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힘이 되는]人, "팀의 케미가 가장 큰 우승 요인이었다"
[서로의 힘이 되는]人, "팀의 케미가 가장 큰 우승 요인이었다"
  • 장현진 기자
  • 승인 2018.11.07 0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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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가톨릭대학생 토론대회 우승팀 뿌셔뿌셔 인터뷰

팀의 케미(케미스트리. ‘잘 어울린다는 뜻의 신조어)가 저희의 가장 큰 우승 요인이 아닐까 싶어요.”

 

제8회 가톨릭대학생 토론대회 현장. 우승팀 뿌셔뿌셔 김세희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8회 가톨릭대학생 토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뿌셔뿌셔팀을 만났다. 치열했던 본선과 결선을 거쳐 당당히 1등으로 뽑힌 그들은 김세희(3), 채승완(회계2) 학생이다. 교내 중앙토론동아리 쿠사(KUSA)에서 만나 한 팀이 되었다는 그들은 케미부터 남달랐다. 기자가 팀을 우승으로 이끈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 물으니 망설임 없이 손가락으로 서로를 가리켰다. 누구보다 가까운 그들이기에, 서로의 부족한 점을 잘 알고 보완해줬다. 반면 각자 뛰어난 부분에서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승완이가 말 속도와 시간 체크를 해줬어요. 격해질 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세희 학생

 

누나가 법학 전공인 만큼 자료를 활용해 논리적으로 토론에 임했다면, 저는 주로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말을 했습니다. 토론은 말이 막히지 않는 게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서로 상호보완이 됐어요. 집중하다 보니 마이크 쟁탈전을 벌이기도 했지만요(하하). 어쨌든 팀원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채승완 학생

 

이번 토론대회는 제8회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 국제포럼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자유와 책임이다. 사회공동체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공동체 내에서 인본주의를 어떻게 구체화할지 학생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얻는 장이었다.

결선 토론 주제도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도입해야 하는가?’였다. 뿌셔뿌셔는 착한 사마리아인 법도입을 반대하는 팀으로서 논지를 펼쳤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란 다른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고도 구조에 나서지 않는 때 처벌하는 법이다. 자신에게 특별한 부담이나 피해가 오지 않는 상황에 해당된다.

이들은 입론에서 제대로 된 면책조항조차도 마련되지 않은 현 상황인 만큼, 개인의 도덕성에 법적 강제를 가하는 것이 억울한 피해자를 만드는 게 아닐지 의문이 크다고 했다. 처음에 이 주제를 보고, 그들은 찬성이 생명 존중을 논거로 삼을 수 있어 더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반대로 법이 실행되면 생길 억울한 피해자를 떠올렸다.

 

한편 그들은 결선을 가장 치열하고 힘들었던 토론으로 꼽았다. 인터뷰 도중 당시가 떠오르는 듯 서로 눈을 마주치며 웃기도 했다. 김세희 학생은 상대 팀이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자료들과 수치, 판례상 다른 게 많았기 때문이라고 힘들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채승완 학생은 작년 토론대회에도 참가했었는데 당시에 4강에서 만났던 분이 결선 상대 팀으로 나오셨어요. 그때 그분의 실력에 정말 놀랐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더 잘하시더라고요. 교수님께 듣기로 준비도 정말 열심히 하셨대요. 그리고 상대 팀 전부 법학과셨는데, 법 용어와 판례가 가득 나오기 시작하니 제가 반박을 못 했어요. 알아듣지를 못했거든요. 그때 가장 당황해서 힘들었어요라며 상대를 언급하기도 했다.

결선을 힘겹게 거쳐 우승한 소감을 물었다. 김세희 학생은 처음에는 예선 통과가 목표였는데, 하다 보니까 욕심이 났어요. 더 높이 올라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우승까지 하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라며 웃었다. 채승완 학생도 작년보다 준비에 소홀했던 것 같아서 교수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작년에 우승했을 때도 최선경 교수님께서 잘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고 하셨거든요. 그런데도 우승은 좋습니다라며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예전부터 지켜보니까, 대부분의 참가자분들이 심사기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았어요. 심사기준에는 가톨릭 인본주의에 대한 이해력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심사기준을 더 잘 준수한다면 좋은 성적 받기가 더 수월할 거로 생각했습니다.”

 

실제 심사 기준을 보면 가톨릭 인본주의에 대한 이해력30점 배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가톨릭 인본주의는 본교 건학이념과 같은 진리, 사랑, 봉사의 정신을 말한다. BWL 가톨릭 인본주의 국제포럼 운영위원회가 주최하는 만큼 이번 토론에서 가톨릭 인본주의를 빼놓을 수 없다. 뿌셔뿌셔의 우승은 이를 파악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생명과 인본주의를 결부시켜 생각해봤는데,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어요. 피해자가 죽는 건 아니지만 살아있는 사람 인생 자체가 더 중요해요. 소송에 들인 시간과 비용은 아무도 보상해주지 않아요.”

 

인터뷰 막바지, 논외로 착한 사마리아인 법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물었다. 두 사람은 의견이 같았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필요한 법이지만 현시점에서는 불가능한 법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해운대 해수욕장 한복판에서 사람이 쓰러졌다고 가정해볼게요. 많은 사람 중 누가 그 장면을 봤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 취지 자체는 좋지만, 규정 자체가 추상적이고 주관적이에요.”

이번 토론 주제는 사회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국회는 법 제정에 앞서 여러 견해에 귀 기울여 최선책을 찾아야 한다. 최선책을 위한 뿌셔뿌셔의 토론은 빛났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케미를 다시 한 번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훈훈했다. 인터뷰 내내 기자의 웃음까지 끊이질 않게 만들었다. 왜 우승 요인으로 서로를 꼽았는지 알 수 있었다. 서로를 의지했고, 서로에게 힘이 되었던 두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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