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당선] 수상소감 - 유지현(심리 3)
[소설 당선] 수상소감 - 유지현(심리 3)
  • 유지현(심리 3)
  • 승인 2018.12.11 10:07
  • 호수 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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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완성한 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고는 ‘이렇게 못 쓴 글이 또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냥 내지 말까 하는 고민을 십 수번은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의 첫 소설을 완성한 것이 뿌듯합니다. 마감을 앞두고 급하게 써내려간 글이지만 실은 글을 배운 순간부터 지금까지 천천히 완성시킨 글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모든 처음만이 갖는 속성일 겁니다. 그러니 너무도 부족하지만 여러분께서 읽어주신다면 무척 감사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친구와 싸워본 적이 없어 그걸 훈장처럼 여기며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문득, 그 순진한 평화는 내가 만들어낸 이방인들로부터 온 것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저의 무수한 이방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편지란 가끔은 다정한 애정표현이 되지만 저는 이만큼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소통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답장 바랄게’, 덧붙이기도 하지만 응답이 없을 것을 알아도 쓰는 것입니다. 그것이 편지가 나의 이방인에게 말 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이유입니다. 편지는 변명도 사과도 아닙니다. 가서 닿을 수만 있다면 직후엔 불타 없어져도 그만입니다. 그런 비겁한 마음으로 이것을 부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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