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 균열, 바닥 들뜸 등은 ALC 블록과 온도차에 의한 현상, 보수하면 해결
- 기울기가 있는 방에 대해서는 바닥 균형 맞추는 보수 진행
- 소음에 대해서는 원인 규명해야
- 학생 간의 소통 창구 필요
“김수환추기경국제관(IH) 기숙사 구조적으로 이상 없다.” <기숙사 벽체 크랙(갈라짐) 현상에 대한 공청회> 발표 결과다. 학교의 공식 입장문은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다.
28일(수) 국제학사 4층 로비에서 열린 공청회는 오후 6시 5분에 시작해 9시 40분쯤 마쳤다. 진행은 총무팀 및 김수환추기경국제관 운영팀 유성엽 팀장과 기숙사 TF팀 임소연(심리·2) 학생이 맡았다. 공청회에 참여한 전문가는 유병억 건축구조기술자, 부천시청 365센터신정동 센터장, 부천시청 건축관리과 허오행 팀장, 부천시청 건축관리과 원종훈 주무관, 365안전센터 변종선 팀장, 고려 이엔씨 민병철 전무, 정지태 건축사, 김형준 건축사이다.
먼저 유성엽 팀장은 “먼저 국제관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팀장으로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TF팀 대표 및 팀원들과 전문가들을 동행해 오후 3시부터 한 시간가량 문제가 균열이 간 건물과 방을 살펴봤다. 그 결과 균열이 간 곳은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실제 국제관을 둘러본 김형준 건축사는 “건물 전체적으로 점검을 했다. 학생들이 말하는 옥상, 빛이 새어 나오는 방 칸막이 등을 살펴본 결과,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라고 총평했다. 그는 국제관 공사에 쓰인 자재 ALC 블록*을 언급하며 “ALC 블록을 사용한 건물이 공사가 끝나고 3년 뒤 균열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건축 관련 전문가가 와서 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 걸 바로 알아챌 수 있다. 균열이 간 곳도 보수하면 되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ALC 블록 : 경량 기포콘크리트로써 일반 콘크리트보다 4~5배 가볍고, 다공질이라 방음의 효과도 있으며 친환경적인 재료로 평가받는다.
기숙사 TF팀 홍장원(인문학부·1) 임시대표도 전문가와 함께 국제관을 둘러본 소감을 이야기했다. “처음에 건설과 건축 쪽에 아는 바가 없어 건물에 균열이 간 상태라 불안했다. 하지만 전문가분들과 안전점검을 해보니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어 안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학교 측에서 정확하고 상세한 설명이 부족”해서 학생들이 불안해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건축·설계·설비 전문가 曰 “건물 구조에 이상 없으니, 문제가 되는 부분은 보수하면 될 일”
총평 시간이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바닥·천장 주저앉음 현상과 벽·타일이 깨지는 현상에 대해서 김형준 건축사는 “바닥이 내려앉는 건 ALC 블록이 경량콘크리트이기 때문에 하중을 많이 받으면 쳐질 수 있다. 그리고 벽과 타일에 균열이 생기는 건 미관상의 문제지 아무 이상이 없다. 모두 학교 측과 협의해 빠르게 보수하는 걸 추천한다”라고 답했다. 같은 문제에 대해 민병철 전무는 “건물에 열팽창계수가 차이나서 그렇다”며 “한국 계절 특성 상 최대 60도 차이가 난다. 이런 온도 차이로 건물이 수축되고 팽창되는데 균열이 이때 발생한다”고 분석했으며, “이는 모든 건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았다.
기숙사 바닥이 기운 현상에 대해서 시설관재팀 김기은 직원은 “본래 건물을 지을 때 뼈대를 세우고 방바닥 통미장(방통)*을 치면서 수평을 맞추는데, 공정과정에 있어 방통 대신 콘크리트로 수평을 맞췄다. 비용이 절감되고 공사 기간이 단축된 부분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방바닥 통미장 : 줄여서 방통, 미장 공사의 일종.
이에 “건축 과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학생의 질문에, 건설업 회사 고려이엔씨 민병철 전무는 “이 건물에 구조상의 문제는 하나도 없다. 이러한 현상은 어느 건물에서나 나타나는 가장 가벼운 현상이다”고 말했다. 민병철 전무는 20년 동안 현장실사를 다닌 건축구조와 지질구조 전문가이다.
