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현장 공동점검… 학생·학교·전문가도 대동
기숙사 현장 공동점검… 학생·학교·전문가도 대동
  • 오명진 기자
  • 승인 2018.11.30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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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점검단 일문일답
기숙사 4층 로비에 공동 점검단이 모였다.
기숙사 4층 로비에 공동 점검단이 모였다.
부천시청 건축관리과 허오행 팀장. 전날(27일) 저녁 이루어진 소방점검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부천시청 건축관리과 허오행 팀장. 전날(27일) 저녁 이루어진 소방점검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8() 오후 3시부터 한 시간 반가량 김수환추기경국제관(IH) 학생, 학교, 전문가들의 기숙사 현장 공동점검이 이뤄졌다. 전날 저녁 9시와 당일 오전에는 부천시 건축관리과 소방점검이 2차에 걸쳐 진행됐다.

공동점검 현장에는 학생 대표(기숙사 TF’ 3기숙사생 3교육방송국 부원 2가톨릭대학보사 기자 2), 학교 대표(시설관재팀 기숙사운영팀), 부천시(건축관리과 직원 5365 안전센터 1외부 건축사 3구조 전문기술사 1), 언론사(MBC JTBC)가 참여했다. 점검단은 논란이 된 15, 옥상, 10, 4층 로비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구조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 왼쪽부터 차례로 정지태 건축가, 김형준 건축가, 365 안전센터 변종선 팀장.

점검 후 서목건축사사무소 김형준 건축가는 결과를 총평 브리핑했다. 그는 구조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 마감적인 문제다. 하나의 재료 단위를 계속 쌓는 공법(조적조)을 썼는데, 이건 어떻게든 균열이 가게 되어 있다. 어떤 건물이든. 그래도 어느 시기가 되면 보수를 해줘야 한다. 학교 행정 처리나 대처가 늦어서 그렇지 건물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다음은 현장에서 오고 간 점검단의 일문일답.

 

-건물에 크랙이 잘 생기는 재료(ALC)를 왜 썼을까요?

대명건축설계사무소 정지태 건축가 : 비싼 재료인데도 불구하고 이걸 쓴 것은 빨리 시공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벽돌 시공보다 빨라요. 톱으로 가공이 가능하고 현장 조립도 쉽고. 하지만 뛰어난 단열에 비해 강도성과 방음 기능이 조금 떨어져요. 보통 고시원, 여관, 숙박 시설에 많이 쓰는데 이러한 곳들은 반드시 방음을 위해 비닐과 석고보드를 덧대는 편이고요.

기숙사 건물 15층부터 점검을 시작했다. 벽에 크랙을 살피는 전문가들.
기숙사 건물 15층부터 점검을 시작했다. 벽에 크랙을 살피는 전문가들과 학생, 취재진.

 

-‘균열이 재료상 어쩔 수 없는 거다라 하셨는데.

정지태 건축가 : 이 재료를 썼을 때는 보수를 해주면 돼요. ‘왜 보수를 안 해줘서 이 사단을 만드느냐라 했어요. 나도 기술사나 건축사가 아니었으면 무서웠을 거야. 그런데 내력벽이 괜찮아요. 비내력벽은 부쉈다가 다시 지어도 될 정도예요.

김형준 건축가 : 균열은 3년 정도 지나면 다 갈라져요. 어떤 사람이, 어떤 식으로, 얼마나 숙련도 있게 시공했느냐 차이입니다. 밑에 층보다 위에 층 위주로 균열 사례가 많은 건 온도차에 의한 수축팽창 때문이에요. 큰 걱정을 할 단계는 아니고요. 벽 틈새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은 보수를 빨리 해주셨음 좋겠네요.

"온도차에 의한 수축팽창 때문"

 

-비내력벽 크랙. 부실공사 의심이 있는 건가요?

정지태 건축가 : 10여 년 전에는 참 유행이었어요. 뼈대를 다 세우고 나서 공사 간단히 하고. 보수 쉬웠고. 그런데 요즘은 많이 안 써요. 계절에 따라 비틀리는 건 그럴 수 있어요. 그런데 기둥에 금이 가면 심각한 겁니다. 크랙이라고 다 위험한 건 아니고. 기둥 겉에 미장이 떨어지는 것도, 밖에서 불빛이 들어오는 것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건물 본체에 문제가 생기면 육안으로 판단 가능해요.

그렇다고 ALC가 위험한 자재는 아니고. 집을 지을 때 이걸 쓴 이유가 있어요. 건물 하중을 줄이려고. 두꺼운 옷을 입으면 다리가 그만큼 두꺼워져야겠죠? 그 당시 의도가 어떤 거였는지 모르겠지만. 보수만 제때제때 하면 문제없는 건데 보수를 안 한 거죠.

"16층 옥상 물탱크에 균열이 없습니다"

 

-그럼 어떤 보수 시공을 해야 좋을까요?

정지태 건축가 : 저기(문 테두리 크랙)에는 코킹을 해야 해요. 유리창 옆에 실리콘 쏴주는 것처럼. 벽 보수 공사한 거 보니까 페인트칠만 하던데, 그러면 당연히 또 금 가죠. 완벽한 보수는 어려울 수 있어요. 실란트라 해서 브이-컷팅 하고, 실란트하고, ‘빠다칠하고, 페인트칠하면 되는데. 이것도 완벽하지 않을 경우에는 드라이비트 발라주면 그나마 나을 거예요. 그런데 좀 비싸요.

 

-건설사에 보수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이 따로 있나요?

정지태 건축가 : 하자 기간 때문에. 방수는 1, 구조체는 2~3년 정도. 나머지는 재료마다 틀려요. 지금 건설사에는 문제를 물을 수 없을 거예요. 학교 측에서 해줘야 한다’, ‘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답변 중인 정지태 건축가.
학생들에게 답변 중인 정지태 건축가.

