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로그] 유난히도 뜨거웠던 8월 6일의 히로시마
[저널로그] 유난히도 뜨거웠던 8월 6일의 히로시마
  • 이나영 기자
  • 승인 2018.08.29 00:25
  • 호수 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월 6일, 일본은 뜨거웠다. 1945년과 그 후 73년이 지난 2018년도 그랬다.

원폭의 날을 맞이해 지난 6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 기념 공원에서 열린 평화 식전에 참여했다. 오전 7시, 넓은 공원은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가득 메워졌다. 이날은 공휴일이 아니라 직장인은 휴가를 내어 평화 식전에 참여한 듯했다. 학생은 가족 또는 친구, 선생님과 히로시마를 찾았다. 원폭의 날은 히로시마에 사는 사람만이 기억하고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공원을 보니 원폭의 날 자체가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 식전에 참여한 일본 학생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역사를 잊지 않는 방법은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라고. 이 때문일까? 평화 기념 공원 내에서 그 날의 기억을 계승하려는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어른들은 인형극으로 원폭의 날을 설명했고, 어린아이들은 그 인형극을 보며 당시 상황을 이해하려했다. 또한, 공원을 설명해주던 가이드는 원폭 피해자였다. 우리들은 평화 기념 공원 내에서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은 원폭 피해자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역사를 전해 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가해국일 때, 과연 일관된 태도를 보이는가?’라는 의구심이 든 건 사실이다. 일본은 한국과 지울 수 없는 역사가 많다. 그들이 피해국 입장에서 기리는 원폭의 날처럼, 한국에 대한 일본의 태도가 한결같길 바랄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타국에서 일어난 한국의 아픈 역사를 지속적으로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73년 전 약 10만 명의 조선인은 원폭 피해를 입었지만, 이 사실을 우리 국민들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 8월 6일은 올해보다 좀 더 많은 이들이 10만 명의 조선인을 추모하길 소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