기숙사 15층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여학생은 ‘쿵쿵’하는 소음이 들린다고 진술했다. 이에 김형준 건축사는 “소리를 직접 들어봐야 알지만, 건물 옥상 위 나무 데크가 밤에 수축되고 낮에는 팽창되는 것에 의해서 발생하는 소리일 수도 있다”며 “나중에 소리가 나게 되면 녹음해 우리에게 들려줘라. 소리를 듣고 추후에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누수는 기숙사 외에도 국제관 컨퍼런스홀과 엘리베이터 근처에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형준 건축사는 “국제관을 살펴볼 때 기숙사만 확인하고 다른 곳은 확인 못해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최두하 팀장은 “누수는 배관과 배수구의 문제가 대부분인 것으로, 지금 현재 많은 부분 해결하였고, 해결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시설관재팀 “학교 안전하다” 학생들에게 확답
오후 7시 50분 다시 진행된 공청회는 학교 행정부서들과 함께했다. 원종철 총장과 시설관재팀, 총무팀, 기숙사 운영팀이 한데 모여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그동안 궁금했던 기숙사 건물 구조상 문제와 운영방식에 대해 질문했다. 한 학생이 “건물 내 균열이나 누수 문제를 신고해도 왜 빠르게 보수 작업이 시행되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자 시설관재팀 최두하 팀장은 “수리 신고가 들어오면 행정부서가 다 확인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뒤 작업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원종철 총장은 “먼저 학생들과 학교 일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학생들과의 소통이 중요한 문제였는데, 현재 본교는 총학생회가 공석이다 보니 학생들과의 소통에서 어려움이 빚어졌다. 학생들 의견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다양한 소통창구를 열어놓겠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했다.
원종철 총장은 공청회 당일 오전 10시 경 장덕천 부천시장과 국제학사를 둘러보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부천시장과 함께 문제가 되는 현장을 직접보고, 보수가 필요한 곳을 확인했다. 학기 중에 전면 보수가 힘들어 방학 때 전면 보수하겠다”며 “겨울방학 때 가장 문제가 되는 층을 수리한 후, 수리하지 못한 곳은 여름방학에라도 진행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원종철 총장은 이전에도 기숙사를 방문했던 적이 있다. “9월 18일에 발행된 가톨릭대학보의 기숙사 관련 기사를 봤다. 이 문제를 개선하고자 직접 기숙사를 방문하였고, 층장들과 회의를 하면서 문제를 확인했었다. 그 당시 시설과에 보수를 지시하였고, 원래 겨울방학에 보수 예정이었다. 학생들에게 공사 공지가 미흡했다”고 말했다.
*가톨릭대학보 <기숙사생과 직원 갈등 지속… 학생들 월세난민 자처해(2018.09.18.)>
계속해서 발생하는 화재경보기 오작동, 기숙사 출입문 체인으로 감아 잠그기, 누수 문제 등 문제에 대해 유성엽 팀장은 “학생들의 불편사항을 알고 있다. 개선 중이다”라며 “학생들의 건의와 신고를 항상 귀담아듣겠다. 게시판에 상황 설명을 담은 안내문도 부착하고, 방송 가능한 시간에는 방송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학교가 안전하다고 학생과 학생 부모에게 확답을 줄 수 있냐”는 학생 질문에 최두하 팀장은 “전문가들도 밝혔듯 구조적 문제가 아니므로 안전하다. 다만 균열이 생긴 벽이나 기둥 등을 빠르게 보수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한 건물 안전진단 결과를 공유하라는 말에 “앞으로 안전진단 결과를 더 상세하게 기술해 학생들에게 보여주겠다”고 했다.
올 겨울방학에는 문제가 발생한 기숙사 공간에 대해서 전면적 보수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내년에 계획했던 정밀안전진단도 즉시 시행한다고 한다. 학교는 지속적으로 제기된 기숙사 벽의 균열과 천장 누수, 마감재 들뜸 등의 문제를 하루빨리 해소하여 학생들의 불안감을 잠재워야 한다. 여기에 학생과 학교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어 학생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은 문제 진단과 보수 공사가 용이하게 진행되도록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학교와 학생 간의 신뢰가 필요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