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자판기 동아오츠카, 전범후원 논란
교내 자판기 동아오츠카, 전범후원 논란
  • 김다빈 기자
  • 승인 2018.10.31 16:19
  • 호수 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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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음료수를 사러 가기에 시간이 촉박하거나 귀찮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종종 자판기를 이용한다. 특히 우리 학교 자판기는 교실 가까이에 설치되어 있어 그 편리함을 더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던 동아오츠카 자판기가 전범후원을 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학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10일(수) 오전 10시, 본교 SNS 에브리타임에 “포가리 스웨트·오로나민 C 마셨나요? 야스쿠니 참배 후원한 셈”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본교에 설치된 자판기 동아오츠카와 관련된 사실인데 같이 알면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학생들은 이 논란에 대해 너무 비약인 것 같다는 주장과, 숙지하고 의도적으로 자각해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에브리타임을 보고 동아오츠카 논란에 대해 알게 됐다는 곽윤신(경제·2) 학생은 “최대한 동아오츠카 음료에 대한 소비를 줄이려 노력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판기가 동아오츠카 제품이라 마땅한 대체음료가 없어 그냥 사먹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교내 자판기를 애용한다는 최소열(회계·2) 학생은 “당연히 한국 국민들은 일본 전범과 관련된 소식에 민감한데, 이러한 논란에 대해 동아오츠카가 ‘나는 모른다’식으로 넘어가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며 “동아오츠카 음료가 꺼려지긴 하지만, 대체음료가 없어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동아오츠카에게 이와 관련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지난 9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재근 더불어민주당의원이 일본 총무성 ‘정치자금수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일본오츠카제약이 ‘제약산업연맹’을 통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 14명을 후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 의혹은 2013년 국정감사 때 제의된 것으로 뒤늦은 의문제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동아오츠카는 1979년 동아제약 식품사업부에서 분리된 후 1987년 동아제약과 일본 오츠카제약의 합작법인으로 출범했다. 현재 지분 50%는 오츠카제약이, 나머지 49.99%는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또한 동아오츠카는 매년 진행하는 배당을 통해서도 일본 오츠카제약에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5년간 동아오츠카는 오츠카제약에 총 16억2,000만원을 배당했다. 게다가 동아오츠카에서 인기 있는 음료인 포카리스웨트와 오로나민 C는 일본 오츠카제약이 개발한 음료이다. 이와 관련된 로열티는 당연히 일본 오츠카제약에게 주어진다.

동아오츠카는 뉴스원과의 인터뷰에서 이 논란에 대해 “오츠카제약에서 진행되는 후원 사안에 대한 내용은 합자회사인 동아오츠카에서는 알 수 없다”며 “이미 진행한 후원 건에 대해서도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몰랐다’ 식의 답변은 거센 비난을 잠재우기엔 부족해 보인다.

현재 한국 자판기는 롯데·코카콜라·동아오츠카 세 기업이 독점 운영하는 형태다. 비중이 큰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 본교 상황도 마찬가지다. 동아오츠카 송성준 자판기 담당 관리사원에 따르면, 본교 자판기는 총 36대로 동아오츠카가 제품을 독점 판매·유통한다. 동아오츠카는 모르겠다는 말 대신, 확실한 대처를 해야 한다. 책임 없는 논란에 휩싸이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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