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드라마 주인공들은 잠에서 깨어나 전날 술 마신 걸 후회하곤 한다. 일부분만 기억하거나, 기억을 통째로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증상을 ‘필름이 끊겼다’라고 표현한다. 전문용어로는 ‘블랙아웃(Black Out)’이다.
블랙아웃은 총괄적 블랙아웃과 부분적 블랙아웃 두 종류로 나누어진다. 총괄적 블랙아웃은 술에 취하고 난 후의 일정기간 동안 기억이 없는 증상을 말한다. 이와 달리 부분적 블랙아웃은 음주 후 부분적 기억이 남는 증상으로, 총괄적 블랙아웃에 비해 자주 발생한다.
나 역시 부분적 블랙아웃을 경험한 적이 꽤 있다. 첫 경험은 내가 20살이 된 1월 1일 친구들과 술을 마셨을 때이다. 주량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마시다 보니 금방 만취 상태가 되었다. 내가 집에 들어간 것은 기억이 나는데 어떻게 들어왔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내 주변에서도 블랙아웃을 경험한 적이 많다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하면 2017년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대가 63.5%로 고위험 음주 경험이 30대에 이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고위험의 음주는 블랙아웃 현상을 초래하여 폭력, 살인, 강간과 같은 강력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의학전문가에 따르면 블랙아웃 현상이 지속될 경우 알코올성 치매 발병률이 10~15%나 증가한다. 알코올성 치매는 지나친 음주로 인한 현상이다. 최근 젊은 층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치매의 한 종류라고 한다. 이렇듯 블랙아웃은 심각한 질병과 위험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 역시도 한 번쯤 블랙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뻔한 소리지만 과도한 음주는 피하자. 안전과 건강에 있어 뻔한 말은 가장 효과 좋은 ‘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