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로그] 황교익의 소울-푸드(Soul-Food)가 궁금하다
[저널로그] 황교익의 소울-푸드(Soul-Food)가 궁금하다
  • 김다빈 기자
  • 승인 2018.10.31 16:19
  • 호수 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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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논란의 중심에 선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논란의 이유는 한국 음식과 그 음식을 즐기는 이들에게 취하는 황교익의 부정적인 발언과 태도 때문이다. 그는 tvN <수요미식회>에서 자주 ‘그 음식의 기원은 일본이다’라는 말을 한다. 가히 ‘만물 일본설’ 주창자 황교익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그의 “불고기의 어원은 야키니쿠”라는 주장은 국어전문가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한 황교익은 대다수 한국 사람에게 소울-푸드(Soul-Food)라 여겨질 만한 떡볶이에 대해 ‘맛없는 음식’이라며 “우리는 떡볶이를 맛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살기 때문에 떡볶이를 맛있는 음식이라 느낀다”고 했다. 사람들의 호(好)를 ‘사회 분위기에 이끌려 맛도 모르고 음식을 먹는 것’이라 칭하는 그의 발언은 국민들의 분노를 살 만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발 속에서도 본인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황교익은 본인의 저서 <미각의 제국>에서 “단맛의 음식을 두고 맛있다 찬사를 보내는 것은 미식가로서 자질이 없다는 증거다”라며 “고추에는 캡사이신이라는 매운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입 안에 들어가 통각을 자극하면 몸에서 이 통증을 잊기 위해 엔돌핀이라는‘생리적 마약’을 분비하게 된다. 따라서 기분이 좋아지게 되니, (중략) 매운 고추를 즐기는 우리 민족은 엔돌핀, 즉 ‘생리적 마약’ 중독자들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황교익은 우리가 좋아하는 맵고 짜고 달고 고소한 양념들은 “고기나 낙지, 배추, 생선, 떡 같은 주요 재료의 맛이 어떠한지 파악할 여유를 빼앗는다”며 “흔히 말하는 대박 음식점 주인들은 그 점을 이용해 미성숙한 미각의 소유자인 젊은이들로부터 단맛에 대한 ‘무뇌아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고 했다.

그는 일부 한국 사람을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줄 모르는 ‘무뇌아적 미각’을 가진 사람이라 치부했고, 그들이 좋아하는 맛은 진정한 ‘맛’이 아니라고 했다. 그의 거만하고도 직설적인 발언들이 맛에 대한 대중인식개선에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직업 특성 상 비판적이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논란에 불만 지피는 그의 행동을 이해하기는 힘들다.

“인간의 음식은 사회적인 맛이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소울-푸드’를 주제로 한 제6회 본교 프레젠테이션 대회 강연에서 한 말이다. 우리가 어떤 맛을 그러한 맛이라고 느끼는 것은 사회 속에서 학습을 통해 그렇게 믿는다는 뜻이다. 아무리 우리가 학습을 통해 맛을 알게 된다고 해도,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맛’은 계속 달라진다. 황교익은 본인의 소울 푸드를 남에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의 소울 푸드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음식 재료 본연의 맛’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본인은 모르는 사람들의 ‘맛’을 이해하는 맛 칼럼니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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