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로그] 그들은 왜 제주도에 왔나
[저널로그] 그들은 왜 제주도에 왔나
  • 김다빈 기자
  • 승인 2018.08.29 01:00
  • 호수 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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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기획회의 때 제주 예멘 난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평소 이 분야에 무지했지만, 잘 알고 싶어서 기사를 맡기로 했다. 예멘인 약 547명이 제주도에 입국했다고 한다. 그들이 먼 나라 제주까지 온 이유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의 심사가 관대하며, 30일 무사증 입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멘은 지금 50년이 넘는 시간동안 전쟁 중이다. 예멘 인구 2천 8백만 명 중 1만 1천여 명이 숨졌고, 3백만 명의 난민 중 30만 명은 국외로 탈출했다. 많은 예멘인이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 물론 자기 삶도 벅찬 현대인들에게 이 문제를 고민해주길 바라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서는 지난달 16일,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제주 예멘 난민은 진짜 난민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3.4%가 ‘취업 등 다른 의도로 들어왔기 때문에 난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난민 수용에 대해서는 ‘엄격한 심사를 통해 제한적으로 수용해야 한다(70.2%)’와 ‘난민은 절대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16.9%)’며, 응답자 876명이 난민에 대해 거부하고 있었다. 우리 국민들이 심각한 예멘의 상황을 알았더라면 이 상황이 조금 달라졌을까.

현재 한국 여러 지역에선 난민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고, 다른 인종과 종교에 대한 혐오 감정이 필터링 없이 표출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멘 내전의 끝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어디로 갈 수 있을까? 갈 곳 잃은 예멘인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줄 순 없다 해도 그들에게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송영훈 난민연구센터 소장은 난민에게 자생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했다. 이제 이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각자의 문화와 살아온 삶이 너무나 다른 ‘우리’지만, 우리의 삶으로 들어온 난민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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