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맛제 백스테이지, 연습부터 공연까지 A to Z
다맛제 백스테이지, 연습부터 공연까지 A to Z
  • 김예진 기자
  • 승인 2018.10.31 16:19
  • 호수 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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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터지기 1분 전'지난 9월 21일 다맛제 공연 백스테이지 현장. 밴드 동아리 부원이 무대에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심장 터지기 1분 전' 지난 9월 21일 다맛제 공연 백스테이지 현장. 밴드 동아리 부원이 무대에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9월 21일 열린 다맛제 중앙무대에서 기자는 객원 멤버로 공연을 했다. 기자는 학보사에 들어오기 전, 중앙동아리 ‘세이크리드’의 건반 연주자였다. 그 인연으로 오로지 공연진만 출입 가능한 백스테이지에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백스테이지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긴장을 풀고 있는 공연진들이다. 그 방법은 가지각색이다. 계속해서 휘파람을 불거나 악기의 음을 몇 번 씩 확인하거나. 제자리 뛰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이 글쓴이 본인인 것은 독자들에게만 알리는 비밀이다.

공연예술분과 무대 백스테이지는 공연 순서 직전에 주로 공연진들만 출입할 수 있다. 백스테이지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사실 백스테이지에는 별게 없다. 공연진에게 제공된 것은 악기 등 물품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돗자리와 의자 정도다. 그래도 어느 공연장에서나 ‘백스테이지’가 특별한 이유는 그 곳에서 감도는 긴장감 때문일 것이다. 공연진에게 백스테이지는 본무대보다 더 긴장되는 공간이다. 몇 주 동안 쏟아 부은 노력을 10분 남짓한 시간 안에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합세한다. 정말 급한 경우 막간을 활용한 연습도 한다.

그러나 이런 긴장감 속에서 대부분은 아무말대잔치를 한다. 기자가 주로 하는 아무말은 “나는 누구, 여긴 어디”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앞선 아무말에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고 대답해주는 동기도 있다. 나 또한 1년 만에 다시 서는 다맛제 무대를 기다리며 긴장감에 손을 덜덜 떨었다. 그 덕에 취재 사진을 흔들리지 않게 찍기 위해 고생했다.

무대준비과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무대를 어떻게 완성 했는가’이다. 10월 13일부터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178명의 독자들은 다맛제 무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팀으로 화랑(74명)과 세이크리드(37명)를 뽑았다. 이에 기자가 독자들을 대신하여 가톨릭대학교의 ‘음악과 춤의 멋’을 보여주는 두 동아리를 직접 만났다.

 


‘좋은 사람과 멋진 무대’를, 세이크리드  

 

세이크리드 23기가 기자의 요구에 어색하게 화이팅을 외쳐본다. 왼쪽부터 차례로 드럼 김한나(수학·2), 기타 지승우(컴퓨터공학·2), 기타 노회찬(컴퓨터공학·2) 학생.

세이크리드는 올해 23기와 24기가 활동 중이다. 이번 다맛제 무대를 마지막으로 23기는 열정 가득했던 항해를 마쳤다. 새롭게 중앙무대에 설 24기는 “매번 발전하는 기수”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다맛제 무대를 위해서 일주일에 두 번, 매회 2시간씩 두 달 가까이 연습에 매진했다.

사실 이들은 다맛제를 위한 연습 기간 내내 곤란한 상황에 부딪혔다. 우선 더위와의 싸움이 관건이었다. 동아리방은 항상 30°C를 웃돌았다. 그곳에서 선풍기 하나로 무더위와 싸우며 연습에 매진했다. 그리고 뜻밖의 인원 감축이 찾아왔다. ‘충! 성!’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던 키보드 동기가 다맛제 직전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 이는 세이크리드가 학보사 기자인 나에게 어쩔 수 없이 연주를 부탁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공연진들은 공연 당일에도 조바심이 났다. 총동아리연합회 측의 안일한 업무처리 때문이었다. 중앙무대 리허설 공지는 본 공연 바로 전날 전달됐고, 공결권 처리도 되지 않았다. 늦은 공지로 인해 수업 출석은 학생 개인이 처리해야 할 문제가 되었다. 공연에만 집중했던 공연자들에게 갑작스런 문젯거리가 생겨 버렸다. 뿐만 아니라, 다맛제 당일 우천 소식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은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답만 내놓았다고 한다. 공연자들은 혹여나 악기에 피해가 갈까 노심초사했다. 

이 어려움은 “무대 위 10분”을 위한 과정이었다. 힘든 과정 때문에 동아리를 그만 하고 싶었던 적은 없는지 물었다. 이에 23기 보컬 엄예은(화학·2) 학생은 “힘들고 지루한 연습을 견뎌내고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는 순간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세이크리드 활동은 내 삶의 활력소다”라며 동아리의 장점을 설명했다. 24기 기장 이예주(미디어기술콘텐츠·1) 학생은 “특히 관객 중 뼈가 부서져라 응원해주는 선배의 모습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각’이 살아있는, 화랑(華朗)

"화랑 무대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화랑의 열렬한 동작에 분위기도 덩달아 후끈해졌다.

빛날 화, 밝을 랑. 가톨릭대학교를 빛낸다는 의미의 화랑은 교내 공연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활동한다. 작년과 올해 모두 전국 치어리딩 대회에서 입상도 했다. 선배 기수와 후배기수로 나뉘는 화랑은, 선배기수 13기와 열정 가득한 귀요미 후배기수 14기로 구성돼있다. 특히 13기는 자신들을 “오래된 부부”같다고 소개했다.

화랑은 약 2년 동안 활동한다. 아우름제에서 데뷔해 2년의 시간이 지나면 새내기 새로 배움터에서 은퇴한다. 정기 연습이 매주 2회, 중요한 무대를 앞두고는 한 달 남짓 동안 매일 3시간 씩 연습한다. 학업과 병행하기에 쉽지 않은 일정이다.

게다가 14기에는 남자가 없어 화랑의 상징인 ‘사람 들어올리기 동작’을 여자가 한다고 했다. 다행히 충분한 연습과 전해져 오는 ‘꿀팁’이 있어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체력이 필요한 부분인 것은 분명하다. 화랑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각’이다. 화랑 정하나 회장은 45°, 180°로 모든 동작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각’을 지키기 위해 화랑은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에 매진한다.

화랑은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19년 개최될 예정인 가서전(서가전)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화랑이 서로를 향해 건네는 따뜻한 한마디를 원동력으로 무대를 향해 비상할 것을 예고했다.
       
짧은 시간의 무대를 위해 동아리들은 정말 오랜 시간을 투자한다. 기사에 다 싣지 못해 아쉬운 동아리가 많다. 동아리 안에 희노애락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모두가 빛났다며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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