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외부식당이 좋아"
"비싸도 외부식당이 좋아"
  • 신인혜 기자
  • 승인 2010.06.22 14:46
  • 호수 2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셸푸드 입점 이후, 교내 식당 이용률 줄어-

본보는 작년 9월 1일자 196호에‘인터내셔널 허브관의 편의시설이 있기까지’라는 제목으로 교내 편의시설들이 앞으로 턴키(tunky)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임을 보도했다. 턴키 방식은 한 업체에서 여러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이를 총괄적으로 관리∙운영하는 방식이다. 현재 미셸푸드는 학생회관 식당, 교직원식당, 인터내셔널허브관 식당 뿐만 아니라 카페 안젤로, 서점, 편의점 등 학교 편의시설 대부분을 관리하고 있다.
이중 가장 많은 불만을 사는 편의시설은 미셸푸드가 운영하는 학생회관 식당과 인터내셔널허브관의 식당이다. 이에 대한 불만은 본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이나 커뮤니티‘가톨릭대에좋아하는사람이있다면’에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본보는 이러한 학우들의 여론을 수렴해 지난 6일(목)~8일(토) 3일간 교내 식당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한 학기에 100식을 의무로 먹는 기숙사 사생들의 인터내셔널허브관 식당 여론조사도 함께 실시했다.

'맛'에 대한 만족도 하락으로 식당 이용횟수는 점점 줄고

‘미셸푸드의 서비스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학우들의 64.8%는‘불만족한다’라했고 12.8%는‘만족한다’, 22.2%는‘모르겠다’고 답했다. 기숙사 사생들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불만족한다’는60.4%,‘ 만족한다’는23.0%,‘ 모르겠다’는15.6%였다. 아래표를 보면 불만족의 가장 큰 이유는‘맛’이다. ‘맛’에 대한 불만은 각각 73.9%, 78.2%으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사유에 대해서는 일반학우들과 사생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일반학우들은‘결제방식’에 대해 불만족을 나타낸 데에 반해, 사생들은 맛에 비해‘가격’이 비싼 것에 대해 불만족을 나타냈다. 사생들은 기숙사 카드를 이용해 인터내셔널 허브관의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데 반해 일반학생들은 체크카드를 충전을 하여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결제방식이 복잡하여 식당 서비스에 불만족 한다는 학생이 9.8%에 달했다.
김경용(사회∙4) 총학생회장은 지난 4월 12일(월)에 진행된 미셸푸드 관계자와의 미팅에서“미셸푸드를 이용하는 게 우리학교에 8천 학우들뿐만 아니라 졸업생이나 학교에 초대되어 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식권을 판매하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들은 이용을 전혀 못하게 됩니다. 또 신입생 같은 경우는 결제할 수 있는 전자 카드를 만드는 기간이 2주 정도 걸리는 데, 종이 식권 판매를 중지해버리면 그 동안 신입생들은 굶을 수밖에 없는 사태가 발생합니다”며 강경한 대응을 했으며, 미셸푸드 관계자는“해결방안을 생각해 보겠다”라고 했다.

'맛'과 '화학조미료 무첨가' 사이의 딜레마

학생회관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던 오경석(경영∙2) 학생은“학식을 가끔 이용하는데 가격에 비해 너무 맛이 없다. 메뉴가 단조로워 뭘 먹을지 정해놓고 식당에 간다.”라며 메뉴가 한정되어 있음을 불평했다. 또 설문조사에 건의사항을 남긴 한 학생은“교내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후 맛이 없어 혼자서 보이콧 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설문지의‘미셸푸드 건의사항’란에는 많은 학생들이‘제발 맛있게’,‘ 이건 뭐 군대도 아니고’,‘ 차라리 화학조미료를 먹고 말지’등‘맛’에 대한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미셸푸드의‘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대해서는 일반학생과 사생들의 과반수가 동의했다. 모든 학생들은 화학조미료가 몸에 좋지 않
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화학조미료를 감수하고서라도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달라는 것은 정말 역설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학생들의‘맛’에 대한 불만족은 교내식당 이용률 감소로 이어진다. 09학번 이상의 학생들 중 업체가 바뀐 후
교내식당 이용횟수가‘줄었다’고 대답한 학우는 65.6%, ‘변화없다’는 28.2%, ‘늘었다’는 6.1%로 나타났다. 설문지에서 많은 이들은 바뀌기 전 식당의‘콤비네이션 메뉴’가가장그립다고했다‘. 콤비네이션메뉴’는2500원
이라는 싼 가격에 큰 돈까스와 볶음김치, 계란프라이, 마카로니, 스프가 함께 나오는 학생회관 식당의 베스트 메뉴였다.
교내 식당의 이용률이 감소한 반면에 학생들의 외부식당 이용은 늘었다. 위의 표를 보면 일주일에 교내 식당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는다는 학생의 비율도 27.7%나 된다. 이에 반해 외부 식당을 일주일에 7회 이상 이용한다는 학생의 비율은 23.2%이다. 이러한 외부 식당의 잦은 이용으로 학생들의 지출도 함께 늘어가고 있다.
인터내셔널 허브관 식당은 한끼에 2500원이며 학생회관 식당은 한끼에 2000원~3000원이다. 외부 식당에서3000원 이상 사용한다는 학생의 비율은 83.6%이다. 학생식당은 본교의 학생들의 편의와 복지를 위한 시설이다. 이러한 학생식당이 현재 본교에서 제대로 된 기능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기숙사 의무식, 계속 되는 불만

