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현상] 5G 상용화보다 시급해 보이는 화재 뒷수습
[금단현상] 5G 상용화보다 시급해 보이는 화재 뒷수습
  • 이나영 기자
  • 승인 2018.12.27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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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단어 : 'KT 화재'
KT 공식 홈페이지 캡쳐.
KT 공식 홈페이지 캡쳐.

고객님들께 사과 말씀드립니다. KT 아현지사 통신관로 화재로 인해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KT 사용자라면 마이 케이티애플리케이션에서, 미사용자는 포털 검색창에서 KT를 검색할 때 볼 수 있는 문구다.

지난달 24일 오전 11시경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는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큰 규모의 화재였기에 KT는 소방서 추산 80억가량의 재산 손해를 입었다.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과 소방기관 등은 KT 아현지사의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2차 합동 감식도 벌였다. 이들이 모두 동원되어 내린 감식 결론은 화재가 방화나 외부 요인에 의해 일어났을 가능성은 작다이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화재가 발생한 지 30일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몇몇 KT 관계자들은 본질적인 화재 원인이 KT 외주화 문제라고 비판했다. KT 노동인권센터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2002년 민영화 전후로 구조조정 되는 과정에서 직원을 23000여 명으로 줄였는데, 감축된 만큼을 전부 비정규직으로 대체했다고 전했다. KT에서 일하는 다른 직원도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통신구 담당 팀에서 화재 위험 감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화재가 발생하고 사흘이 지난 후에는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의 주최로 ‘KT 아현지사 화재 관련 통신 공공성 확대 및 추가피해 보상 촉구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김주호 팀장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이 넘는 KT가 수익 일부를 투자해 우회로를 확보하는 등 최소한의 안전조치를 했다면 이런 통신 불통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이루어보면, KT는 인건비 줄이기에 주력했고, 결국 안전성에 관련한 문제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KT는 화재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보다 피해에 대한 보상안 마련에 급급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피해자들, 특히 소상공인의 거센 비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화재 원인을 파악하는 KT의 태도가 소극적이어선 안 된다. 발화점을 찾지 못해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그곳이 아현지사의 다른 통신구나 타 지사, 타 통신사일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늘날 통신 서비스가 발달하고 영향력이 커져 통신 공공성이 강화되고 있다. ‘통신 재난이 일어난 이 상황은 통신 공공성을 훼손할 뿐이다. 스스로 글로벌 NO. 1을 앞세우는 KT는 지금 무엇보다 안전문제에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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