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최초보도 日기자, 우에무라 다카시 교수를 만나다
위안부 최초보도 日기자, 우에무라 다카시 교수를 만나다
  • 김예진 수습기자
  • 승인 2018.06.07 00:59
  • 호수 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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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무라 다카시(학부대학) 교수는 <나는 날조기자가 아니다>의 저자이며, 아사히신문에서 기자로 재직할 당시 위안부 존재를 최초 보도한 기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제 24회 ‘김용근 민족교육상’을 수상했다. 김용근 민족교육상은 일제 강점기 중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두 차례 옥고를 치른 김용근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상이다. 우에무라 교수는 “극우세력에게 모진 공격을 받아도 위안부 진실 보도에는 후회가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 우에무라 다카시 교수
Q1 기자로서, 교육자로서 걸어온 시간을 듣고 싶다.
1958년 일본 고치현에서 태어났다. 1년을 재수하여 와세다대학 정경학부에 다녔는데, 이 시절 한국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구속되었다. 당시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는 신문 기고를 쓰기도 했다. 이를 시작으로 나는 신문기자를 꿈꾸게 되었다.

1982년 아사히신문사 오사카 사회부에 들어가서는 ‘재일 한국·조선인 문제’를 담당했다. 1997년에는 서울에서 특파원을 하며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 기사를 썼다. 대학 시절 생각이 나서 감동했다. 이후 호쿠세이학원대학에서 시간강사로 근무하다가, 박영식 전 총장 제안으로 2016년부터 가톨릭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게 되었다.     

Q2 기자 시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취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위안부에 관해 어떤 기사를 작성했나
이전부터 위안부 피해 사실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피해자를 찾아다녔다. 그러다 1991년 아사히신문 서울 지국장을 통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사무실에서 한 피해 할머니의 증언 사실녹취 테이프를 듣게 되었다. 이를 토대로 일본에 돌아가 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기사를 작성했다. 기사가 나가고 2일 뒤, 故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한다.

기사 보도 후 일본의 일부 세력은 ‘이 기사가 날조되었다’며 나를 공격했다. 임용 예정된 대학교에 끊임없이 항의 메일을 보내 결국 임용이 취소된 적도 있다. 내 딸의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여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를 도와준 많은 분이 있었기에 그 세력과 싸울 수 있었다. 현재도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100명 이상의 변호인단이 나를 도와주고 있다.

Q3 평화의 소녀상은 상징물로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상징물로 작용하는 것보다, ‘각자의 마음속에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평화의 소녀상에 자신 얼굴을 집어넣은 사진 전시를 본 적이 있다. 학생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진심으로 공감하고, 마음속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 것 같아 감동적이었다.

Q4 본교 커뮤니티에서 평화의 소녀상 문제 설치 여부를 중점으로 논쟁이 일었다. 이처럼 대학생들이 위안부 문제에 관심가지는 일, 대학 내 위안부 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현재 대학생들은 5.18과 광주 민주항쟁 등에 참여했던 윗세대와 비교하면 사회 문제에 관심이 덜하다. 물론, 취업난 등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위안부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단순히 위안부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안부 문제를 인권 전체의 문제로 생각하고 바라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Q5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왜곡해서 주장하거나, 위안부 문제를 아예 교육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위안부 문제는 일본 학생들 역시 끊임없이 교육받고, 생각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고노 담화’에서 당시 관방장관은 위안부에 대한 일본군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적이 있다. 이에 일본에서는 고노 담화를 교과서에 실어 일본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그리고 이때에는 양국이 소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며 좋은 관계를 가졌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고노 담화 내용을 교과서에서 빼는 등, 위안부 문제를 가르치지 않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이 역사의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분명 역사에 대한 책임은 있다. 한국과 일본은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함께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나 역시 한일 학생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6 본교에도 유학 온 일본 학생들이 꽤 있다. 한국 학생들이 이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함께 수요 시위나 나눔의 집에 같이 가보면 좋을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위안부 피해 할머님도 함께 만나보라. 이전에 일본 학생들과 나눔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학생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님의 이야기를 듣다가 눈물을 흘리더라. 말이 통하지 않아도 감정이 통하는 것이다.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다큐멘터리와 박물관도 좋다.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끝나지 않는 전쟁>을 추천한다. 함께 경험하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한명, 한명이 피해자다. 직접 그 피해를 눈으로 보라. 해결한다는 생각보다 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라. 그리고 서로의 느낌을 이야기해봤으면 좋겠다.

Q7 본교에서 다큐멘터리 상영회를 한다고 들었다
수업시간을 이용해 다큐멘터리 <주전장> 상영회를 하려고 한다. <주전장>은 일본계 미국인 미키(MIKI)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번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상영되며, 상영 이후에는 감독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130명 규모이기 때문에 수업을 듣는 학생 이외에도 가톨릭대학교 재학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2일(월) 오후 3시 약학관(NP117)에서 진행되니 많은 참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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