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감으로 국경을 넘는구나’라 느꼈다
‘직감으로 국경을 넘는구나’라 느꼈다
  • 오명진 기자
  • 승인 2018.11.30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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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한에 온 이유”너와 나, 공감토크콘서트

 

한국외국어대학교 송광현(경영·2) 학생.

두만강을 건넜다. 한 명은 아버지를 따라, 한 명은 굶어 죽기 억울해서 탈북을 선택했다. <2018 가톨릭대학교 내가 남한에 온 이유너와 나, 공감토크콘서트>에 초청된 한국외국어대학교 송광현(경영·2) 학생과 사회자 김필주(심리·2) 학생이다.

김필주 학생은 행사를 주최한 본교 통일 연합 동아리 한아름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굶어 죽기 억울해 사선의 길을 건너 2006년도에 입국했다며 현재 “12년째 남한에서 생활하고 있다. 탈북 대학생 상대로 대학 생활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동아리 활동을 한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토크콘서트에는 한아름 동아리 부원을 포함하여 약 26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초청자의 일방적 발표 형식이 아닌, 청중과의 소통형 방식으로 꾸려졌다. 이에 북한 젊은이들의 연애 방식, 한국의 문화, 탈북 과정, 북한의 화폐개혁 등 분야를 막론한 질문이 오갔다. 능수능란한 사회자의 진행으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직감으로 ‘국경을 넘는구나’ 느꼈어요"

토크콘서트에 초대된 송광현(경영·2) 학생은 201021살 때 아버지를 따라 남한으로 왔다. “201021살 시절에 탈북했다. 평안남도에서는 어선 타고 고기를 잡았다. 그런데 아버지가 어느 날 장사를 하자고 하더라. 처음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힘든 일을 해서 그런가 싶었다. ‘장사하러 가기로 한 날, 마중 나온 여동생과 다른 가족들이 눈물을 글썽였다. 분위기도 싸했고. 이때 직감으로 국경을 넘는구나느꼈다.”

하지만 송광현 학생은 탈북 계획을 가족들에게조차 말하지 못한다고 했다. 가족들이 신고할 것을 우려한 처사는 아니었다. 차후 도주하다 가족이 북한 당국에 잡힐 불상사를 대비한 것이었다. ‘가족들과 계획을 공유했는지의 여부에 따라 처벌 정도가 달라진다고 한다.

 

사회자 김필주(심리·2) 학생.

이에 덧붙여 김필주 회장은 “‘빨간 물(사상교육)’이 짙게 들은 경우. 누군가 밀수를 한다거나 당국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면 신고할 수밖에 없다. 당국에서 또한 특정 인물 주변에 여러 감시자를 심어놓기도 한다. 친구, 친구의 친구, 그 친구의 친구를 서로 감시하라 한다고 말하였다.

 

송광현 학생은 남한에 온 것을 후회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탈북한 지 1년 정도 지났을 때다. 아버지랑 엄청나게 다퉜다. 새집에 들어와 살게 됐는데 아무것도 없고, 아무도 모르고. 다른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아서 잘 때는 이어폰을 꼈다. 사는 건 편하고 뭔가 이루어진 것 같은데, 어딘가 계속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후회된다고 아버지한테 말했더니 너 이놈 자식, 어렵게 데려왔는데 도움이 안 되냐고 하셨다고 말하였다.

이어 내가 아버지 마음에 큰 못을 남긴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북한 사회가 열악하니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과 허물없이 지내던 시절, 가족이 있는 그곳도 하나의 추억이다. 마냥 나쁘다고는 할 수 없는 생활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광현 학생은 북한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상황상 북쪽에서 중국 전화로 걸려오는 전화만 받을 수가 있는데, 올해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

 

"통일이 된다면 건축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

안세빈(법정경학부·1) 학생은 한아름에서 활동하는 친구의 소개로 토크콘서트를 찾아왔다. 그는 사회자분이 북한과 달리 중국은 밤에도 불이 켜져 있어 충격받았다고 한 말이 가장 인상 깊다북한 국민의 기본생활수준 보장 정도를 알 수 있었다. 통일된다면 국가 기본 인프라 구축 같은 경제적 지원을 많이 필요로 하겠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양국에 많이 힘든 과정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지금까지 북한에 대해 들어온 것은 (SNS에서 떠도는) ‘아이스크림이 얼음보숭이등의 옛날이야기뿐이라며 북한 최신 근황을 탈북자들 입에서 직접 들을 수 있어 좋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행사는 전국 대학생 통일문제 연구소 협의회의 후원을 받았고, 한아름이 주최·주관했다. 한아름은 본교 남한, 북한 출신 대학생들이 작은 통일을 이루기 위해 만든 동아리이다. 현재 11곳의 주요 대학 통일 동아리들과 연합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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