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시위 같이 가볼까요?
수요시위 같이 가볼까요?
  • 김예진 수습기자
  • 승인 2018.06.07 01:04
  • 호수 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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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시위에서 합창 준비 중인 금옥여고 학생들
5월 16일(수) 정오 12시.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이 안국역 근처 거리를 메우고 있었다. 빌딩들 사이를 지나가다 보니, 따가운 햇볕 아래 한 무리가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1336차 수요시위였다. 현장에는 초등학생부터 인권운동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동요 <아름다운 세상>을 합창한 하은수(금옥여고·2) 학생은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매년 2학년이 수요 집회에서 합창한다. 위안부에 피해 할머님들을 위해 큰 의미가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 참여했다”라고 했다. “또한 학교에서 EBS 영상을 통해 위안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이전부터 위안부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알고 있었으나, 영상을 통해 더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학교에서 하는 봉사 활동 참여, SNS를 활용하여 위안부 관련된 날을 챙기며 위안부 피해를 기억하고 싶다”고 했다.

고개를 돌리니 외국인 인권운동가도 보였다. 가르바 다일로(Garba Diallo)는 “위안부 사건은 젊은이, 특히 대학생들에게 중요한 일이다. 과거를 공부하는 것은 미래를 계획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우선 그들이 위안부를 기억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또한 위안부 문제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라 전 세계의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소녀상을 지키자, 소녀상농성 대학생공동행동
“2015년 12월 28일 맺은 한일합의 폐기”를 외치며, 평화의 소녀상을 24시간 지키고 있는 대학생단체가 있다. 바로 소녀상농성 대학생공동행동(이하 소녀상농성)이다. 이들은 농성과 더불어 1인 시위, 율동 배우기, 소원 팔찌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소녀상농성의 박지연 학생은 “처음에는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역지사지의 감정을 가지고 할머니들의 일을 같이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라며 “매우 많은 피해자들이 있고, 피해자들이 직접 전면적으로 드러내며 거리에서 싸우고 있음에도 아직도 해결이 지지부진하다. 더욱이 피해자들이 원하는 합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러워서 나오게 되었다”라고 현 상황을 비판했다.

이어 박지연 학생은 “수요 시위에 오면 정말 많은 학생이 할머님들의 문제에 대하여 공감하고 아파하고 슬퍼하며 ‘함께 하겠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말뿐인 것은 할머님들이 원치 않는다고 생각한다. 할머님들은 27년간 목소리 내며 싸워오셨다. 거기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행동이 필요하다. 그 행동은 결국 피해자 할머님과 함께 피해자 할머니의 입장에 서서 그분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닐까. 우리 또한 일제 강점기 시절에 살았다면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 이를 기억하고 공감하며 나아가야한다”라고 주장했다.
 
본교 재학생, 위안부 문제 인식하고 있지만 행동은 부족해
지난 5월 25일부터 5월 30일까지 본교 학생 379명을 대상으로 위안부에 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위안부 피해 수요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까?’에 ‘없다’라고 답한 학생이 약 84%(322명), ‘나눔의 집에서 봉사해본 적이 있습니까?’에 ‘없다’라고 답한 학생은 약 90%(343명)에 달했다. 설문에 참여한 약 80% 이상의 학생들이 위안부 문제를 위해 직접 활동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 관련 후원 활동에 참여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습니까?’에는 69%(269명)의 학생이 ‘있다’라고 답했다. 더욱이 ‘박근혜 정부 당시 실시된 일본과의 위안부 피해 최종 합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학생들은 약 89%(343명)에 달했다.

현재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28명이다. 지난 5월 23일 최덕례 할머니가 향년 97세로 별세하면서, 올해에만 총 4명의 피해자가 세상을 떠났다. 생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은 92.4세이다. 역사의 산증인으로 외치셨던 할머님들이 서서히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박지연 학생의 “이제는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라는 안타까운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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