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컬쳐] 예술가는‘기록’했고, 우리는‘기억’한다
[본인컬쳐] 예술가는‘기록’했고, 우리는‘기억’한다
  • 인경민 수습기자
  • 승인 2019.01.24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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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예술가를 기억하는 방법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

 

Starry, starry night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ay

Look out on a summer's day

With eyes that know the darkness in my soul

-Don McLean <Vincent> 中

한 화가는 살아있는 동안 단 한 점의 그림만을 팔았다. ‘영혼의 화가’, '태양의 화가’라 불리는 그의 이름은 ‘빈센트 반 고흐’다. 그가 세상을 뜬 지 130여 년이 흘렀지만, 고흐는 여전히 사랑받는 예술가이다.

 

고흐에게 그림은 자신을 담는 그릇이었다.

현대인에게 가장 친숙한 화가 고흐. 사람들은 그의 작품 중에서 ‘별이 빛나는 밤에’, ‘해바라기’를 가장 많이 알고 있다.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자른 뒤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끝내 총기로 자살을 택했다. 그러나 이런 몇몇 극적인 일화 외에 우리는 고흐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화가로서의 경력이 10년이 채 되지 않는 그는 우리를 어떻게 사로잡았는가. 화가로서의 짧은 시간이 무색하게 그가 남긴 그림은 1,100여 개에 달한다. 또한 무려 668통의 편지를 동생 테오와 주고받았다. 한 편지에서 그가 예술을 대하는 태도를 알 수 있다.

“때때로 너무나도 강렬한 감정에 빠져 나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중략) 마치 말을 할 때나 편지를 쓸 때 거침없이 단어들이 줄줄 쏟아져 나오듯 붓놀림이 이루어지곤 한다.”

고흐의 <아를의 반 고흐의 방>

 

고흐는 그림의 소재를 일상에서 찾았다. 자신의 좁은 하숙방을 그의 작품 <아를의 반 고흐의 방>으로 탈바꿈시켰다. 또한 <감자 먹는 사람들>에서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농부들의 실상을 담아냈다. 이전의 화가들이 다루지 않았던 대상을 그렸고 ‘그림에는 진실을 담아야 한다’는 가치관이 작품에 반영되었다. 과거와 현재의 평가가 완전히 뒤바뀐 원인이자 우리가 그의 그림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유다.

 

우리는 다양한 형태로 ‘빈센트 반 고흐’를 기념하고 기억한다.

그를 기억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 있다. 그의 고향인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반 고흐 미술관’에 방문하는 것이다. 그곳엔 7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만나보고 싶다면 영화, 전시회를 먼저 접하는 것은 어떨까? 책 <반 고흐, 영혼의 편지>와 함께 읽으면 금상첨화다.

영화 <러빙 빈센트> 포스터 (출처_NAVER영화)

 

2017년 11월, 강렬한 색채의 그림이 영상으로 재탄생했다. 세계 최초의 유화 애니메이션 영화 ‘러빙 빈센트’다. 영화 속 시간적 배경은 고흐가 죽은 뒤 1년 후이다. 107명의 아티스트가 고흐의 기법을 익혀 6만 2450점을 그렸다. 영화는 아트버스터(흥행에 성공한 예술영화)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 ‘러빙 빈센트’는 40만 명의 가슴속에 고흐를 남겼다.

지난해 12월에는 ‘러빙 빈센트’가 1년 만에 재개봉했다. 재개봉 영화에는 본 영화에서 다 풀지 못한 '뒷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다큐멘터리 ‘러빙 빈센트: 임파서블 드림’도 지난 10일(목) VOD로 개봉했다. 그뿐만 아니라 미술관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M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러빙 빈센트 전’이 진행 중이다. 작화와 콘티, 색채 자료를 통해 10년의 제작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영화의 과정과 결과 중 무엇을 먼저 볼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그의 생애나 작품을 잘 모를지라도 ‘고흐’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고흐는 죽어서 이름을 남겼다. 그의 문장을 빌어 글을 마친다.

“될 수 있으면 많이 감탄해라!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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