 

-계속해서 보수 안 해줄 경우에 큰 문제로 연결될 위험은 없나요?

정지태 건축가 : 없어요. 그냥 미관상 사용상 불편할 것. 내력벽만 안전하면 안 무너져요.

 

-바닥 기울기 문제는 미장 마감 문제라는 거죠. 건물에 큰 영향 없는 거죠?

정지태 건축가 : 이쪽(바닥)과 이쪽(바닥)이 약간의 오차로 차이 날 수 있어요. 건물 경사가 졌다고 하면 중심 벽에서 먼저 문제가 생겨요. 바닥이 무너지는 게 아니고요. 이것 때문에 건물이 불안하다, 절대 아닙니다. 공사하면서 나타나는 시공 오차예요.

15층 건물 복도. 둥근 물체를 굴려보는 기술자.
휴대폰 어플을 사용해 수평 측정 중인 김형준 건축가. 그는 "수평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라 했다.

 

-이렇게 마감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괜찮나요?

정지태 건축가 : 자꾸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 말씀드려서 미안해요. 타일 한 장이 네모나죠. 타일 한쪽에 공간이 생기게 돼요. 사람이 밟아요. 조금씩 움직여요. 타일이 파손되기 전에 아마 소리가 났을 거예요. 툭 소리 같은? 느닷없이 강력한 힘으로 깨진 것일 수도 있어요. 뛰어가는 사람 발에 의해서요. 아직 우려할 상황 아니에요. 그 공간을 반복해 누르고 하다 보면 움직이게 된다고. 건축 설계를 하고 공사 감독을 하는데 이런 일은 다반사에요. 다들 많이 그렇게 돼요.

기술자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안지은(사회과학부·1) 학생.
기술자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안지은(사회과학부·1) 학생.

 

-부동침하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김형준 건축가 : 외벽에는 부동침하가 생기면 맨 위에 모서리부터 깨지기 시작해요. 대각선 사선 모양으로 균열이 쫙 가는데 그런 것이 하나도 없어요. 건물의 문제가 아냐. 처음부터 생기면 저기부터 시작해요. 어제도 봤더니 균열은 하나도 없었어요. 안에 마감의 문제인겁니다. 부동침하가 일어나면 어떤 현상이라도 건물 외벽에 금이 가요. E등급 받은 곳 보면 육안으로만 봐도 쫙 갈라져 있어요. 보통 물탱크실(옥상)은 마감을 안 하므로 균열이 가면 딱 보입니다. 구조체에 균열이 가면 심각한 거죠. 그런데 이 학교는 그런 것이 아니에요.

 

건물 옥상에 올라가 의견을 나누는 부천시청 건축관리과 허오행 팀장(왼) 유병억 건축구조기술자(오) 

-겨울 방학 때 보수공사 계획안이 나왔나요?

시설팀 직원 : 일단 학생들이 퇴실한 기간에 해야 해요. 석고 대리는 분진이 엄청나게 나와서요. 일상생활 병행이 가능한 정도가 아닙니다. 사생들, 학생들과 협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10층에 V자 모양으로 솟은 타일은요?

김형준 건축가 : 구조적 문제 아녜요. 온도 차로 수축팽창 돼서 타일이 서로 밀린 것. 여기만 딱 그렇게 될 수 있어요. 타일도 균일한 강도로 제작되는 게 아닙니다. 똑같이 팽창하는 것도 아니고. 하나만 팽창을 많이 해서 그럴 수 있고. 타일 자체의 문제입니다. 타일이 솟아서 까봤는데 모체에 균열이 갔다면 문제죠. 근데 여긴(모체는) 깔끔해요.

10층 V자 모양으로 솟은 타일 현장.

 

-임시조치는 보통 이렇게 하는 편인가요?

김형준 건축가 : 임시조치는 하자마자 바로 해야죠. 다시 보수하는 것도 간단해요. 30분이면 돼요. 그런데 학교는 행정상으로 그게 안 되잖아. 결재받아야 하고그런 문제 때문에. 집 같았으면 그냥 타일 사다 붙였을 거예요.

 

-4층 로비 천장은 왜 주저앉았나요?

정지태 건축가 : MD라 해서. 나무를 압축시켜서 만든 거예요. 이게 물을 먹으면 팽창을 해. 팽창하니까 나무가 서로 맞물려서 저렇게 된 겁니다.

 

4층 로비 천장에 생긴 곰팡이.
4층 로비 천장에 생긴 곰팡이.

-그 옆 천장에는 곰팡이가 슬어 있고 물이 샙니다.

시설팀 직원 : 비가 새는 건 아닙니다. 결로 때문이에요. 큰 건물이다 보니까 중앙냉난방을 합니다. 학교 강의실 에어컨과 연결된 250mm 배관이 다 이 천장 위로 지나가요. 그런데 관에 있는 온도 차가 생기면 결로가 생겨요.

겨울엔 물이 안 떨어져요. 겨울에는 로비에 난방을 하니까 말라서 결로가 없거든요. 여름에는 온도 차만큼 이슬이 생기고요. 1차 대처로 2년 전에 뜯어서 공사도 했었어요. 공기가 어디서 유입되는지 또 결로가 생기고, 잡기가 어려워요. 워낙 핵심 관이다 보니까 조그마한 구멍이 있어도 그래요. 저희가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환기구를 만들까도 생각 중입니다.

기숙사 TF 팀이 제작해 배포한 외국인 학생용 공청회 알림 포스터.
엘레베이터에 부착된 기숙사 TF 팀이 제작해 배포한 외국인 학생용 공청회 알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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