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동물농장까지 제보된 성심이… 향후 구조계획은?
SBS 동물농장까지 제보된 성심이… 향후 구조계획은?
  • 이나영 기자
  • 승인 2018.10.31 16:19
  • 호수 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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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동산에 세워진 '유기견 8월 공지사항' 팻말.
풀 숲에 누워있는 떠돌이 개 성심이. 성심이는 언제 구조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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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숲에 누워있는 떠돌이 개 성심이. 성심이는 언제 구조될 수 있을까.

본교 마스코트라 불리는 떠돌이 개 ‘성심이’가 지난 18일 SBS <동물농장>에 제보됐다. 제보자는 본교 학생이며 ‘대학교 떠돌이 개 성심이를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시청자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제보 내용은 “하루 빨리 성심이가 구조되어서 길 위의 삶보다 더 따뜻하고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였다. 이 제보글은 현재까지 1,200여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사람들은 “성심이 구조가 꼭 잘되었으면 좋겠어요”, “올 겨울 뿐만 아니라 앞으로 성심이가 따뜻한 곳에서 건강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등의 따뜻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성심이의 건강이 걱정돼요 vs 교정의 주인은 학생이에요
그런데 최근 성심이의 행동에 변화가 생겼다. 사람을 무서워 피하던 성심이가 최근 사람 근처에 가는 일이 많아진 것이다. 또한 성심이가 짖는 빈도수도 늘어나며, 이에 따라 학생들의 불안과 걱정도 깊어졌다.

지난 18일에는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도 ‘성심이 잡아달라고 119에 전화했어요’ 글이 큰 화제가 되었다. “스동(스머프동산)에서 돗자리 깔고 치킨 먹고 있는데 성심이가 3번이나 돗자리 안까지 기웃거렸어요. 지금까지 사람 문적 없고, 사람을 무서워하는 개라도 이렇게 큰 대형견을 학교에 풀어놓고 키우는 게 맞나요?… 그 와중에 돗자리 안으로 들어오려 해서 신발을 신고 자리를 벗어났더니 놀자는 줄 알고 따라오는데 무서웠어요.”

이 글이 올라온 뒤 학생들은 성심이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주로 “성심이가 지금 구조되면 안락사를 당하는 것이 아니냐”, “성심이 현재 건강은 어떤가” 등의 성심이의 안전을 걱정하는 반면, “학교 주인이 성심이냐, 왜 학생들이 성심이를 피해다녀야 하냐”, “성심이를 치워줬으면 한다”, “개한테 물리면 책임은 누가 지냐”라는 주장이었다.

이러한 학생들의 불안 증가 현상에 대해 시설관재팀 강병훈 부주사는 “시설관재팀에서는 학생들의 불만과 불안감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그동안 유기견 포획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 중이다. 119에 신고도 하고, 동물보호단체와 외부 기관과 협의하고 실제 포획도 시도 중이다”라고 전했다.

 

아직 구조 안된 성심이, 향후 구조계획은?
본래 성심이 구조 계획에 따르면 지난 5월에 구조 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구조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강병훈 부주사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성심이수호대’ 회장과 성심이 구조에 관심 있는 학생, 직원에서 교수까지 다함께 논의했다”라며 “성심이가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실제 본교는 작년 10월부터 외부 동물보호센터 ‘카라’, ‘케어’와 협심해 구조를 시도했다. 하지만 지금은 카라에서 일을 했던 한 전문가만이 구조에 참여한다. 강병훈 부주사는 “센터에 계시는 외부 전문가들이 계속 학교에 올 환경이 되질 못한다. 그래서 지금은 카라에서 일했던 전문가 분과 함께하고 있다. 대가가 따르지 않지만 도움을 많이 주시는 고마운 분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온이 더 떨어지기 전에 구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제2의 성심이가 또 나타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강병훈 부주사도 이와 같은 우려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유기견 관련 문제는 학교만의 문제보다 전반적인 사회문제이다. 성심이가 구조되어도 내년이나 내후년에 유기견이 또 생겨날 수 있어, 대응 메뉴얼을 만들 것”이라 계획을 밝혔다. 이어 “지금은 본교도 처음이기에 좌충우돌이 많다. 하지만 본교는 학생들과 의견을 나누며 구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공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스머프동산에 세워진 '유기견 8월 공지사항' 팻말.

한편, 스머프동산에는 ‘유기견 8월 공지사항’ 팻말이 세워져 있다. 성심이에게 먹이를 주는 내·외부인이 늘어나 공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공지사항에는 “건강검진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누구도 구성원의 안전에 대해서 보장할 수 없습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근거하면 학생들의 안전은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학생들은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켜야만 한다. 성심이에게 가까이 다가가거나 먹이를 주는 행위를 삼가하고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하지만 교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책임지지 못하는 학교를 어떤 이가 편하게 다니겠는가. 학생의 안전은 학교가 보장해야 마땅하다. 학교는 성심이를 하루 빨리 구조하고, 더욱 안전한 교정을 만들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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