익을 주려는 행동을 일컫는다.

최근 여성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했다는 한 학생은 “요새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레디컬 페미니즘으로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다면,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페미니즘을 알릴 방안을 생각해야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글을 에브리타임에 남겼다.

진정한 페미니즘이 과연 무엇일까. 간혹 “한국의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의 슈가는 설탕이 아니고, 한국의 시나몬은 계피가 아니라는 이야기와 다를 게 없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하였다. 하나의 대상에 결이 다른 여러 잣대를 대면, 그 대상은 흐지부지되기 마련이다.

언젠가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필요 없는, 사회운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대가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페미니즘과 안티 페미니즘, 그리고 무관심한 사람 간 절충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 나갈 가장 큰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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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고6 2018-06-09 04:22:51
정말 마지막으로 여러 잣대, 뱃사공, 결 어쩌구는 무슨 소리인지 애매모호함 한국의 페미니즘에 대해 왈가왈부하지말라는 소리인가 너희가 뭐라하는 우리갈길 가겠다? 사이비종교도 아니고 이게 사회운동에 적용될 수 있는 말임? 그리고 기자가 할 말은 더욱더 아닌듯함 스브스뉴스 보고 따라만든건지 논리적으로 허접하고 편향적인 기사임 두 수습기자분들 오마이뉴스가서 시민기자나 하시길 바람 이건건 기사도 기자도 아님

하이고5 2018-06-09 03:09:36
왜냐면 베트남 쌀국수는 고수가 들어가서 맛이 뭣같기 때문임 매우 싫어함 둘 다 국수는 국수지만 적어도 나한테 쌀국수는 틀린 음식인 것임 고수를 비하하는 것은 아님! 명칭은 같더라도 안의 내용물은 극과 극일수 있다는 예시일 뿐임 기자가 무슨 생각으로 저런 예시를 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음 원산지가 어디든 내용물이 같은 설탕 계피드립은 부적절함 실드를 치려면 최소한 말은 되게 치라고 말해주고 싶음 ㅅㄱ

하이고4 2018-06-09 02:54:04
마지막으로 기자:원문 그대로 옮긴다는 말로 중립적인척함 하지만 현실은 대다수의 여성들이 동의하지 못하는 레미컬 페미스트일것이라고 추측해봄 이유는 중립을 표방하면서 정작 페미를 지지하는 뉘앙스가 강하게 편집하였고 각 사건 밑에 달은 사족도 머무나도 페미 옹호 입장임 그중 슈가 시나몬 예시는 매우 적절치 않음 반박하는 의미로 내가 다른 예를 들어보겠음 난 한국의 칼국수는 좋아하지만 베트남 쌀국수는 싫어함

하이고3 2018-06-09 02:46:45
인력의 한계 기술의 한계지 이게 차별임? 안잡히는 몰카범:증거를 안남김 못잡음 홍대 몰카범:증거를 너무 잘 남겨서 쉽게 잡힘 성별의 차이가 아니라 지능의 차이겠지 물론 몰카찍는놈은 남녀구분없이 성기능을 없애버려야됨 혜화역 시위간 사람은... 할말이 없음 시위 이유조차 타당치 않고 주변 행인들 인신공격 지들은 마스크쓰고말이지 추잡의 극치를 달림 걔네들보다는 돌고래가 똑똑할듯함

하이고2 2018-06-09 02:38:23
홍대몰카 혜화시위:명탐정 코난 안봤음? 범인은 이안에 있어! 범인 후보가 적으니까 코난이 맨날 잡을수 있는거지 코난한테 몰카영상주고 야 단서는 아무것도 없지만 일단 잡아 이러면 잡을수 있겠음? 수사가 안 되는간 용의자를 특정할수 없으니까 못하는거임 즉 범인 후보가 누군지를 모른다는 거임 우리나라 오천만 인구가 다 용의자인데 어떻게 잡냐고 핸드폰 잃어버린덧도 못찾는 마당에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