‘기숙사 의무식에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불만족한다’는 의견은 44.2%였다. 이는 앞에서 밝혔듯이 식사의‘맛’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생들은 설문지‘미셸푸드 건의사항’란에는‘제발 아침에 밥 좀
주세요’,‘ 배식이끝날때까지음식이다떨어지지않게 신경 좀 써주세요’,‘ 이물질이 안나오게 해주세요’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주말 식단 단일화로 A코스, B코스의 선택권 없이 아침에 불가피하게 빵이나
죽, 누룽지를 먹어야 할 때도 있다.
강세진(법학∙4) 학생은“그동안 나온 메뉴 중 카레돈가스가 그나마 괜찮았다. 면류는 최악이다. 떡처럼 된
면을 먹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또 반찬을 4가지에서 3가지로 줄여 질을 향상시켰다는데 뭐가 향상되었는지 미스터리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또 한로마사(종교∙4) 학생은“밥에서 머리카락이 나오는 것은 다반사이며 바쁘셔서 그런지 위생에 신경을 안써준다”며“아침으로 토스트나 샌드위치가 나오는 날은 돈이 아까울 정도다”라며 성의를 갖고 밥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소영(인문학부∙1) 학생은“재료가 재탕되는 느낌이 들지만 샌드위치나 밥을 포장해 먹을 수 있고 주말 메뉴 단일화로 음식의 질이 올라가 만족한다”고 했다.
현재 기숙사 학생들은 22.3%가 100식 중 75식 이상먹었다. 의무식이 남는 학생도 있지만, 부족한 학생들도
있다. 그들을 위해 의무식 충전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두어야 하지만 아직도 그 대책은‘논의중’이다. 또 기숙
사 측은 강제퇴사가 아닌 일반적인 퇴사를 할 시에는 남은 의무식에 대한 환불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은“솔직히 100번을 다 채워 먹을만큼 맛있지 않은데 그걸 의무로 끼워 강매하는 자체가 마음에 들지않는다”,“ 합당하게 밥값을 지불하고 환불을 안해준다면 부당하다”며 환불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총학생회측은 지난 4월 12일(월)에 진행된 미셸푸드관계자와 미팅을 했으며 회의록을 총학생회 사이트에
올렸다. 그러나 이 미팅은 형식적인 만남에 지나지 않는다. 총학생회장의 질문에 미셸푸드 총 파트장은‘확인해보겠습니다’,‘ 신경쓰겠습니다’,‘ 사생회 분들과 계속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양해를 해 주셨으면 합니
다’등 간접적인 대답을 했을 뿐이다. 이 미팅이 미셸푸드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줄지에대해서는 의문이다.
미셸푸드에 대한 불만은 이제 가시화되었다. 미셸푸드에서는 작년 2학기 중순에‘김치의 숙성도는 어떠한가’,‘ 밥의 찰기는 어떠한가’라는 서비스 제공자 입장의 설문을 한 바 있다. 본보는 이번에‘미셸푸드의 서비스에 만족하는가’,‘ 만족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와 같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질문을 했다. 만족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맛, 가격, 결제방식, 서비스, 기타라는 세부항목을 제시하고 하나만 체크해 달라고 했으나 많은 학우들은‘꼭 한가지만 체크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본교의 모든 학생들을 대표하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교내식당 진단에 대한 의미있는 자료가 도출되었다. 이제 미셸푸드는 가시화된 불만을 수용할 차례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