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주기 히로시마 원폭의 날, 한일학생 교류 현장에 가다
제73주기 히로시마 원폭의 날, 한일학생 교류 현장에 가다
  • 임윤아 기자
  • 승인 2018.08.28 23:59
  • 호수 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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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 6일 미국이 태평양 전쟁 종전 목적으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이에 일본은 1952년 8월 6일 평화기념공원을 조성했고, 이후 매년 기념식을 열어 원폭 피해자를 기리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원폭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31만 4천118명이다.

올해에는 이 ‘원폭의 날’을 맞이하여 약 36명의 한국·일본학생들이 히로시마에 모였다. 한일학생포럼 실행위원회에서 개최한 포럼은 지난 5일(일)부터 8일(수) 총 3박 4일간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서 양국 학생들은 ‘히로시마 원폭’과 ‘비핵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토론했다. 포럼은 △MIC(일본 매스컴문화정보노조회의) 히로시마 포럼 <핵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해> △평화식전 참가 및 위령비 순회 △<말로 전하는 한국, 한국인 원폭 피해자 문제> 시민포럼과 △마이 베스트 숏 등 학생 간 친분 교류의 장도 마련됐다.

핵 없는 세계 실현에 대해 일본은?
MIC가 개최한 <핵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해> 포럼은 5일 오후 1시 30분 히로시마 퍼시픽 호텔에서 열렸다. 포럼에서는 피폭자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상영과 ICAN(핵무기폐기국제운동)의 카와사키 아키라 씨 강연이 이어졌다. ICAN은 작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단체로, 적극적으로 핵무기 위험성과 UN 핵무기금지조약을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카와사키 씨는 “일본 정부가 비핵화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일본은 유일한 원폭 피해국임에도, 핵무기 금지조약에 불참하고 있다”며 일본의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제73주기 ‘원폭의 날’을 맞이한 ‘평화기념식’
‘평화기념식’은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개최됐다. 평화기념식에는 일본 총리인 아베 신조와 히로시마 시장인 마쓰이 가즈미, 85개국 대표, 시민 등 약 5만 명이 참석했다. 평화선언에서 마쓰이 시장은 “국제사회는 핵 없는 세상을 위해 끊임없는 대화와 협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 역시 히로시마 평화기념식에서 “(전세계의 비핵화를 위해) 핵보유국과 비보유국의 협력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9일 열린 나가사키 평화기념식에서 “핵무기금지조약에 대해서는 일본과의 접근방법이 달라 참여하진 않겠다”고 다르게 주장한 바 있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도 있어  
7일 히로시마 유학생회관에서는 <말로 전하는 한국, 한국인 원폭 피해자 문제> 시민포럼이 진행됐다. 시민포럼은 히라오카 타카시(전 주고쿠 신문기자·전 히로시마 시장) 씨의 “잠시 한국에서 살았을 때 일본인의 오만함을 느꼈다. 그 후 죄의식을 갖고 한국인 피폭자들을 돕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다”는 말로 강연이 시작되었다. 이후 한국인 원폭 피해자인 재일 한국인 이종근 씨의 피폭 체험담과 감독 이토 소노미씨의 다큐멘터리 <광하의 낙인(2009)> 상영이 뒤를 이었다.

유의미한 교류 지속을 기대하며
아사히 신문사 텟츠아키 오타키 기자는 포럼에 대해 “한일학생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된 것 같아 뜻깊었다. 히로시마에 모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부러웠다”고 말했다.

도카이대학의 이노마타 슈헤이(홍보미디어·3) 학생은 “한국 학생들과 언어 차이로 인해 소통하는 데에 불편함은 있었지만, 평화를 기원하는 모습은 모두 비슷했던 것이 인상 깊었다”며 포럼에 참가한 소감을 전했다.

한편, 제1회 한일학생포럼은 일본군 ‘성노예’를 주제로 작년 10월 서울에서 진행됐다. 당시 포럼에는 약 30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한일 역사관련 문제로 깊이 교류했다. 다음 제3회 한일학생포럼은 내년 2월 오키나와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합천에서 열린 제73주기 원폭희생자 추모제
6일, 경상남도 합천군에서도 제73주기 한국인 원폭 희생자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위령각 앞에서 열린 추모제에는 약 300여명이 참여했다. 식은 △제례 △추모공연(살풀이) △개회선언 △추모묵념 △추도사 △유족대표 인사말 △헌화 △추모합창 순서로 거행되었다. 추모제 주최는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주관은 합천군과 합천원폭지부, 한국원폭2세환우회다.

당시 문준희 합천군수는 추도사에서 “그날 억울하게 돌아가신 영령들을 몸과 마음을 다해 다시 한 번 더 떠올리며, 억울한 죽음의 한을 풀어드리고, 그들의 권익증진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는 1967년 2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에 거주했던 한국인 원폭 희생자들이 모여 창립한 단체다. 원폭 투하 당시 입었던 피해 보상과 치료를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원폭 피해 72년 만에 원폭자료관을 개관했으며, 현재 세계에 비핵 평화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합천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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