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문학 장벽, 온라인 문학이 대세
낮아진 문학 장벽, 온라인 문학이 대세
  • 지선영 기자
  • 승인 2018.11.27 0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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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에 등단해야만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39회 가대문화상과 제 10회 한센병문화상이 각각 419편과 23편이라는 역대 최고 접수 결과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이는 지난 회차 출품작 수(208, 8)와 비교해봤을 때 확연히 증가한 수치다. 더불어 일인당 다작 제출 비중 역시 함께 증가했다. 이렇게 출품작 양이 급증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올해부터 새롭게 온라인 제출을 도입한 덕분이다. 직접 학보사에 방문해 작품을 제출해야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에는 온라인 제출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캠퍼스가 달라 물리적 제약이 있던 성의·성신 학생들의 참여도 한층 수월해졌다. 가대문화상 시 부문 가작으로 뽑힌 온라인 제출자 최희선(간호·4) 학생은 작년에는 직접 방문해야 하는 복잡한 제출방식이 부담스러워 선뜻 지원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이메일로 보낼 수 있어서 동기들도 많이 지원한 것으로 안다며 온라인 제출 방식의 간편함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처럼 온라인 플랫폼은 접근 방식이 쉽다는 특성으로 대중들의 창작 욕구를 자극한다. 이제 신춘문예에 등단해야만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에 인터넷에서 연재되는 작품을 일컫는 온라인 문학역시 점차 활성화되는 추세다. 온라인문학이 얻는 인기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도 작가다!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위계질서가 사라졌다. 문학은 고상하고 숭고한 사람들만의 정적인 취미 범주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났다. 현대인들은 버스를 타고 가며, 밥을 먹으며 글을 쓴다. 문학 집필에 대한 물리적 제약이 사라지고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 된 덕분이다. 이에 문학 창작은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는 하나의 취미생활로 발전했다. 실제로 국내 최초 웹소설 플랫폼인 조아라가 공개한 누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총 누적 작가 수는 14만 명에 이르며, 16세의 최연소 작가부터 90세의 최고령 작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온라인 문학에 도전하고 있었다.

온라인 문학 시장 규모 역시 성장 추세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20171113일부터 2017125일까지 진행한 웹소설 산업현황 및 실태조사에 근거하면, 2016년 국내 웹소설 시장의 전체 규모는 대략 2,000억 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평균 유통 작품 수와 작가 수는 무려 각각 82,322, 5,995명을 기록했다. 또한 구르미 그린 달빛’, ‘엽기적인 그녀등 웹소설 원작의 드라마들이 속속 흥행에 성공하며 대중들의 관심 또한 증가했다. 이처럼 온라인 문학의 매력은 한풀 꺾인 한국문학 시장에 다시금 불을 지폈다.

 

간소화와 소통성, 온라인 문학만의 힘

'브런치' 홈 화면 캡쳐.
'브런치' 홈 화면 캡쳐.

온라인 문학 관련 애플리케이션(이하 어플) 역시 다양해졌다. 에세이, 소설 등 분야 제한 없이 잡지 디자인으로 발행할 수 있는 글쓰기 어플 브런치’, 주어진 소재에 맞춰 자유롭게 집필이 가능한 어플 ’, 다양한 웹소설 연재가 가능한 브릿G’ 등이 그 예다.

어플의 가장 큰 공통점은 집필 방식의 간소화와 소통성이다. 대중들은 글을 쓴 뒤 발행 버튼만 누르면 한 권의 작품을 출간할 수 있다. 더불어 댓글로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독자 피드백을 즉각 주고받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역시 <IP 비즈니스 기반의 웹소설 활성화 방안>에서 작품 집필의 과정과 일체를 독자와 공유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수시로 듣기 때문에 독자 의견이 창작에 개입되는 여지가 훨씬 커진다며 온라인 문학과 독자와의 상호작용 효과를 언급했다.

어플 브런치를 통해 글을 연재하고 있는 신동윤 씨(26)온라인 문학은 단순히 글을 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다른 사람들의 좋은 글들을 함께 봄으로써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 문학, 21세기를 공략하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발표한 <2017-4호 해외센터뉴스>에 의하면, 중국 최대 온라인 문학 작품 업체 ‘China Reading Limited’ 그룹 오문휘 CEO온라인 문학 작품 저작권 가격이 몇 년간 급속도로 상승한 것은, 온라인 문학 작품 가치가 중요시 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의 인터넷기반 서비스 제공 업체 턴센트는 이미 IP를 핵심으로 한 순환적 소비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처럼 해외 또한 온라인 문학의 흥행에 맞춰 점진적 발전을 꾀하고 있다.

온라인 문학은 스낵컬처(Snack Culture)’의 범주에 속한다. 이는 과자를 먹듯 짧은 시간 콘텐츠 소비문화를 일컫는 단어다. 이제 독자였던 대중들은 과자를 먹는 행위처럼 간단한 클릭 한 번으로 작가가 될 수 있다. 또한 독자와 작가 간의 경계 역시 허물어지며 독자는 창작과 수용을 모두 아우르는 대중문화의 주체로 자리 잡았다. 온 국민이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현재, 한계 없이 발전할 온라인 문학의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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